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통신·유통·단말기, 세 불리기 경쟁 치열…애플페이 제왕 등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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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사용자 2억4500만 명, 거래 금액 2354억 달러. 전년에 비해 44% 증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
시장분석 기업인 가트너가 모바일 결제 시장에 관해 한 2013년 예측이다. 이 전망에 따르면 2017년에는 4억5000만 명이 721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비자 유럽의 예측으로는 40여 개의 비접촉 모바일 결제 서비스 제공자가 등장할 것이며, 2013년 말에 80종의 스마트폰이 비접촉 결제를 인증 받게 된다. 포레스터의 조사에서는 51%의 소매점이 모바일 결제가 경쟁을 유지하기 위한 최고 수준의 우선순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퓨 인터넷(Pew Research Internet Project)의 보고서는 ‘2020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구매, 현금이나 신용카드의 필요성이 없어질 것’이라는 예측에 65%의 전문가가 동의한다고 기술했다.
최근 애플의 특별 행사에서 많은 전문가의 눈길을 끈 것은 아이폰6도 애플워치도 아닌, 바로 애플페이의 등장이었다. 애플로서는 처음으로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채택하면서 금융결제 시장, 특히 소비자결제 시장을 뒤흔들 체제를 구상해 발표했다.
애플은 이번에 주요 비자, 마스터, 아멕스 등 신용카드 회사와 체이스맨하트,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은행, 타깃, 홈디포, 스타벅스, 맥도널드, 월그린, 메이시스 등 22만 개의 판매점을 둔 주요 유통 업체와의 제휴를 동시에 발표했다.
애플은 거래당 0.15%의 수수료를 받을 예정으로 알려진 가운데, 2013년 비자와 마스터의 거래 금액이 3조3200억 달러, 아멕스 카드가 6370억 달러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매우 큰 매출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모바일 결제에서 NFC를 통한 결제가 전체의 2.5%에 불과한 82억 달러여서 앞으로 이 시장이 모바일 결제의 중심으로 떠오른다면 애플이 겨냥하는 시장의 규모는 결코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애플페이 발표로 사업자들 행보 빨라져
애플페이가 소개되면서 그동안 자기만의 영역이나 솔루션을 기반으로 움직였던 플레이어들의 움직임이 더욱 바빠졌다. 지금까지 모바일 결제는 사실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수 있었는데 애플의 시장 참여로 강력한 제왕의 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페이팔과 스퀘어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2009년 트위터 공동 창업자인 잭 도시가 설립한 스퀘어의 등장으로 페이팔 역시 ‘페이팔히어(PayPal Here)’라는 기기를 통해 간편하게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결제 방식을 선보였다. 페이팔은 이미 지난 3월 삼성과 갤럭시 S5에서 지문을 통한 인증으로 모바일 결제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며, 애플페이 발표 이후에는 다시 삼성의 차기 스마트워치에서 시냅틱스 기술을 이용한 지문 인식으로 모바일 결제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조그마한 스퀘어 리더기로 폰과 태블릿에서 결제가 가능한 데다 다양한 포스 시스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퀘어는 한동안 미국 실리콘밸리의 총아였다. 코슬라벤처스부터 시작해 세콰이어, 비자, 클라이너퍼킨스,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시티벤처, 스타벅스, 골드먼삭스, JP 모건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쟁쟁한 투자자와 투자 기관들이 스퀘어의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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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는 한 번 결제에 수수료로 2.75%를 받는데 이미 스퀘어를 도입한 소매점을 다 모으면 미국 내 13번째 규모의 유통망이 된다는 것이 스퀘어의 주장이다. 매장에는 스퀘어스탠드라는 아이패드를 기반으로 하는 포스(POS) 기기를 갖추어야 한다.
스퀘어는 결제뿐만 아니라 예약 서비스, 온라인 상점 개설, 고객 피드백 제공 등 다양한 비즈니스 마케팅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애플이 전자결제 시장 진출을 선언하자 곧바로 스퀘어의 1억 달러 증자 소식이 나왔다. 스퀘어는 이번 증자 이전에 애플과의 인수합병(M&B) 논의가 있었다는 소문이 나돌았으나 평가 가치 때문에 스퀘어가 거부, 합병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문에 따르면 이번 증자에서 스퀘어의 가치는 60억 달러로 평가되었고, 애플이 제시한 가격은 30억 달러였다.
이 밖에 스퀘어나 페이팔히어와 비슷한 방식의 결제 솔루션 제공자로는 개인 회계와 세금 관리 소프트웨어로 유명한 인튜이트의 ‘고페이먼트’가 있다.

이번 애플의 선언에 월마트와 베스트 바이가 왜 참여를 하지 않았을까?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미 미국의 14개 리딩 유통사들이 모여서 2012년 머천트 커스토머 익스체인지(MCX)라는 회사를 세워 고객 중심의 안전한 모바일 결제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4일 이들은 새로운 모바일 결제 네트워크의 브랜드를 ‘커런트C(CurrentC)’라고 명명했다. 여기에 참여한 주요 기업은 월마트와 베스트바이 외에도 세븐일레븐, 타킷, CVS, 에이론, 퍼블릭스 슈퍼마켓, 로스, HMS호스트, 로열더치셸, 시어즈 등이 있다.
