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이 반한 블로거, 게임디자이너 첫발 내딛다

남궁훈이 반한 블로거, 게임디자이너 첫발 내딛다

서진욱 기자
2015.12.23 03:03

엔진 디자이너 강영주씨 "좋아하는 일 계속 하면 꿈 이룰 수 있다고 믿어"

올 초 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현재 카카오 CGO 겸 엔진 대표)은 인터넷 서핑 중 '강코노'라는 닉네임의 블로거가 그린 그림에 눈길을 빼앗겼다. 강코노의 그림은 자신만의 독창성과 높은 완성도를 갖추고 있었다. 남궁 이사장은 '나중에 꼭 함께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강코노라는 닉네임을 기억했다.

기회는 빠르게 찾아왔다. 지난 7월 엔진 인수를 통해 게임사업가로 복귀한 남궁 대표는 강코노 영입을 지시했다. 블로그 쪽지로 연락해 만난 강코노 강영주씨(사진·19)는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일러스트레이터 준비생이었다. 엔진은 강씨의 생애 첫 직장이다.

"제가 그린 그림으로 어떤 일에 도움을 주면서 돈도 벌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아직 실력이 많이 부족한데도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죠."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는 게 취미였던 강씨는 따로 미술 교육을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미술과 무관한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중2 때부터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자신의 그림을 꾸준히 올렸다. 그림은 언제 어디서나 매일 그렸다.

강씨는 "처음에는 그림을 못 그린다는 욕을 많이 먹었다"며 "매일 꾸준히 그리다 보니 실력이 조금씩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주로 포토샵을 활용해 인물 그림을 그린다. 생동감 넘치는 귀여운 캐릭터는 강씨 그림의 가장 큰 장점이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의인화한 것처럼 기존 캐릭터를 독창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도 있다. 카카오프렌즈 의인화 그림은 카카오톡, 카페, 페이스북 등을 통해 무단 유포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강영주씨가 디자인한 '프렌즈 맞고' 홍보 포스터.
강영주씨가 디자인한 '프렌즈 맞고' 홍보 포스터.

친구들은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를 준비하는 게 불안하진 않았을까. 강씨는 "단 한 번도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지 않았다"며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하면 언젠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학생 때만 해도 부모님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실력이 늘자 적극적으로 밀어주셨다"고 덧붙였다.

최근 출시한 모바일 보드게임 '프렌즈 맞고 for Kakao'의 홍보 포스터와 쿠폰이 강씨의 첫 번째 게임디자인 작품이다. 프렌즈라는 콘셉트에 맞춰 영화 '친구'의 포스터를 패러디했다. 자신의 그림으로 홍보한 게임이 앱마켓의 인기순위 1위에 오른 건 강씨에게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는 "내가 그린 그림이 회사에 도움이 돼서 기쁘다"며 "앞으로 더 노력해서 게임 속 캐릭터를 직접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강씨의 또 다른 꿈은 성우다. 그림처럼 목소리 연기 역시 독학으로 배워 블로그에 관련 영상을 꾸준히 올렸다. 특히 웹툰 더빙의 경우 하루 만에 수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수준급 실력이다. 포털 다음에서 연재된 웹툰 '하쿠하쿠' 더빙툰 버전의 성우로 활동하기도 했다.

강씨는 "목소리 연기 역시 꾸준히 노력하는 게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게임 성우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조건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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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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