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스타닥터: 라스닥]⑦ 김인호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

"정명석 변호사처럼 위암 3기인 경우에는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30~40%밖에 안 됩니다."
최근 종영한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등장한 이 대사로 위암은 전 국민적 화제가 됐다. 주요 인물이 위암 3기 판정을 받자 주인공 우영우는 위암 3기 생존율이 40%에 불과하다고 계속 언급한다. 환우와 가족에게 상처가 됐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지만 정말 위암 3기 생존율이 그것밖에 안 되냐는 궁금증을 자아냈다.
머니투데이가 만난 김인호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극 중에서 언급된 생존율이 맞다고 했다. 김 교수는 "위암 1기 5년 생존율은 95%로 본다"며 "2기의 생존율은 약 70%, 3기는 40% 정도 된다"고 말했다.
드라마 속 장면처럼 토혈 후 병원 검사에서 위암 3기를 진단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중앙암등록본부 2019년 자료에 의하면 병기별 위암 발생률에서 위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된 '원격'은 10.5%에 달했다.
위암 치료 성적은 병 진행 정도에 따라 차이가 크다. 김 교수는 "4기 위암의 5년 생존율은 10% 미만이다"며 "4기는 암이 가장 많이 퍼진 상태다. 암이 퍼진 정도가 심할수록 당연히 재발 위험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의하면 전체 위암 환자의 40~60%가 암의 재발로 사망한다.
위암 치료 방법은 크게 내시경·수술·항암요법이 있다. 김 교수는 "조기 위암에서 종양 크기가 작고 림프절 전이 가능성도 거의 없으면 내시경 절제술을 하도록 표준화돼 있다"며 "그렇지 않은 1기, 2~3기 위암은 수술이 근간이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한국 사람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다"라며 우리나라 위암 치료 수준이 정말로 세계에서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부작용이 심한 기존의 세포독성 항암요법뿐만 아니라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등 새로운 치료 옵션도 많이 생겼다.
표적항암제 등 항암요법 발전으로 환자 생존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다. 김 교수는 4기 위암을 '말기'라고 표현하는 것이 안타까우며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4기라 할지라도 치료가 잘 돼 예후가 좋은 환자도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그는 "4기가 통계상으로는 5년 생존율이 5%지만 환자가 1년, 2년, 3년, 4년, 5년을 살면 그분의 생존율은 100%인 것"이라며 "어떤 환자는 저도 이해가 잘 안 될 만큼, 감사할 정도로 치료 반응이 좋고 오래 사시는 경우도 있다. 통계는 통계일 뿐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4기 환자가 6년, 8년에서 심지어 10년까지 사는 경우도 있다. 이런 긍정적 사례 때문에 의사로서 항암 치료를 권하게 된다"며 "드라마틱하게 10년까지는 아니어도 3~4년 더 사시는 것도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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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유튜브 채널 '항암팟'을 통해서도 환자와 소통한다. 특히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전문가가 정확한 의료 지식을 전달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튜브 등 인터넷에서 잘못된 정보를 접하는 환자들이 너무 많아 안타깝다고도 했다.
김 교수는 "암에 걸리면 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는 얘기가 대표적으로 잘못된 정보"라며 "또한 '내가 4기 환자인데 이런 걸 해서 오래 살았다'는 내용으로 잘못된 정보를 포장하거나, 항암 치료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걸 보면서 정말 마음이 갑갑했다"고 밝혔다.
이어 "위암 진단을 받았다고 인터넷 등에서 안 좋은 이야기들에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1기 또는 4기 모두 최선을 다해서 치료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생기는 경우가 실제로 있다. 포기하지 마시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국내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출연자 중 한 명이 극 중 위암 진단을 받았다. 근무 중 피를 토하는 증상 이후 위암을 진단받고 그것도 초기가 아닌 3기로 발견됐다. 비슷한 사례가 존재하는지? 일반적인 위암 진단 방법과 병기별 발생 현황이 궁금하다.
▶비슷한 사례는 많이 있다. 3기가 아니라 4기로 발견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드라마에서 나온 사례처럼) 토혈 후 내원해서 진단받거나 갑작스러운 대량 혈변으로 응급실을 찾아 검사 후 위암으로 진단받는 경우도 있다.
위암은 국한, 국소, 원격으로 병기를 나눌 수 있다. 원격은 암이 전이된 경우다. 국한은 특정 부위만 혹은 주변 림프절이나 근육층을 침범한 상태다. 병원 데이터를 보면 일반적으로는 국한인 경우가 많다. 2019년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병기별 위암 발생률은 국한 64.6%, 국소 18.8%, 원격 10.5%다.
