[르포]'김기사' 내년초 日 서비스…말랑스튜디오·바풀·프로그램스·스캐터랩 등도 시동

일본에서 '김기사'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록앤롤 일본 법인에 방문하기 위해 신주쿠를 찾았다. 신주쿠로 가기 전 아무 생각 없이 국내 지도 앱에 신주쿠를 쳐본다. 나오는 결과는 강서구에 있는 미용실 '신주쿠'다.
스마트폰에 있는 구글앱을 꺼내서 다시 신주쿠를 검색했다. 최종 목적지는 도쿄도청 건너편 건물. 복잡한 신주쿠 역을 빠져나가려 하는데 좀처럼 길을 찾기 쉽지 않다. 결국 스마트폰 지도 대신 표지판을 보고 길을 찾았다.
어렵사리 도쿄도청 앞까지 이동해 스미토모 빌딩 25층으로 올라갔다. 그곳에 위치한 스타트업 베이스캠프. 널찍한 공간에는 칸막이도 없이 8~9개 스타트업이 각자 책상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한켠에 록앤올의 책상도 있었다.
2010년 한국에서 3명 인원으로 창업한 록앤올의 박종환 대표는 나종구 부장과 둘이서 4년전 창업의 시작을 다시금 되풀이하고 있었다. 지난해 말 사이버에이전트벤처스를 비롯해 국내외 3개 기업으로부터 30억원을 투자받은 록앤올은 곧바로 일본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 12월부터 박 대표가 직접 일본을 오갔고 나 부장을 영입한 뒤 지난 2월 현재의 사무실에 자리를 잡았다.
인재 영입으로 시간을 쏟고 현지 시장 파악, 파트너사 선정, 데이터 공급 등이 지금까지 한 일이다. 이제는 서비스를 다듬어 내년 초 출시까지 앞만 보고 달릴 일만 남았다. 나 부장이 일본에서 온전히 준비를 도맡아 하고 있고 박 대표는 1달에 1번씩 일본에 직접 방문해 함께 일을 진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일본 특성에 맞춰 자동차 길 안내뿐만 아니라 도보 이용자를 위한 길 안내까지 서비스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만약 김기사가 이같은 시스템을 갖춘다면 적어도 신주쿠역에서 길을 찾아 헤맬 일은 없어진다. 게다가 한일 통합 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김기사 서비스만을 갖고도 한일 이용자가 불편 없이 여행을 할 수 있게 된다. 김기사의 일본 서비스명은 '드라이비'다.
김기사는 단지 현지화에 그치지만 않는다. 일본 서비스보다 한 발 더 나아가 이용자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목표다. 일본 네비게이션은 한국 보다 대부분 불친절하다. 한국에서는 좌회전이나 우회전시 해당 사거리 명까지 알려준다고 하면 일본에서는 '몇 백미터 앞에서 우회전 하세요'라고 안내해 주는 것이 전부다. 이 때문에 록앤올은 지도와 별도로 10만건 이상의 지역 이름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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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네비게이션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일본 네비게이션을 자동차 앞좌석에 나열해놓고 비교하며 같은 거리를 왔다갔다 해보는 것도 나 부장의 일상이다.
박 대표는 "한국에서도 지명을 음성으로 제공할 때 TTS(Text to Speech)를 사용하지 않고 성우를 섭외해 직접 녹음한 네비게이션은 김기사 뿐이다"며 "3개월 동안 직접 녹음을 진행했던 경험 때문에 일본에서도 지명 정보 등을 하나하나 녹음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거둔 성공을 바탕으로 일본에 진출하는 업체는 록앤올 뿐만이 아니다. 지난 9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일본 도쿄에서 재팬부트캠프 데모데이 행사를 열고 일본 투자사, 커뮤니티 관계자를 상대로 스타트업 서비스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19개 스타트업이 참여한 자리에는 '대한민국 모바일앱 어워드' 으뜸앱을 수상한 기업 4곳도 참여했다. '텍스트앳'을 서비스하는 스캐터랩은 이케다 마사루 더브리지 편집장이 이날 가장 인상적인 스타트업으로 꼽았다. 바로풀기를 서비스하는 바풀, 왓챠의 프로그램스, 알람몬의 말랑스튜디오도 일본 투자자와 관계자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박태훈 프로그램스 대표는 "당장 이번 주부터 다음 달까지 여러 곳과의 미팅이 잡혔다"며 "자회사 형태로 일본 법인을 세워 일본을 공략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