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CJH M&A '불허' 판단 근거는?

SKT-CJH M&A '불허' 판단 근거는?

이하늘 기자
2016.07.05 14:28

공정위, '시장제한성' 명분… '정치적 판단' 의혹도

공정거래위원회가SK텔레콤(98,300원 ▲2,400 +2.5%)CJ헬로비전(2,420원 ▲15 +0.62%)의 M&A(인수합병)를 원천 봉쇄했다. 무선통신과 유료방송 시장의 1위 기업들이 결합하면 시장경쟁이 크게 제한될 것이라는 것을 명분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부 지상파방송까지 가세한 합병 반대 여론을 크게 의식한 정치적 결정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가 전날 발송한 SK텔레콤-CJ헬로비전 M&A 심사보고서에는 경쟁 제한을 이유로 주식 취득 및 합병 금지명령이 명시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불허 판단 왜?=공정위는 불허 판단 근거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23개 권역 중 21곳에서 독점적 시장 지배력 지위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점과 알뜰폰 시장 독점화와 이동통신 시장의 유선방송 시장 지배력 전이 문제 등 방송통신 시장 전반에 걸친 경쟁 제한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의 이같은 불허 결정에 SK와 CJ그룹은 물론 유료방송 업계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결과"라며 당혹해 하고 있다. 과거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M&A를 포함해 방송통신 분야 M&A 심사 역사상 불허 결정 사례는 전례가 없기 때문. 다만 이동통신과 케이블TV 1위 사업자간 결합이라는 점에서 시장 경쟁 제한 해소를 위한 승인 조건들이 상당히 까다롭게 제시될 것으로 관측돼왔다.

실제 공정위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알뜰폰 사업 매각 △일정기간 요금인상 금지 △방송통신 상품 동등결합 등 다양한 시정조치들이 거론돼왔다. 최근에는 CJ헬로비전을 인수한다 해도 SK텔레콤이 실효를 거두기 어려운 유료방송 권역별 분산 매각 방안 추가도 유력하게 검토됐다.

그러나 공정위 사무처가 최종 의사결정 과정에서 아예 M&A 자체를 불허(주식취득 금지)키로 판단한 데는 방송권역 매각 등 조건부 승인만으로는 SK텔레콤 합병법인의 독과점 우려를 완화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면에는 SK텔레콤이 이행하기 어려운 유명무실한 조건부 승인보단 아예 불허 결정을 내리는 게 향후 제기될 다양한 추가 논란을 해소하고 행정 낭비력도 줄일 수 있다는 정무적 판단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공정위 사무국의 불허 판단이 지나치게 반발 여론을 의식한 결과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업계 경쟁사에 일부 지상파 방송사까지 이번 합병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데 따른 '정치적 결정'이 아니냐는 것. 실제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경쟁 제한성 심사에 착수한 이래 7개월여간 '이 핑계 저 핑계'로 결정을 미뤄왔다. 지난 3월 22일 정재찬 공정위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심사보고서가 조만간 나갈 것"이라고 말했지만 심사보고서는 법정 심사기한(120일)을 한참 넘긴 217일 만에 나왔다.

◇결과 뒤집힐 가능성은?=물론 이번 심사결과가 최종적으로 뒤집힐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공정위는 조만간 상임위원 전원회의를 열고 공정위 사무국이 마련한 심사보고서와 기업들의 의견서를 종합해 최종 승인 여부를 판단한다.

합의제 기관인 공정위는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국과 최종 안건을 의결하는 상임위원회가 분리돼 있다. 예를 들어 사무국이 검찰이라면 상임위원회는 법원인 셈이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전원회의에서 합병의 당위성을 적극 소명하는 한편, 불발될 경우 행정소송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방송통신 업계 합병(M&A) 인가 최종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변수다. 공정위는 전원회의에서 확정된 경쟁 제한성 심사결과와 시정조치 내용을 의견 형태로 미래부에 송부한다.

미래부는 이 의견과 통신과 방송 부문에서의 공익성, 산업영향도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최종 M&A 인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방송통신위원회 사전동의 절차도 동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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