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조립부터 환경시험까지…우주 마지막 관문 'AIT센터' 가보니

위성 조립부터 환경시험까지…우주 마지막 관문 'AIT센터' 가보니

류준영 기자
2026.07.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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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AP위성 AIT(조립·통합·시험)센터 오픈…조립·시험 내재화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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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청정실 내부, 열진공챔버 등 각종 테스트장비가 설치돼 있다/사진=AP위성
1층 청정실 내부, 열진공챔버 등 각종 테스트장비가 설치돼 있다/사진=AP위성

"마침 A대학에서 가져온 큐브위성이 열진공챔버 시험을 마친 상태입니다. 위성이 실제 우주 환경에서 버틸 수 있는지 검증하는 시설이죠. 위성 하나가 완성되기까지 거쳐야 할 핵심 공정이 모두 이곳에 있어요. 대학이나 연구소, 기업도 시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 10일 찾은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약대동 AP위성의 'AIT(Assembly, Integration and Test) 센터'. 지난 5월 문을 연 이곳은 위성 조립·통합·시험에 특화된 생산시설이다. 국내 우주산업의 핵심 전장 부품을 생산하는 AP위성이 위성 제조 역량 강화를 위해 구축했다.

AIT센터는 인공위성에 탑재되는 전장 부품의 PCB(인쇄회로기판) 제작부터 조립, 정밀검사, 우주 환경시험까지 전 과정을 한곳에서 수행하는 '원스톱 엔드투엔드(End-to-End)' 생산기지다. 기존 위성통신 단말기 사업과 제조 기능을 분리하고, 우주·위성 분야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첨단 청정실(클린룸) 기반으로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1층에는 위성 조립 청정실과 환경시험 시설, 3층에는 PCB 표면실장(SMT) 라인, 4층에는 위성 전장품 조립 청정실이 들어섰다. 방진복과 전용 신발로 갈아입고 에어샤워를 통과하자 가장 먼저 열진공챔버(TVC)가 눈에 들어왔다. 장비 내부에서는 영하 40도에서 영상 100도까지의 온도 변화와 진공 상태를 구현해 실제 우주 환경을 재현한다. "우주 공간은 이보다 훨씬 극한 환경 아니냐"는 질문에 박한일 AP위성 제조기술품질실장은 "위성 전체가 아닌 내부 전장품을 시험하는 장비인 만큼 시험 대상에 맞춰 사양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바로 옆에는 로켓 발사 때 발생하는 진동을 재현하는 진동시험기와 분리 화약 충격을 모사하는 충격시험기가 나란히 배치돼 있었다. 충격시험기는 압력으로 쇠구슬을 발사해 시험판을 타격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며, 최대 200㎏ 하중과 8000g 수준의 충격까지 구현할 수 있다.

박 실장은 "제품을 직접 때리는 것이 아니라 시험판을 타격해 전달되는 충격을 측정하는 방식"이라며 "위성마다 요구하는 진동·충격·열진공 조건이 달라 이에 맞춰 시험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충격시험기/사진=AP위성
충격시험기/사진=AP위성

AP위성은 이 같은 환경시험 시설을 외부에도 개방하고 있다. 아직 KOLAS(한국인정기구) 공인 시험기관은 아니어서 공인 시험성적서 대신 자체 검사서를 발급한다. 이용료도 초기 운영 단계인 만큼 기존 기관보다 20~30% 저렴하게 책정했다. 박 실장은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을 조정할 수도 있다"며 "국내에서 위성 환경시험이 가능한 시설은 항우연 등 일부 공공기관에 집중돼 있는데, 앞으로 유상 지원이 축소될 예정이어서 민간 시험 인프라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2층에는 환경시험 장비를 제어하는 조정실과 위성 관제실이 자리했다. 벽면 모니터에는 안테나가 설치된 관제 거점과 운용 중인 위성의 궤도가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녹색으로 표시된 점은 AP위성이 직접 발사한 성능검증위성의 현재 위치였다.

정밀납땜전문가가 현미경을 통해 기판을 보며 초정밀 납땜을 진행하고 있다/사진=AP위성
정밀납땜전문가가 현미경을 통해 기판을 보며 초정밀 납땜을 진행하고 있다/사진=AP위성

우주에 발사된 위성은 고장이 나도 수리하거나 부품을 교체할 수 없다. AIT센터 공정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매뉴얼 솔더링'(수동 납땜) 공정이다. 일반적인 가전제품은 대량 생산을 위해 자동 표면실장(SMT) 장비로 납을 녹여 붙이지만, 부품의 크기가 크고 고가인 우주용 특수 IC 부품들은 자동화 장비만으로는 우주 규격이 요구하는 완벽한 납 도포 형상과 연결 신뢰성을 100% 보장하기 어렵다. 그래서 국제 우주 표준 자격을 갖춘 납땜 전문가 4명이 현미경으로 접합 상태를 직접 확인하며 부품 하나하나를 손으로 납땜한다.

이후 특수 장비를 이용해 납땜 내부의 공기층과 균열 가능성을 제거하고, 3차원 X선 장비로 내부 접합 상태까지 검사한다. 마지막으로 진동과 습기, 극한 우주환경으로부터 부품을 보호하는 보강·코팅 작업을 거쳐 신뢰성을 높인다. 만약 불량이 발견되더라도 기판 손상 없이 해당 부품만 교체할 수 있는 정밀 리워크 장비도 갖췄다는 설명이다.

AP위성은 이제껏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3호·3A호·6호를 비롯해 정지궤도위성, 차세대 중형위성, 우리나라 최초 달 탐사선 프로젝트 등 주요 국가 우주사업에 핵심 전장 부품을 공급해왔다. 박 실장은 "향후 추진될 위성 사업 계약도 다수 확보한 상태"라며 "최근 급부상하는 초저궤도(VLEO) 위성통신 시장 선점을 위해 선행 기술 개발과 생산 인프라 투자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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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영 기자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미래사업부) 차장 ·한국과학기자협회 이사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 석사 졸업 ·한양대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2020년 대한민국과학기자상 ·(저서)4차 산업혁명과 빅뱅 파괴의 시대(공저, 한스미디어) ■전문분야 -벤처·스타트업 사업모델 및 경영·홍보 컨설팅 -기술 창업(후속 R&D 분야) 자문 -과학기술 R&D 정책 분야 컨설팅 -과학 크리에이터를 위한 글쓰기 강연 -에너지 전환, 모빌리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자문 -AI시대 기술경영 및 혁신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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