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변호사 출신 네이버·다음카카오 수장들, 감청논란 입장은?

판사·변호사 출신 네이버·다음카카오 수장들, 감청논란 입장은?

최광 기자
2014.10.27 06:40

김상헌대표 "사생활 자유와 법조화, 사회적합의 시급" vs 이석우대표 "공동대응 필요"

2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ITU전권회의와 유클린 1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되는 U클린 청소년문화콘서트에 참석한 김상헌 네이버 대표
2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ITU전권회의와 유클린 1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되는 U클린 청소년문화콘서트에 참석한 김상헌 네이버 대표

"사생활 자유와 공정한 법집행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사회적 합의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지난 25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제10회 u클린 청소년 문화 콘서트'에 참석한 김상헌 네이버 대표가 수사당국의 사이버 검열 논란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다음카카오가 "감청영장으로는 이용자 대화 내용을 더 이상 제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인터넷 기업의 맏형격인 네이버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는 터다. 네이버는 여전히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며 구체적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 대표의 이날 발언은 수사당국에 직접적 문제제기를 한 것도 다음카카오의 입장을 지지한 적극적인 행동도 아니다. 김 대표는 "양쪽 다 감정적으로 나서서는 안된다"며 "언론도 기업과 수사당국의 갈등을 고조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해결점을 찾을 수 있는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공교롭게도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두 기업의 대표 모두 법률적 상식이 '보통 이상'인 이들이다.

김 대표는 판사 출신, 이 대표는 미국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땄다. 이번 사안에 대한 '전문가적 판단'이 어렵지 않다.

2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ITU전권회의와 유클린 1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되는 U클린 청소년문화콘서트에 참석한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
2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ITU전권회의와 유클린 1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되는 U클린 청소년문화콘서트에 참석한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

이 대표는 "감청 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법원이 영장을 발부한 취지를 살리기 위해 기록을 모아 제출했다가 법 해석을 엄격히 해 감청영장 집행을 거부하기로 방침을 바꾸고 이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며 "사회적 합의를 만드는 것은 일개 기업이 해낼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인터넷 기업들의 공동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 역시 "수사당국의 갈등만 부각하지 말고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다음카카오 입장에서 보면 네이버의 대응이 아쉬울 수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네이버도 정부 당국과 업계로부터 상생에 대한 문제제기를 받으며 갈등을 겪은 '선 경험자다.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판사 출신의 김 대표는 2007년 네이버로 자리를 옮긴 후 네이버와 중소기업간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양측 입장을 모두 확인하고 절충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면서 네이버 기업 이미지를 '독불장군'에서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로 바꿔놓는데 성공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김 대표의 경험에 비춰 이번 사안의 의미에 대해 모를 리 없기 때문에 합리적 판단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대표는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3년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로 법조계에 발을 들여놨다. 1996년 LG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그룹 구조조정과 지주회사 전환, LG그룹과 GS그룹 분리 등 과정에서 법무를 전담했다. 구조조정본부 변호사에서 부사장까지 오를 정도로 인정받은 것은 원칙을 지키면서도 이해당사자 입장을 모두 반영하려는 판사의 경험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굳이 차이를 찾자면 김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변호사 출신. 이 대표는 1996년 미국 로펌 웨이스 젠슨 엘리스&하워드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해 1999년부터 2004년까지 한국IBM의 고문변호사로 재직했다. 이후 NHN으로 자리를 옮겨 이곳에서 연을 맺은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 요청으로 2011년 카카오 대표로 적을 옮겼다. '판사'의 입장보다는 의뢰인의 의뢰를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법을 해석하고 논리를 구축하는 변호사라는 접근법은 다소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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