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이사회 권한 강화…신사업 속도전?

카카오, 이사회 권한 강화…신사업 속도전?

이해인 기자
2016.03.30 14:28

이사회 의결만으로 타회사 주식 취득…O2O 사업 목적 추가 공격적 신사업 예고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사진제공=디캠프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사진제공=디캠프

카카오가 이사회 권한을 강화했다. 커진 회사의 크기만큼 이사 좌석 수도 늘렸다.

카카오는 30일 제주시 첨단로에 위치한 스페이스닷원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정관변경과 사업목적 추가 등 5개의 안건을 의결했다.

카카오의 정기주총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이사회의 권한 강화다. 카카오는 이날 주총을 통해 정관 제20조 '주주총회의 의결방법' 중 제 2항과 3항을 모두 삭제했다. 해당 항에는 신주 발행으로 회사의 주인이 바뀌거나 발행주식 40% 이상의 주식을 발행할 경우 주총 결의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이 항을 삭제함에 따라 카카오는 이제 주총 없이 해당 사안들을 이사회 의결만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주주총회 역할을 축소하고 이사회의 권한을 확대한 셈.

이사회 권한 강화와 함께 이사회 좌석 수도 늘렸다. 카카오는 기존 이사 수를 8인 이하로 규정하고 있었지만 총 11명으로 좌석 수를 늘렀다. 이와 함께 사내이사로 강성 카카오 법무 총괄 부사장 선임했다. 사외이사로 이규철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부대표도 선임했다.

카카오는 앞서 2014년 다음과의 합병건을 처리하는 주주총회 때도 이번처럼 이사회 권한 강화를 추진했다. 그러나 일부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 등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당시에는 이재웅 카카오 대표와 특수관계인의 지분률이 14.86%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40%를 상회, 해당 안건이 무난히 통과된 것.

이 같은 카카오의 행보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카카오의 공격적인 신사업 진행을 알리는 '서막'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돈 벌이가 되지 않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 신사업 추진을 위해 스타트업부터 굵직한 기업까지 공격적인 M&A를 펼치며 전사적인 사업 재편에 착수한 상태다.

더불어 이번 주총에서 전환사채의 발행 한도를 기존 2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늘린 안건도 처리된 것도 앞으로 공격적 행보를 예상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사회의 권한을 강화하고 각종 한도를 늘려 자금 조달을 쉽도록 한 것. 이는 로엔 인수 대금 지불로 향후 신사업 추진에 발이 묶이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는 대목이다.

카카오가 이번 주총에서 사업 목적에 O2O서비스업 등을 추가한 점도 눈길을 끈다. 카카오는 이번 주총에서 △위치 정보 및 위치 기반 서비스업 △대리운전 서비스업 △O2O 서비스업 등 4개 사업영역을 추가하고 1개의 사업 영역을 더욱 포괄적으로 수정했다. 카카오는 올해 이미 출시가 정해진 카카오 드라이버와 카카오 헤어샵 외에도 2개의 O2O를 더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는 이 같은 정관변경에 대해 격변하는 환경에 보다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원래 해당 조항은 기본적인 상법에는 없는 내용인데 그동안 추가해왔던 것"이라며 "경제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이사회 내지 경영진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삭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총의 핵심은 의사 결정을 빠르게 하는 것은 물론 자금 조달이 쉽도록 한 것"이라며 "'승부사'로 유명한 김범수 의장이 임지훈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한편 더욱 공격적인 사업을 추진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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