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가 이끄는 첫 누리호 발사, 11월 새벽에 본다

한화에어로가 이끄는 첫 누리호 발사, 11월 새벽에 본다

박건희 기자
2025.09.17 15:00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4차 발사 11월 예정
이달 16일~18일 발사 전 최종 리허설
한화에어로, 발사체 제작 全과정 첫 주도…'기술이전' 극적 협의 후 첫 발사
차세대중형위성·큐브위성 등 1t 규모 탑재체 실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4차 발사 개요/그래픽=김지영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4차 발사 개요/그래픽=김지영

오는 11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다시 한번 우주로 간다. 누리호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1,195,000원 ▲1,000 +0.08%)(이하 한화에어로)가 발사체 전 과정을 주관한 최초의 발사다.

17일 우주항공청(이하 우주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은 누리호 4차 발사를 앞두고 WDR(Wet Dress Rehearsal)을 사흘간 진행한다고 밝혔다. WDR은 실제 발사체를 발사하기 전 발사체 및 발사대의 상태를 최종 점검하는 단계다. 실제 발사 직전과 매우 근접한 수준까지 환경을 조성해 성능을 시험한다.

앞서 16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WDR 계획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발사대에는 단별 조립을 마친 누리호가 기립해 있었다. 17일 예정된 극저온 환경에서의 산화제 충전 및 배출 시험을 앞두고 엄빌리칼 타워에 결합됐다. 엄빌리칼 타워는 발사체의 '탯줄'로 발사체에 연료와 산화제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2022년 6월 누리호 2차 발사, 2023년 5월 누리호 3차 발사에서는 WDR을 수행하지 않았다. 4차 발사에서 WDR이 부활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발사를 주도해 온 항우연이 아닌 민간 체계종합기업 한화에어로가 발사체 조립 전 과정을 맡은 첫 발사인 만큼 신뢰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 3차 발사 이후 약 2년 5개월 만에 이뤄지는 발사여서 발사대와 발사 운용시스템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박종찬 항우연 누리호고도화사업단장은 "한화에어로가 처음으로 제작을 주도한 만큼 기존 개발 과정과는 다른 사업 구도에서 제작된 첫 발사체"라며 "극저온 추진제를 기체에 주입하면 금속 수축 등의 변화가 생기는데 WDR을 통해 이를 재확인코자 한다"고 했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올 11월 누리호 4차 발사를 앞두고 최종 점검 리허설인 'WDR'을 16일~18일 수행한다. 사진은 누리호 기체를 기립해 엄빌리컬 타워에 결합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사진=우주항공청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올 11월 누리호 4차 발사를 앞두고 최종 점검 리허설인 'WDR'을 16일~18일 수행한다. 사진은 누리호 기체를 기립해 엄빌리컬 타워에 결합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사진=우주항공청

누리호 4호기는 한화에어로가 구성품 참여업체 관리부터 단 조립, 전기체 조립까지 제작 전 과정을 주관했다. 지난 3호기에서는 단 조립부터 참여하는 등 제한적 역할만 수행해 왔다. 이번 4차 발사의 운용까지는 항우연이 주관하지만 이후 2027년까지 예정된 5차, 6차 발사에서는 한화에어로의 참여 범위가 더 넓어진다. 최종적으로 한화에어로에 항우연의 기술을 이전해 한화에어로가 발사체 사업을 상용화할 기틀을 만드는 게 목표다. 2022년부터 이어져 온 이번 사업엔 국비 6873억원이 투입됐다.

누리호 4차 발사가 이뤄지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누리호 기술이전을 두고 빚어진 항우연과 한화에어로 간 갈등이 몇 달씩 이어졌다. 항우연은 국비로 개발한 기술의 지식재산권(지재권)을 단독 소유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한화에어로는 발사체 개발사업에 대한 기여도를 인정해 기재권을 공동 소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차 발사를 앞두고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자 발사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양측은 지난 7월 기술 이전에 합의했다. 누리호 설계·제작·발사 운영 등 발사체 개발 전 주기 기술을 총 240억원에 한화에어로에 이전하는 조건이었다. 박 단장은 "기술이전 계약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아 작업에 어려움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했다. 기술이전 계약이 늦어지며 발사체 제작과 관련된 기술 문서를 공식적으로 공유하지 못했다. 다만 제작 현장에서는 꾸준히 교류가 이어졌기 때문에 기술 자료를 현장에서 함께 들여다보며 제작을 완료했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올 11월 누리호 4차 발사를 앞두고 최종 점검 리허설인 'WDR'을 16일~18일 수행한다. /사진=우주항공청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올 11월 누리호 4차 발사를 앞두고 최종 점검 리허설인 'WDR'을 16일~18일 수행한다. /사진=우주항공청

이번 WDR을 마치면 누리호는 다시 조립동으로 이송된다. 이후 연구팀이 점검 결과를 분석해 최종적으로 발사 준비 상태를 점검한다. 문제가 없을 시 발사관리위원회가 최종 발사 일자를 확정한다. 발사관리위원회는 이달 말 열린다.

10월로 접어들면 발사안전통제를 위한 종합 훈련이 시작된다. 또 누리호에 실릴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국내 기업과 학계, 연구기관이 만든 큐브위성 12기가 나로우주센터에 입고된다. 11월에는 이들 탑재체를 누리호에 싣고 기체 조립을 완료한다. 발사 당일까지 약 이틀에 걸쳐 준비 상태 점검과 이송, 기립, 발사대 장착 등의 과정이 이뤄진다.

누리호는 오는 11월 새벽 시간대 발사될 예정이다. 1t(톤)이 넘는 탑재체를 싣고 고도 600㎞ 태양동기궤도를 향해 발사된다. 이륙 807초 후 차세대중형위성 2호를 분리하고 이후 약 20초 단위로 큐브위성을 2대씩 순차 분리할 예정이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올 11월 누리호 4차 발사를 앞두고 최종 점검 리허설인 'WDR'을 16일~18일 수행한다. 사진은 16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WDR 관련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우주항공청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올 11월 누리호 4차 발사를 앞두고 최종 점검 리허설인 'WDR'을 16일~18일 수행한다. 사진은 16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WDR 관련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우주항공청

이상철 항우연 원장은 "체계종합기업 주도로 제작한 누리호의 신뢰성을 재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약 2년 5개월 만에 이뤄지는 발사인 만큼 보다 철저히 종합 점검을 수행하겠다"고 했다.

윤영빈 우주청장은 "우주청 개청 후 첫 발사이자 한화에어로가 주도하는 첫 발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4~6차까지 이어질 반복 발사를 통해 누리호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우리나라 우주 산업의 기반을 다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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