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사임까지 겹친 KAIST '초유' 공백 사태… 학생들도 나선다

총장 사임까지 겹친 KAIST '초유' 공백 사태… 학생들도 나선다

박건희 기자
2026.03.05 13:53

KAIST 이사회서 사상 초유 총장 선임안 부결
이광형 현 총장 사임 의사 밝혀
최소 6개월 리더십 부재…AI·양자 등 과제 산적
학생들도 나서 '총장 선임' 요청

카이스트 로고 /사진=카이스트
카이스트 로고 /사진=카이스트

AI·양자 등 국가 핵심 연구 거점 KAIST(카이스트)의 리더십 공백 상태가 최소 반년은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카이스트 재학생들도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5일 학계에 따르면 카이스트 학부 총학생회와 대학원 총학생회가 카이스트 총장 선임 부결에 대한 성명문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재학생 중심으로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26일 열린 카이스트 임시이사회에서 제18대 총장 선임안이 부결돼, 이미 1년간 이어진 총장 공백 상태가 최소 6개월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카이스트 이사회에서 총장 선임안이 부결된 건 처음이다.

이에 더해 이광형 현 총장도 27일 총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 총장의 임기는 2024년 2월 종료됐지만, 그간 신임 총장 선출이 이뤄지지 않아 1년 더 직무를 수행해왔다. 이 총장은 제18대 총장 후보로 등록하며 연임에 도전했다. 하지만 지난달 이사회에서 총장 선임 자체가 불발되며 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총장이 정식 사직하면 카이스트는 이균민 교학부총장의 총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된다.

박광민 카이스트 대학원 총학생회장은 "교내 리더십 공백이 장기화하면 학생들의 연구 환경도 불확실한 상태로 지속될 것"이라며 "총장 부재는 카이스트 발전을 위한 올바른 의사 결정 구조가 부재한 것과 같다"고 했다.

한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카이스트 이사회가 정부 눈치를 보느라 1년을 허비한데다 총장 선임안까지 부결시켜 결국 학업에 집중해야 할 학생들까지 총장 선임을 촉구하고 나서게 됐다"고 비판했다. 실제 과학기술계에서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염두에 둔 후보자를 총장 자리에 올리기 위해 이사회가 의도적으로 선임을 미루고 있다는 의혹이 돌았다. 총 15명으로 구성된 카이스트 이사회에는 과기정통부, 교육부, 기획예산처 관계자가 당연직으로 참석한다.

카이스트는 불안감 속에서 국가 주요 사업을 이끌어가게 됐다. 정부가 국가 AI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로 설립을 추진한 AI 단과대가 올해 카이스트에서 가장 먼저 운영을 시작한다. 카이스트의 성공적인 운영 여부가 AI 단과대 설립을 준비 중인 다른 과학기술원에도 영향을 미친다. 카이스트는 또 국내 최대 규모 개방형 양자 인프라인 양자팹 건설을 주관하는 핵심 기관이기도 하다.

카이스트가 안정 궤도로 돌아오려면 최소 6개월은 더 지나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총장 후보부터 재공모해야 하는 '원점'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가급적 빠르게 선임 절차를 재개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후보 공모부터 심사, 인사 검증 등 정해진 절차를 따라야 하는 만큼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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