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기기 新 성공방정식 '한 듯 안한 듯'

웨어러블 기기 新 성공방정식 '한 듯 안한 듯'

류준영 기자
2015.11.17 16:20

최혁 인포마크 대표가 말하는 웨어러블 기기 성공요건

구글글래스/사진=구글
구글글래스/사진=구글

"2013년, 초창기 스마트 안경인 '구글글래스'는 한 때 '웨어러블(wearable, 착용형) 기기의 정석'처럼 여겨졌다. 구글글래스를 쓰고 거리로 나서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하지만 불과 2년 사이 구글글래스에 대한 평가는 180도 바뀌었다. '실패한' 웨어러블의 정석이 됐다. 사생활 침해 논란과 함께 '도드라지게 드러난다'는 게 이유가 됐다. 다시 말해 '웨어러블 티가 너무 난다'는 말이다."

웨어러블 단말 업체로는 국내 처음으로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인포마크. 이 회사 최혁 대표는 구글글래스에 대한 평가를 이 같이 내렸다.

최 대표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KOITA)가 17일 오후 서울 엘타워에서 개최한 기술혁신포럼에서 '웨어러블 기기의 성공방정식' 강연을 진행해 참석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인포마크는 2011년 초소형 모바일 라우터인 '에그'를 개발·판매해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7월부턴 SK텔레콤 전용 어린이 전용 휴대폰인 '준'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웨어러블 전문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준/사진=SK텔레콤
준/사진=SK텔레콤

최 대표는 먼저 '준'의 성공사례 소개했다. 인포마크는 소프트뱅크의 '미마모리 005Z' 등 일본의 통신사가 키즈폰을 판매하고 있지만, 웨어러블 타입의 키즈폰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용자인 아이의 특성을 조사해보니 분실의 위험, 사용의 간편성, 지나친 유치함의 거부, 실제폰에 대한 소유욕 등이 고려할 요소로 나왔어요. 분실 위험이 큰 아이에게 웨어러블 타입은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고 생각했죠. 구매자인 부모의 특성도 함께 조사했더니 안전 걱정, 유해환경 노출 걱정, 구매비용 부담 등의 결과가 나왔죠. 그래서 음성통화기능, 전용메신저 '준 톡', 실시간 위치확인 기능, 위급시 알람 기능 등의 핵심기능만 넣었어요."

'준'은 단순한 통신 기기를 넘어 어린이용용 패션시계로도 손색없을 만큼 심플하고 예쁜 디자인이 특징이다. 사용 방법도 어렵지 않아 어린이들이 조작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준'은 출시 이후 출하량 28만대를 기록하며, 한국 대표 키즈폰으로 입지를 굳혔다.

핏빗 스마트밴드/사진=핏빗
핏빗 스마트밴드/사진=핏빗

웨어러블 기기의 성공요건과 향후 발전방향에 대한 얘기도 더해졌다.

최 대표는 웨어러블 기기는 IT제품이 아닌 패션제품이라는 데 방점을 찍고, 스타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 "활동량, 심박수, 수면패턴 등을 알려주는 핏빗(Fitbit) 스마트밴드는 모던한 시계형 디자인으로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거부감을 줄였죠."

이어 핏빗의 사업모델은 웨어러블 업체가 지향해야할 바람직한 비즈니스 형태라고 치켜세웠다. "미국 보험사 존 핸콕은 생명보험 상품 가입자에게 핏빗을 제공하죠. 핏빗 사용자에게 운동량에 따라서 최대 15%까지 보험료를 감면해줘요. 제조사는 이용자를 늘리고, 보험사는 가입자의 건강을 관리해 지출을 줄일 수 있으니 이거야말로 일거양득 아니겠습니까."

시장서 외면당한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분석도 이어졌다. 최 대표는 "웨어러블은 소비자가 제품을 필요로 하는가, 그리고 매력을 느끼는가가 중요하다"며 미국 벤처회사 지오가 만든 '슬립 매니저'를 실패사례로 들었다.

'슬립매니저'는 뇌파를 측정해 수면 유형을 알려주는 사물인터넷(IoT) 기기다. 2009년 출시 당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30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지만, 2013년 판매가 전격 중단됐다.

"슬립매니저는 비슷한 기능을 하는 의료용 기기와 비교해 정확도는 90% 이상으로 높고 가격은 24분의 1로 낮아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정작 사용자에게는 단순 수면패턴을 읽어주는 서비스에 그치면서 외면을 받았어요. 실효성을 제시하지 못한 거죠."

페블 타임 라운드/사진=페블
페블 타임 라운드/사진=페블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의 디자인·기술·서비스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를 대략 예측해 볼 수 있는 3가지 기대작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최 대표는 우선 페블이 만든 원형 스마트워치인 '페블 타임 라운드'을 우수 디자인으로 꼽았다. "심박측정 센서 등 일부 기능을 제거해 가장 얇고 가벼운 형태를 완성했죠. 스마트워치라면 무엇보다 시계다워야 해요. 착용한 듯 안 한 듯 일단은 가벼워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8개의 센서·프로젝터로 작동하는 피부 스크린 웨어러블 기기 '씨크릿 팔찌'도 비슷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웨어러블 크기와 무게의 제약이던 디스플레이 액정을 완전히 제거해 착용성이 뛰어나고, 이를 통해 전력 문제도 동시에 해결했다.

출근할 때마다 뭘 하나씩 빼놓고 다니는 사람들이 반색할만한 '인포월렛'도 포함됐다. 이는 인포마크가 내년께 선보일 핀테크용 기기이다. 사원증과 신용카드 기능에 회사 공지 등의 알림 서비스 기능도 되는 목걸이 형태의 비즈니스 지갑으로 기존 웨어러블 기기의 서비스 영역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씨크릿 팔찌
씨크릿 팔찌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류준영 기자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미래사업부) 차장 ·한국과학기자협회 이사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 석사 졸업 ·한양대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2020년 대한민국과학기자상 ·(저서)4차 산업혁명과 빅뱅 파괴의 시대(공저, 한스미디어) ■전문분야 -벤처·스타트업 사업모델 및 경영·홍보 컨설팅 -기술 창업(후속 R&D 분야) 자문 -과학기술 R&D 정책 분야 컨설팅 -과학 크리에이터를 위한 글쓰기 강연 -에너지 전환, 모빌리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자문 -AI시대 기술경영 및 혁신 자문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