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제외 수학·정보·화학·생물·국제물리토너먼트 성적 일제히 하향세…바뀐 입시제도 탓

국위선양 대표주자에 하나였던 우리나라 국제과학올림피아드 대표단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대표단의 성적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1일 올림피아드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열린 수학·정보·화학올림피아드와 국제물리토너먼트 등의 대회에서 전부 전년보다 못한 실망스런 결과를 거뒀다"며 "내달 5~6일 사이 각 올림피아드 위원장들과 함께 실태 파악 및 원인 분석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달 열린 국제과학올림피아드에서 우리나라 순위는 기대 이하였다. 낙폭이 제일 큰 종목은 국제화학올림피아드. 지난해 1위(금 3, 은 1)였던 우리나라는 올해 대회에서 종합 8위(금1, 은 3)로 떨어졌다.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선 종합 7위(금 2, 은 4)로 전년(2위)보다 5계단 내려갔다. 국제정보올림피아드에선 지난해 3위에서 6위(금 2 은 1)로 내려 앉았다. 국제물리토너먼트는 작년 금상(2위)에서 올해 은상(5위)으로 밀렸다. 국제생물올림피아드는 6위(금 2, 은 2)로 전년(7위)과 마찬가지로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국제물리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 5개를 따 중국·대만과 나란히 공동 1위를 기록하면서 구겨진 체면을 조금이나마 회복했다.
올림피아드 운영위원회는 내주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하고 원인파악에 착수할 예정이지만 뾰족한 답을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문제 출제 경향을 미리 파악하고 대비하지 못한 '전략 미스'라기 보단 올림피아드 경력을 대학입시 때 반영 못하도록 막은 현 입시제도 탓에 기량이 월등한 대표선수 발탁이 예전보다 힘들어진 상황이 주 원인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과학·수학에 재능 있는 청소년들을 발굴, 양성해 국제 무대에서 기량을 겨루는 국제과학올림피아드 대회는 1987년부터 시작됐다. 우리나라 대표단은 전 세계 최고 기량을 발휘하며 국위선양을 해 왔다.
하지만 올림피아드 입상 기록이 특목고와 명문대 진학을 위한 입시용 실적으로 변질됐다는 비난에 직면하면서 '올림피아드=사교육 온상'이란 등식이 성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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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교육부는 올해 대학 입시부터 학생부 전형 자기소개서에 수학·과학·외국어 교과에 대한 교외 수상실적을 기재하면 '0점(불합격)' 처리키로 했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올초 발표한 '2015학년도 학생부 전형 자기소개서·교사추천서 공통양식'에 따르면 대회 명칭에 수학·과학(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천문)·외국어(영어 등) 등 교과명이 명시된 학교 외 각종 대회(경시대회, 올림피아드 등) 수상실적을 작성했을 경우 0점 처리 또는 불합격 된다.
운영위 관계자는 "올림피아드 성적 올리자고 민감한 입시제도에 손을 댈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른 나라처럼 수상금이라도 챙겨주자고 할 수도 없으니 난감하다"며 "대회에 참여했다고 해서 대학입시때 가산점을 부여받는 것도 아닌데 이 말고 별다른 혜택이 없다 보니 대회 참여 동기를 불어넣을 만한 유인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