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오픈AI와 앤트로픽, 회사채 시장 노크
투자적격 신용등급 확보 타진
신용등급이 공급망 전체 투자여력 좌우

오픈AI와 앤트로픽이 인공지능(AI) 모델 성능뿐 아니라 '신용등급' 경쟁에도 뛰어들었다. 막대한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 투자비를 감당하려면 투자금을 받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회사채 시장까지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각각 오픈AI와 앤트로픽을 대신해 최근 주요 신용평가사들과 투자적격 등급 획득 가능성을 논의했다. 두 회사가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뒤 투자적격 등급을 받으면 약 11조7000억달러(약 1경6000조원) 규모의 회사채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 아직 등급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투자적격은 쉽게 말해 시장에서 "이 회사라면 돈을 빌려줘도 비교적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다. 통상 신용등급이 높아질수록 회사채를 더 낮은 금리로 발행할 수 있다. 연기금과 보험사처럼 일정 등급 이상의 채권만 살 수 있는 대형 투자자의 돈도 끌어오기 쉬워진다.
두 회사 모두 아직 적자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은 매출을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최첨단 AI 모델을 학습하고 서비스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막대하다. GPU를 확보하고 이를 돌릴 데이터센터와 전력·네트워크에 계속 돈을 써야 한다. 두 회사 모두 아직 잉여현금흐름이 플러스로 돌아서지 못했다. 신평사들도 IPO 결과와 실제 재무상태를 확인한 뒤 등급을 판단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두 회사는 벤처캐피털(VC)과 기관투자자의 지분투자에 크게 의존해왔다. 데이터센터 사업에서는 엔비디아·오라클·구글 등 신용도가 높은 협력사의 도움을 받아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으로 돈을 빌리기도 했다.
하지만 AI 투자액이 수백억달러 단위로 커지자 자체 신용으로 장기자금을 조달할 필요성도 커졌다. 앞으로는 같은 수준의 AI 기술을 갖고 있어도 누가 더 낮은 금리로 더 많은 돈을 조달하느냐에 따라 투자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AI 경쟁의 승부처가 모델 성능과 GPU 확보를 넘어 금융시장으로 넓어지는 셈이다. '누가 더 똑똑한 AI를 만드느냐'뿐 아니라 '누가 더 싸게 돈을 빌리느냐'도 AI 기업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