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냉각기](종합)

서울 아파트 거래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부활한 이후 매물이 시장에 나오고 있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여기에 정부의 세제개편안까지 확정되지 않으면서 매수·매도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2887건으로 집계됐다. 7월 5829건과 비교하면 한 달 새 50.5% 감소했다. 실거래 신고 기한을 감안하더라도 4월 8661건, 5월 8976건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6월 거래량도 5295건에 그쳤다. 거래량이 4월과 5월의 고점 이후 석 달 연속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거래 위축 흐름은 뚜렷하다는 평가다.
반면 매물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날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 799건이다. 6월 6일 6만 1432건과 비교하면 석 달 새 9367건(15.2%) 늘었다. 증가 속도는 최근 들어 더 가파른 모습이다. 지난달 29일 6만 7819건이던 매물은 이달 9일 7만 799건으로 열흘 남짓 만에 2980건(4.4%) 불어났다. 이달 1일 6만 7382건과 비교해도 8일 만에 3417건이 늘었다.
거래 급감과 매물 변화는 지난 5월 10일 시행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맞물려 있다. 정부는 4년간 유예했던 양도세 중과를 재개하면서 중과 대상이 되면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받기 어려워져 다주택자의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매도자는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도 시점을 고민하는 반면 매수자는 여전히 높은 가격과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을 이유로 거래에 선뜻 나서지 않으면서 당분간 정체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거래절벽이 본격화하는 것은 매수자는 대출 규제에 막히고 매도자는 가격을 버티는 '엇박자'로 이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을 앞두고 늘어난 매물이 거래로 소화되지 못하면서 거래량이 급감했다. 하지만 매도자들이 세 부담과 가격 하락을 우려해 호가를 쉽게 낮추지 않으면서 집값은 거래량 감소만큼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이 같은 거래 위축의 배경에는 지난 5월 10일 부활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자리한다. 정부는 4년간 유예했던 중과를 재개하면서 2주택자에게 기본세율에 20%p,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30%p를 가산했다. 중과 시행 직전에는 세 부담을 피하려는 매도 수요가 몰렸지만 시행 이후에는 높은 세금 때문에 매도자가 가격을 낮춰 거래에 나서기도 어려워졌다.
매수자 역시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어렵다. 대출 규제가 강화된 데다 금리 부담까지 이어지면서 자금 조달 여력이 줄었기 때문이다. 결국 매도자는 높은 호가를 유지하고 매수자는 가격과 대출 여건을 따지면서 양측의 눈높이가 맞지 않는 상황이다. 매물은 있어도 거래로 연결되지 않는 '반쪽짜리 매물 출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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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은 점도 관망세를 키우고 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주택 처분과 보유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의 적용 시점과 경과조치에 따라 세 부담이 달라질 수 있어 매도자 입장에서는 지금 팔아야 할지 제도 확정 이후로 미뤄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매수자 역시 세제와 금융정책의 방향을 확인한 뒤 움직이려는 분위기가 강하다.
증여시장도 변수다. 증여세는 증여 당시 주택가액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만큼 가격 조정 여부에 따라 증여 시점의 세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집값과 세제 방향이 모두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증여 역시 서두르지 않고 시장을 지켜보려는 수요가 나타날 수 있다. 매매와 증여가 동시에 위축되면 주택시장의 거래 회전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거래량 급감만으로 서울 집값이 하락 국면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매도자가 세금 부담 등을 이유로 호가를 유지하면 거래량은 줄어도 가격 하락은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세제개편안 확정 이후 대기하던 매수·매도자가 동시에 움직이면 거래량이 단기간에 반등하면서 가격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향후 시장에서는 거래량 자체보다 대기수요가 어떤 가격대에서 시장에 재진입하느냐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연구원은 "서울 중위지역인 강서·성북·동대문·서대문구의 경우 두 자릿수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견조한 가격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대출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거래가 둔화됐지만 매매·전월세 매물이 부족해 매도 호가 하락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세권 15억원 이하 가성비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가격 접근성이 양호한 곳에 실수요 유입이 꾸준하다"며 "대출총량관리 3% 확대, 보금자리론 소득자격 인정요건 기준 완화 등 2030세대 무주택자에게 완화적인 금융정책이 시행될 예정인 만큼 10억원 이하 서울 외곽 및 경기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며 서울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순환매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지식산업센터(지산센터) 공실을 청년·신혼부부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미분양·공실률이 높은 일반공업지역 내 지식산업센터는 오피스텔 전환을 한시 허용한다. 입주규제도 완화해 다양한 신산업 업종도 입주할 수 있게 된다.
