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4500억 보상안, 번호이동 또 출렁일까

KT의 4500억 보상안, 번호이동 또 출렁일까

황국상 기자
2026.01.04 10:20
KT가 위약금을 면제하기 시작한 첫날 1만 명이 넘는 이용자가 이탈했다.  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KT 해지 고객은 1만 142명이다. 이날 발생한 번호 이동은 3만 5595건이다.  직전까지 하루 평균 번호 이동 건수(1만 5000여건)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KT 대리점의 모습.  /사진=뉴스1
KT가 위약금을 면제하기 시작한 첫날 1만 명이 넘는 이용자가 이탈했다. 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KT 해지 고객은 1만 142명이다. 이날 발생한 번호 이동은 3만 5595건이다. 직전까지 하루 평균 번호 이동 건수(1만 5000여건)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KT 대리점의 모습. /사진=뉴스1

KT(59,400원 ▼2,000 -3.26%)가 이탈 고객에게 위약금 전면 면제와 잔류 고객에게 4500억원 규모의 보상을 제공한다. 하지만 지난 연말까지 보상 프로그램을 집행한 SK텔레콤과 보상안 규모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 나와 위약금 면제를 계기로 KT 이탈고객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부터 전날까지 나흘간 이동통신 업계의 번호이동은 총 13만4488명으로, 일평균 3만3622건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일평균 번호이동이 1만5000건인점을 고려하면 2배 이상 급증했다. 이 중 KT에서 이탈한 고객의 수가 5만2661명에 달했다.

지난해 말 KT는 △이탈 고객에 대한 위약금 면제 △기존 이탈 고객에 대한 위약금 면제 소급 적용 등을 비롯해 잔류 고객에 대해서는 △6개월간 매월 100GB(기가바이트) 데이터 제공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이용권 제공 △멤버십 혜택 강화 △안심·안전보험 2년치 가입 등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KT는 이같은 보상안이 4500억원 규모라고 추정했다.

지난해 7월 SK텔레콤은 이탈 고객을 대상으로 한 위약금 면제 외에도 △전체 잔류고객을 대상으로 8월 한 달 통신료 인하 △5개월간 매월 50GB 데이터 제공 △멤버십 혜택 강화 등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SK텔레콤의 보상안은 1조원을 웃돌았던 것으로 추산됐다.

양사의 피해 규모는 차이가 있다. SK텔레콤에서 유출된 개인정보 규모는 2696만건이고 KT에서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발생한 건수는 2만2000건이다. 단순 피해 건수로 보면 SKT가 압도적이지만, 피해 정도로 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KT는 실제 368명의 고객에게 직접적 금전 피해가 발생했고, 펨토셀(소형 기지국) 관리 부실로 인해 고객 통화와 문자 메시지 유출 가능성 등 2차 피해 가능성까지 언급됐다. 실제 통화·문자 유출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KT의 로그(데이터 송수신 기록) 보관 기간이 1~2개월에 불과해 유출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을 뿐이라는 지적이 있다. 반면 SK텔레콤에서는 2차 피해가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KT의 보상안과 SK텔레콤의 가장 큰 차이는 요금할인 여부다. SK텔레콤은 지난해 8월 잔류 고객 전체를 대상으로 한달 통신료를 50% 할인했다. 그 시점 기준 SK텔레콤 고객 2240만여명이 일괄적으로 혜택을 받았다. 반면 KT는 요금할인이 없다.

이같은 조치에 대해 보상 규모를 축소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KT에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쓰는 고객 수가 전체의 30%를 웃도는 가운데, 무선 데이터 제공 혜택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KT 보상안에 대해 실망한 고객을 대상으로 이통사들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면 KT에서의 이탈 고객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25 시리즈와 애플의 아이폰17 등을 내세워 이통사들이 고객 뺏기와 기존 고객 유지를 위한 마케팅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와 관련, 지난해 12월30일 보상안을 발표하는 브리핑에서 권희근 KT 마케팅혁신본부장은 요금할인이 없는 이유에 대해 "일회성 혜택이 아닌 장기 혜택을 제공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개인정보 유출 대상자 2만2000명에 대해서는 이미 위약금 면제, 데이터 제공, 요금 할인 등 혜택이 제공됐으니 전체 고객에 대한 요금 할인은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황국상 기자

머니투데이 황국상입니다. 잘하는 기자가 되도록 많이 공부하겠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