MCX의 기술은 올해까지 파일럿 모드로 진행하다가 2015년에 전국에 도입할 계획이지만 2012년에 설립하고 이제 파일럿한다는 것을 보면 아직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다만 전국에 도입되면 11만 개 이상의 소매점에서 사용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력은 있다고 할 수 있다.
MCX의 솔루션은 추가 하드웨어 없는 순수한 소프트웨어 방식이며, NFC가 아닌 디지털 QR 코드를 사용할 계획이다. 제공하는 앱은 결제뿐만 아니라 각 상점의 쿠폰, 보상 프로그램, 단골을 위한 회원 계정을 연계하는 것과 같은 판매 촉진이나 마케팅 프로모션을 함께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의 계정 정보는 클라우드에 저장되며, 토큰을 이용한 구매로 사용자와 상점 및 금융 기관 사이에 반복되는 데이터 전달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통신업체, 위치기반 마케팅에 초점
모바일 결제에서 주도권을 잡고자 하는 또 하나의 그룹은 통신사다. 여기에는 버라이즌, AT&T, T-모바일이 합작한 ‘소프트카드’(원래는 ISIS였으나 이슬람 국가 단체와 혼동이 된다는 이유로 바꿨다)를 대표로 들 수 있다. NFC를 기반으로 심 카드의 시큐어 엘리먼트에 결제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이뤄진다. 80여 개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30여 개의 기기에는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다. 소프트카드는 베리폰과 협력하고 있다.
아멕스, 체이스, 웰스파고 은행의 신용카드 등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최고경영자(CEO)는 GE캐피털 출신의 마이클 애벗이며, 2013년에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얼마 전 서브웨이 샌드위치 체인이 사용을 선언한 가운데 2만6000여 곳의 서브웨이에서 사용이 가능하며, 현재는 1달러 이상 사용하면 1달러를 보상해 주는 프로모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011년 영국에서는 통신사인 보다폰, 텔레포니카, 에브리싱 에브리웨어(오렌지와 T모바일의 합작 법인)가 모바일 결제와 마케팅 시스템을 위한 협력을 선언하고 2013년 2월 유럽연합(EU)으로부터 유럽 통신사들의 협력을 통한 합작법인 설립을 승인받았다. 합작 법인의 이름은 ‘위브(WEVE)’로 정했다.
위브는 모바일월렛뿐만 아니라 모바일 마케팅을 포함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모바일월렛은 상점 회원을 위한 로열티 카드, 쿠폰, 신용카드, 체크카드 같은 직불카드 등을 모두 저장한다. 마케팅은 위타깃, 위워치, 위디스커버, 위로케이트 등 메시징&발견&위치기반 등을 기반으로 하는 마케팅 정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비자는 여전히 자체 솔루션을 확보하기 위해 또 다른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머니타이즈에 추가 투자, 14.4%의 지분을 확보하고 2016년까지 모바일 플랫폼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구글은 구글 월렛을 초기부터 도입했으나 통신사들의 반발과 저항에 부닥치면서 프로젝트가 난항을 겪었다. 반면에 스퀘어나 페이팔이 이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을 때 애플페이가 등장한 것은 모바일 결제 시장의 경쟁 구도를 한꺼번에 바꾸는 효과를 거뒀다.
게다가 미국의 신용카드 회사들은 2015년 10월까지 스마트 칩이 들어가는 카드로 전면 교체할 계획이었고, 이에 따라 각 상점이 카드 단말기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시점 면에서도 적절한 셈이었다.
또한 홈디포나 타깃 등에서 사용자 신용카드 데이터 유출 사고가 남으로써 사람들이 보안에 신경을 더 쓰는 시점에 결제 때마다 임의의 코드를 만들어 토큰을 통해 인증이 일어나기 때문에 카드 번호 보호에도 유리한 애플페이의 결제 방식은 호응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제 관전은 통신사 및 결제 전문 기업과 아마존, 구글, 애플 간의 싸움이다.

구글, 아마존의 새 카드에 주목
세상에는 애플 기기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안드로이드나 다른 플랫폼 기반의 스마트 기기에서 모바일 결제를 위한 솔루션과 서비스 제공은 또 다른 경쟁 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그동안 월렛으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는 매우 미흡했다. 이 사업을 총괄하던 오사마 베디에가 2013년 5월 회사를 떠난 이후 임원들이 계속 빠져나갔고, 그 뒤 새로운 벤처를 만들거나 스퀘어로 이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애플의 새로운 움직임은 안드로이드 진영을 다시 뭉치게 하거나 구글의 역습을 다시 기대하게 한다.
아마존 역시 가장 큰 온라인 상점이라는 측면에서 아마존 결제를 통한 모바일 결제는 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다. 아마존은 정기 가입 기반의 결제, 반복 지불 서비스 같은 영역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미 제프 베저스는 지난 5월 아마존의 결제 부문이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당분간 모바일 결제를 포함한 결제 부문이 아마존의 최우선 순위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아마존은 2억1500만 장의 신용카드 번호를 내부에 저장하고 있어서 조그만 움직임에도 업계에 큰 영향을 줄 정도다.
엔젤리스트(angel.co)에는 모바일 결제 분야의 스타트업이 826개가 있다. 물론 이들 모두에 기회가 주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거대 금융회사, 유통사, 플랫폼 기업의 움직임과는 또 다른 핵심 요소 기술과 차별화한 가치 제공, 추가 기능을 찾아본다면 거대 시장에서의 새로운 혁신은 늘 환영 받을 것이다. 다만 이제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글=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