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u클린] 4-① 10대 청소년 94.4%가 챗봇 사용
"AI가 나를 이해해준다"고 답한 청소년 49.5%

#올해 초 구글과 구글 협력사인 '캐릭터닷 AI'가 2년여간 진행됐던 사용자 사망에 따른 피해보상 소송을 마무리했다. 해당 사건은 2024년으로 거슬러 간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14세 소년이 드라마 '왕좌의 게임' 속 '대너리스' 캐릭터 챗봇과 유사 연애를 하다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소년의 어머니는 챗봇이 아들을 죽음으로 이끌었다며 소송을 진행했다. 부적절한 대화·과실에 따른 사망·기만적 거래 행위 등을 했다는 것이 소장에 적시됐다.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던 16세 소년의 부모는 아들의 극단적 선택 원인이 챗GPT에 있다고 보고 오픈AI와 샘 올트먼 CEO(최고경영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16세 소년은 지난해 초 챗GPT 유료 버전을 구독한 이후 수개월 간 AI에 고민을 상담하고 자살 방법을 물었다. AI는 부적절한 질문을 걸러내지 못하고 자살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줬고, 소년이 그대로 실행하면서 비극이 벌어졌다.
10대 청소년들의 AI 의존도 심화는 해외에서만 나타나는 일이 아니다. 국내 10대 청소년들도 부모나 친구보다 AI를 더 친밀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AI 기술 발전과 더불어 챗봇 기능이 강화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게 된 데다, AI는 사용자에 무조건적으로 동조하거나 닮아가려는 성향이 있어 더욱 깊게 빠져든다. 아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10대에게는 AI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실제 초록우산이 지난 3월 9~23일 전국 만14세 이상 아동·청소년 3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생성형 AI 챗봇 사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생성형 AI 챗봇 사용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이들은 전체의 94.4%로 매우 높은 수준을 보였다. 그중 19.3%의 아동은 매일 사용한다고 답했다.
AI와 대화하면서 사람처럼 느낀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35.1%가 그렇다고 답했고, AI 챗봇이 나를 이해해주는 것처럼 느낀다고 응답한 청소년도 전체의 과반인 49.5%에 달했다.
AI 챗봇의 답변을 실제 행동에 옮긴 적 있냐는 질문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41%가 그런 적이 있다고 답했다. 행동하진 않았지만 고려했다는 답변도 34.3%였다. AI 할루시네이션이 여전한 가운데, AI에 사고 과정 자체를 맡기는 '인지적 외주화' 발생 가능성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AI 챗봇을 통해 자해나 자살에 대한 구체적 방법을 물어본 응답자는 전체의 6% 정도였는데, 이중 51.6%가 구체적인 답변을 받았다고도 응답했다. AI가 위험한 정보를 엄격히 제한하지 못해 아동·청소년의 행동이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위험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AI 챗봇에 대한 의존도는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는 분위기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AI 가상친구(AI 컴패니언) 앱의 유료 결제 매출은 1억5000만달러(약 2100억원)로 2023년 1분기 대비 12배 넘게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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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이용시간도 늘었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국내 대표 AI 캐릭터 채팅 앱인 '제타(Zeta)'의 실행 횟수는 지난 7월 기준 20억800만회로, 챗GPT(18억1700만회)보다도 많았다.
특히 10대들의 이용률이 높았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제타의 10대 월활성이용자수(MAU)는 약 90만명으로, 전체 이용자 숫자(152만여명)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1년 전보다 60% 증가했다. 10대들의 일평균 사용시간 역시 2시간56분으로, 전체 이용자의 일평균 사용시간(2시간19분)보다 37분 많았다.
관련 업체들도 유사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AI 플랫폼 뤼튼은 캐릭터 대화 기능을 '크랙'이라는 별도 서비스로 지난해 8월 론칭했다. 당시 14만여명이었던 크랙의 MAU 숫자는 지난달 26만명으로 86% 급증했다. 네이버웹툰도 웹툰 속 인물을 AI캐릭터로 만들어 대화할 수 있도록 한 '바이어스(byUs)'를 지난달 1일 출시했다. '캐릭터챗'에 이어 본격 캐릭터 AI 챗봇 서비스에 뛰어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AI 이용을 무조건 막을 수 없는 만큼 플랫폼의 자정적인 노력과 AI 리터러시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캐릭터 AI 챗봇 등급이 15세 이상에서 성인을 오가는 경우가 많아 15세 미만 청소년들을 위한 플랫폼의 가드레일이 필요하다"면서 "AI와 대화하면 개인의 상상력이 더해져 몰입도가 더욱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 이용자 리터러시 교육, 부모의 자녀 보호 등이 선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