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세종 창조마을 스마트팜 운영 농가 가보니…"고부가가치 농작물 재배 손쉬워져"

"이렇게 기온 '뚝' 떨어진 날에는 비닐하우스에서 24시간 대기해야 하는데, 이젠 그런 불편함은 없지요."
지난 30일, 세종시 연동면에 위치한 '창조마을 스마트팜(smart farm) 설치 농장'에서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장걸순씨(54)는 지능형 비닐하우스 관리시스템 '스마트팜'으로 어떤 혜택을 보았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이날 낮 기온은 영하 8도까지 떨어져 뼛속까지 시리도록 추웠다. 이처럼 강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옛날 같으면 '오늘 잠은 다 잤네'라고 말했을 것이라는 장씨. 한겨울 농작물에 적합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비닐하우스 밤샘 대기는 농부들에겐 무척 곤욕스런 일 중 하나였다.
"비닐하우스에 정전이라도 나봐, 요즘 같은 날씨면 다 얼어버려요. 1년 딸기농사 한방에 다 날려 먹는 거지. 그러면 바로 빚더미야 빚더미…. 자동화 시스템 설치 후부턴 기계가 알아서 모든 걸 해주니까 평소 잠 많던 내겐 좋지"
스마트팜을 이용하면 비닐하우스에 가지 않고 LTE망을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내부의 온도와 습도, 급수와 배수 등의 생육환경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장씨는 자신의 농장을 '스마트팜'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지난해 12월초 마무리 했다.
비닐하우스 한켠엔 우드톤 타일을 덧댄 스티로폼이 야전침대처럼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장씨는 "스마트팜 설치 전까지 여기서 자주 잤었는데…"라며 그간 쓰지 않아 소복히 쌓인 먼지를 툭툭 털어냈다.
비닐하우스 내에 설치된 대형 TV 앞에 선 그는 "보여줄 게 있다"며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여기 시골 농사 짓는 분들 대부분이 70~80대 노인들이에요. 제가 어쩌면 여기선 '최연소 농부'라고 할 수 있죠. 저는 스마트폰 곧잘 다루지만,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어요. 농사지을 땐 물댄 논이나 도랑에 (스마트폰을)빠뜨려 고장을 많이 냈죠."
20명이 넘는 기자단 앞에 선 장씨는 어색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몇 마디 던진 후 곧바로 앱(App) 하나를 선택해 눌렀다. 스마트폰 화면에는 각종 센서와 첨단 영상보안장비가 결합된 CCTV 4대가 비춘 화면이 나타났고, 그 화면엔 '1동 온도 13.4도' '2동 21.9도'가 각각 표기돼 있었다. 비닐하우스 천정 개폐를 온도 데이터 등에 맞춰 자동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미리 설정한 온도보다 오르거나 떨어질 경우 스마트폰 알람을 통해 알려줄 수 있도록 설정했다.
장씨는 "비닐하우스에 가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농작물 재배가 가능하다"며 "이 덕에 결혼 후 30여년만에 여행도 다녀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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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 내에 설치된 가로·세로 1m의 네모난 중앙 네트워크 박스가 모든 제어기능을 관할했다. 겉에서 볼 땐 허름한 일반 비닐하우스였지만, 각종 장치의 설명을 듣고 나니 이곳이 마치 '숨겨진 요새'처럼 느껴졌다.
SK텔레콤 정창권 세종 프로젝트 추진팀장은 "이산화탄소나 풍속·풍향까지 고려한 자동·원격 제어 비닐하우스 설치도 현재 가능하다"며 "노동력이 부족한 농촌에서 사시사철, 24시간 비닐하우스 관리가 가능해져 한겨울 농한기에도 토마토와 딸기 등 고부가가치 농작물 재배가 손쉬워졌다"고 설명했다.
세종시 창조마을 시범사업장에는 지난해 말 기준 스마트팜 100개소가 설치·운영중이다. 아쉬운 점은 스마트팜 솔루션 한 대당 설치비용이 700만원에 가까워 농가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이 역시 온·냉풍기 등 하우스 시설 현대화 장비가 갖춰져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시설현대화와 스마트팜 원격제어솔루션 비용을 합치면 한 동당 2000만원~3000만원 사이의 비용이 발생한다.
정 추진팀장은 "보급형 솔루션을 개발하고, 대량공급을 통해 제품 단가를 낮추는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