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택 협력업체 100여명의 임직원들이 17일 SK텔레콤 본사 앞에 모였다. SK텔레콤에 팬택을 살려달라고 호소하기 위해서다. 팬택 협력업체 임직원들은 검은 넥타이를 매고 떨리는 목소리로 "팬택을 살리지 않으면 우리가 다 죽는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팬택 협력업체 임직원들은 이어 청와대 앞에서 정부도 중재에 나서달라고 부탁했다. 18일 오후에는 국회 앞에서 팬택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팬택 협력업체 임직원들이 '손을 놓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한 곳은 이동통신사, 팬택 채권단, 정부만이 아니다. 가만히 앉아 있는 팬택에 대해서도 "팬택 직원들은 뭐하냐"며 불만을 제기했다.
물론 팬택이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0일 이준우 팬택 대표이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채권단과 이동통신사에 기회를 달라고 머리 숙여 부탁했다. 참담한 현실에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사내 게시판에는 '공기계를 직접 팔자'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는 등 직원들도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최근에는 '베가 아이언'을 최신 안드로이드 '킷캣'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등 어려움에도 AS(사후서비스) 지원은 계속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동통신사 채권 2년간 상환 유예'라는 새로운 제안을 가지고 남몰래 채권단과 이동통신사를 찾아가기도 했다.
그럼에도 팬택 안팎에서는 팬택이 위기의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처음이 아니니 워크아웃에 대해 무던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번 워크아웃에서 졸업했으니 다음에도 가능할 것이란 막연한 희망만으로는 부족하다. 워크아웃을 졸업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였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게다가 지금 팬택을 둘러싼 스마트폰 시장 상황은 그때보다 나쁘면 나빴지 좋아지지 않았다.
워크아웃이 시작되지 않으면 팬택은 결국 법정관리를 택할 수 밖에 없다. 법정관리에 대해 비관할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봐서는 안된다. 팬택의 위기는 누가 뭐래도 팬택이 자초한 것이다. 위기의식을 갖지 않는다면 워크아웃, 법정관리보다 더한 것도 당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