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형 NFC vS '편리성' 블루투스…'기술'적 관점보다 '생태계 조성력'이 좌우

'BLE(Bluetooth Low Energy; 저전력 블루투스)냐' 'NFC(near field communication)냐'
근거리 무선통신의 양대 기술인 NFC와 BLE 기술간 모바일 결제 시장을 둘러싼 '빅매치'가 예고된다.
애플이 NFC 기반의 전자지갑 '애플 페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모바일 결제 시장이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침체일로였던 NFC 기반 모바일 결제시장이 애플의 가세로 재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맞대응해 BLE 기술진영도 내년부터 모바일 결제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BLE 기반의 새로운 모바일 결제 기술을 개발, 상용화 준비에 들어갔다.

◇NFC와 저전력 블루투스 뭐가 달라
NFC는 스마트폰에 장착된 칩을 이용해 10cm 내 짧은 거리에서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다. BLE는 스마트폰의 블루투스(4.0 버전 이상) 기능을 이용해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기술로, 모두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이다.
NFC는 주로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등 가전제품이나 택시안전귀가 서비스 등의 용도로 활용되기도 했지만, 주로 모바일 결제 용도로 주목을 받아왔다. 자발적인 '터치' 행위가 있어야만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보안 측면에서 비교적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반대로 BLE는 특정장소나 매장 근처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거나 할인쿠폰을 지급하는 마케팅 용도로 활용돼왔다. BLE는 통신반경(최대 50m)이 NFC에 비해 넓고 GPS보다 정교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이용자 위치파악도 더 쉽다는 게 이점이다. 가령, 같은 건물이더라도 위치에 따라 다른 내용의 안내와 쿠폰 등을 받을 수 있으며, 걸어가는 방향으로 매장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아직까지는 BLE 동글에서 일방향 전송만 가능한데다 보안상의 이유로 '모바일 결제' 영역으로까지는 확장되지 않았다.
그러나 양방향 통신에 결제까지 가능한 BLE 기술 개발이 잇따르면서 내년부터는 모바일 결제 용도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이 최근 개발한 BLE 페이먼트 기술이 대표적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결제기기 근처에서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아도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손쉽게 결제할 수 있어, NFC 방식에 비해 보다 편리하다. SK텔레콤은 이 기술을 내년부터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해외 유수 벤처기업들도 일부 비슷한 방식의 기술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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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조성력에서 갈릴 듯
사실 몇 해 전부터 구글 월렛 등 안드로이드 진영을 중심으로 NFC 기반 모바일 결제 서비스들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생태계 조성에는 번번이 실패해왔다. 국내에서도 지난 2002년 정부 주도로 전국 대형마트와 주유소, 명동 상가 총 2만2000여개 가맹점에서 NFC 시범 결제 서비스에 나섰지만, 이통사와 카드사 등 사업주체간 이해관계 충돌과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결국 흐지부지된 상태.
NFC 결제가 다시 주목을 받은 건 애플이 NFC 기반의 '애플 페이' 서비스에 뛰어들면서부터다. 아이폰6와 6플러스의 지문인식 기능과 결합된 '애플 페이'는 서비스 개시 현지에서 3일 만에 결제 횟수가 100만건에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애플이 사실 이제껏 NFC보다 BLE에 보다 적극적이었다는 점이다. 실제 애플은 '아이비콘'이라는 브랜드로 지난해 말 미국 내 254개 애플 스토어에서 BLE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애플이 지난달 NFC 기반의 '애플 페이'를 들고 나왔을 때 상당히 의외로 보는 시각도 많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애플의 선택에 대해 미국 현지에서도 이제 막 태동 단계인 BLE에 비해 이미 안드로이드 진영이 많이 깔아놨던 NFC 결제 인프라를 활용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애플이 한편으로는 BLE 양방향 페이먼트 기술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양대 시장을 동시에 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애플의 행보와는 반대로 NFC에서 BLE로 방향 전환한 사례로 있다. 2012년부터 NFC 서비스 확산에 가장 앞장서왔던 SK플래닛은 NFC 결제 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오프라인 가맹점들을 상대로 근거리 회원들에게 매장정보나 할인쿠폰을 지급하는 BLE 기반의 스마트 쇼핑존 구축사업에 적극 나서왔다.
모바일 결제시장의 기반기술을 놓고 플레이어들의 혼전이 거듭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의 가세로 또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NFC 결제 기술과 내년부터 시장에 진입하게 될 BLE 결제기술간 세(勢) 확산 대결에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당분간 양대 기술이 서로를 대체하기보다는 양 기술이 공존하는 형태로 가게 될 것"이라며 "기술 측면보다는 금융권과의 제휴 및 가맹점 확보력 등 사업·시장적 관점에서 누가 주도권을 쥐느냐에 따라 모바일 결제시장의 패권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