-극 중 "위암 3기는 5년 생존율이 30~40%밖에 안 된다"는 대사가 있다. 진단 병기에 따른 생존율을 최신 데이터를 근거로 설명 부탁드린다.
▶1기의 경우 5년 생존율을 95%로 본다. 앞서 국한, 국소, 전이(원격)를 말씀드렸는데, 2~3기 국소인 경우 평균적으로 5년 생존율이 약 60%(2기는 약 70%, 3기는 약 40%)다. 4기는 5년 생존율이 10% 미만이다.
-현재 국내에서 위암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병기에 따라 소개 부탁드린다. 또한 우리나라 위암 치료 수준은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 위치인지 궁금하다.
▶한국 사람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우리나라 위암 치료는 정말로 세계에서 우수한 수준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위암 치료 방법은 내시경, 수술, 항암제 3가지가 있다. 보통 조기 위암에서 크기가 작고 병리학적으로 분화도도 매우 좋은 경우 그리고 림프절 전이 가능성이 거의 없으면 내시경 절제술을 하는 것이 이미 표준화돼 있다. 그렇지 않은 1기 혹은 2~3기는 수술이 근간이 된다.
-일반적으로 4기 또는 말기 암 환자라고 하면 좌절하거나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술이 어려운 위암 환자들을 위한 치료 대안도 있는지?
▶개인적으로 항암 치료 전문의로서 4기를 말기라고 표현하는 것을 지양하고 있다. 말기라고 표현하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 4기라 할지라도 치료가 잘 되면 예후가 좋은 경우가 있다.
특히 1차 항암 치료 이후에도 질환이 진행되고 복막 등 다른 장기에 전이된 환자라도 2차 치료로 암 진행 속도를 줄이고 생존 기간을 늘릴 수 있다. 위암 2차 치료 환자를 위한 치료 대안으로 기존 항암화학요법 이외에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와 같은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도 도입됐다.
오늘도 외래에서 다른 병원에서 위암 4기로 진단받고 오신 환자분이 계셨다. 다른 병원에서 안 좋은 얘기를 듣고 항암 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래도 우리 병원에서 다른 방법이 있을지 알아보고 싶다고 오셨다. 저는 그래도 포기하지 말라고 말씀드린다. 통계대로 얼마 못 사시는 분들도 있는 반면, 어떤 분들은 저도 이해가 잘 안 될 만큼 감사할 정도로 치료 반응이 좋고 오래 사시는 경우도 있다. 통계는 통계일 뿐이기 때문에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고 말씀드린다.
-실제 4기 환자 중 5년 뒤에도 생존한 환자 사례가 있는지?
▶6년, 8년, 10년까지도 사신 분들이 있다. 계속 1년마다 오셔서 검사하고 괜찮은 분들도 많이 있었다. 이러한 긍정적 사례를 보기 때문에 의사들도 항암치료를 권하게 되는 것이다. 드라마틱하게 5년, 10년까지 생존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처음에는 6개월, 1년 살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가 3, 4년 더 사시는 것도 굉장한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 환자들이 똑똑해지고 또한 정보 검색 능력도 향상됐다. 스스로 공부하거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최신의 치료 정보를 습득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잘못된 정보나 광고에 노출되기도 한다.
▶실제로 유튜브 등 인터넷에서 잘못된 정보를 알고 오시는 분들이 너무 많다. 의료 전문가로서 이런 것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암에 걸리면 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고기를 먹으면 암세포가 성장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영양 상태가 잘 갖춰줘야 암과 싸울 수 있다.
또 다른 것들은 의사가 6개월밖에 못 산다고 했는데 10년 동안 생존했거나 혹은 누군가가 그렇게 살았다는 얘기들이다. 암 중에서도 같은 4기여도 오래 살 수 있는 확률이 높은 게 있다. 그런데 오래 산 이유가 마치 다른 데에 원인이 있는 것처럼 포장이 되거나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국내 위암 환자 및 보호자 그리고 위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위암 진단을 받으셨다고 인터넷이나 다른 안 좋은 이야기들에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1기 또는 4기 모두 최선을 다해서 치료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생기는 경우가 실제로 있기 때문에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포기하지 말아달라. 위암은 내시경 검진만 정기적으로 잘 받으면 조기 발견이 가능한 암이다. 가족력이 있거나 만 40세 이상인 경우에는 내시경을 꾸준히 잘 받으시라고 권고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