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총 맞먹는 거물 알리바바 美 상장 임박…中 증시 개혁 필요성 제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19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앞두고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투자자들의 폭발적 관심 속에 공모가격 범위를 주당 66~68달러로 올렸다. 이에 따라 알리바바의 기업공개(IPO) 규모는 최대 250억 달러(약 25조9000억 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1610억 달러(약 167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1700억 달러(176조원) 안팎인 삼성전자와 맞먹는 수준이고, 세계 인터넷기업 중에서는 구글, 페이스북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자국 기업이 세계 자본주의 본산인 미국에서 이처럼 각광받는데 대해 중국인들이 자부심을 느낄 만도 하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13억 인구의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급성장한 알리바바라는 열매를 정작 중국인들이 누리지 못하고 미국에 빼앗긴데 대한 비판이 거세다.
17일 관영 신화망은 "알리바바의 미국 상장은 알리바바에게는 행복이겠지만 중국 A주(내국인 전용 증시)에게는 매우 슬픈 일"이라며 "다수의 중국인들은 알리바바가 바다 저 편(미국)에 상륙하는 모습만 보게 됐다"고 꼬집었다.
신화망은 "알리바바 뿐만 아니라 최근 수년간 텅쉰, 바이두, 징둥 등 다수의 IT기업들이 약속한 듯이 미국 등 해외 증시 상장을 선택했다"며 "'벽 안의 꽃이 밖으로 향기를 풍기는(墙内开花墙外香)' 어색한 상황은 중국 증시에서 매우 익숙한 일"이라고 밝혔다.
'중국기업 해외상장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83개의 중국 기업이 해외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1200억 위안(약 20조16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 같은 추세는 올 상반기에도 지속돼 52개 기업이 해외 IPO로 600억 위안(10조800억 원)을 조달했다.

인민일보는 중국 기업들이 상하이, 선전거래소를 외면하고 미국으로 떠나는 데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중국은 기업공개 제도가 허가제인 반면 미국은 등록제다. 미국은 요건을 충족하면 상장을 허용하지만, 중국은 모든 조건을 감독당국인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가 심사하고 허가한다. 게다가 중국 당국은 주가하락을 이유로 2012년 10월 기업공개 업무를 일체 중단했다가 올해 들어서야 재개하는 등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기업을 골탕 먹이고 있다.
상장 시 본사를 중국 역내에 설립하도록 요구한 규정도 문제다. 알리바바 등 중국 IT기업들은 외자유치 편의상 케이만군도 등 면세지역에 페이퍼회사를 지주회사로 세우고 이 회사가 국내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형태여서 중국증시에 상장하는 데 제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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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중국은 공모 시 보통주와 다른 권리를 가진 주식발행을 허용하지 않는다. 알리바바는 창업자인 마윈 회장의 지분이 8.9%에 불과하다. 기업공개 과정에서 마윈의 지분이 더욱 떨어지는 만큼 경영권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은 창업자가 특별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발행해 경영권을 방어하는 행위가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장점이 있다.
초우옌잉 화신증권 총감은 "증권 당국의 권한이 절대적인 현재의 제도가 지속되는 한 중국 증시는 앞으로도 알리바바와 같은 우수 기업을 놓칠 수 밖 에 없을 것"이라며 "등록제로의 전환 등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