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음악하는 광고인 이현기 SK플래닛 플래너 "광고와 음악 자유롭게 연결하고 싶어"

'우리 살아가는 동안에 마주하는 모든 것들엔/횟수가 저마다 정해져 있기에/그로부터 하나씩 접혀가는 것이란다/하여 부디 충실하길…'
고(故) 김광석의 미완성 노래에 대중이 노랫말을 더하고 음악가들이 곡조를 보태 신곡으로 완성하는 SK텔레콤 '연결의 신곡발표' 프로젝트를 알리는 영상에 나오는 노랫말이다. 피아노를 치며 자작곡을 부르고 있는 남성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광고인 SK플래닛 이현기 플래너(30)다.
SK플래닛 M&C 부문에 입사해 광고기획 업무를 하는 이 플래너는 자신이 만든 곡에 가사를 붙이고, 본인 목소리로 부른 노래를 유튜브에 올리는 '노래하는 광고인'으로 사내에서 유명하다. 업무 강도가 센 편에 속하는 광고인이 잠자기도 모자란 시간을 쪼개 가사를 고민하고 건반을 두드리며 음악을 하는 이유는 뭘까.
"곡 만드는 것을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어요. 어릴 적 피아노학원을 다니긴 했는데 학원에서 배우는 것에는 영 흥미를 못 붙이겠더라고요. 초등학생 때부터 가요 악보 보면서 혼자 피아노 치던 버릇을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가게 됐어요. 음악은 저에게 '자유' 그 자체예요."
혼자서 해 오던 취미생활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기 시작한 것은 사회인이 되고 나서부터다. 가장 큰 동기는 '직장을 빠져나온 이후의 삶'에서도 의미를 찾고 싶어서였다. 조회 수가 많지 않아도 단 한 명이라도 '음악에 감동 받았다'는 댓글을 달아주면 '누군가 내 음악에 귀 기울여주는구나'라는 생각에 가슴까지 벅차다.
"입사하고 나서 퇴근 후의 시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다른 누구보다 남다르게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기도 했고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면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또 그들로부터 공감받을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다 보니 퇴근길이 즐거워지더라고요. 곡을 구상하고 싶을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대신 걸어서 집까지 가기도 해요."
그가 유튜브에 곡을 올리는 것이 사내에서 회자되기 시작하면서 '도대체 작곡을 어떻게 하느냐'는 문의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SK텔레콤 프로젝트 당시 참여했던 현직 가수가 이 플래너의 프로젝트 론칭 영상을 보고선 '저 분을 (수상자로) 뽑고 싶다'고 했을 정도다. 이 플래너는 사내 프레젠테이션 대회(M&C Ted)에 참가해 '누구나 쉽게 작곡하는 법', '악기, 5분 안에 다루기' 등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동료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훗날 음악을 취미와 '힐링'이라는 관점을 넘어 지금 하고 있는 광고라는 업무와 연결해 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독자들의 PICK!
"음악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분야와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광고도 그중 하나고요. 음악이 귀에 걸리는 광고는 마음에도 남거든요. 기존 TV광고 중심 광고뿐 아니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활용한 온라인 프로모션에서도 음악이 담당할 수 있는 역할이 커지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처럼 누가 억지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음악을 당분간 계속 하고 싶어요. 시간이 아주 많이 흐른 후 음악적으로 뭔가가 더 쌓이면 내가 만든 곡을 광고에도 넣고 앨범도 내고 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