산업통상부는 10일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구조혁신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지식산업센터 공실 대책 및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지산센터란 도심이나 신도시 지구에 중소기업, 창업 초기기업 등이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형 공장이다. 일반적인 오피스 빌딩은 생산시설을 설치할 수 없지만 지식산업센터에서는 연구시설, 제조시설 등을 갖출 수 있어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벤처기업 입장에서는 큰 이점이 있다.
이전에는 서울 등 주요 입지에서 지산센터 분양이 높은 인기를 끌었지만 이후 지역마다 지산센터가 난립하고 부동산 시장 침체까지 겹치면서 공실, 미분양이 누적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전국에 설립승인된 1553개 지산센터 가운데 최근 3년(2023~2025)간 준공된 지산센터의 평균 공실률은 43.5%, 미분양률은 26.9%에 이른다.
이에 정부는 △수급조절 △공실 활용을 위한 수요 창출 △입주방식의 네거티브 전환 △관리제도 개선 등 4가지 방향으로 관련 제도를 개편하기로 했다.
우선 무분별한 지산센터 설립승인을 방지하기 위해 수급조절 체계를 구축한다. 기존에는 지산센터 설립 신청시 지자체장이 형식적 요건 위주로만 판단해 승인해 왔다. 앞으로는 설립승인 검토시 △인근 지산센터 분포 및 공실·미분양 현황 △인근 상가 분양·임대시장 영향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수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산업부는 이를 위해 '지식산업센터 설립승인 검토기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각 지자체에 배포할 예정이다.
설립승인 전에 산업부 장관에게 신청 내용을 통보하고 산업부장관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절차를 신설했다. 지자체장이 관할 지산센터의 공실·미분양률을 조사하고 이를 반기별로 공개하도록 의무화한다.
지산센터 공실은 공공사업을 통해 매입해 활용한다. 수도권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임대주택 사업을 통해 지산센터 공실을 청년·신혼부부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 비수도권에서는 공공임대형 지산센터를 건립하고 휴·폐업공장 리모델링 사업 대상에는 지산센터를 포함하도록 개선한다.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지원시설 면적 비중은 2년 간 한시적으로 확대한다. 수도권에서는 기존 30%에서 50%, 비수도권에서는 기존 50%에서 70%로 비중을 늘린다. 관련 규제 완화로 음식점, 카페, 헬스장 등 다양한 편의시설 입주가 수월해 질 전망이다.
미분양·공실률이 높은 지산센터는 준주택으로 전환한다. 일반공업지역 내에서는 오피스텔 전환을 한시 허용하고 용도변경 시 주차장 추가 확보 의무를 한시적으로 면제한다. 입지규제 완화를 통해 지산센터 공실을 주거용 오피스텔로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산센터 설립승인 취소 후 준주택 등으로 용도전환 시 기존 감면받은 취득세(최대 35%)는 환수 대상이지만 사업시행자 등의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징수유예 제도를 활용할 것을 지자체에 요청할 예정이다.
기업 입주규제는 금지 대상을 제외한 모든 것을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한다. 기존에는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열거된 업종만 지산센터 입주를 허용해 왔다. 이로 인해 업종 분류가 모호한 융복합 신산업의 입주는 제한돼 왔다.
이에 정부는 사행·유해시설, 환경부담 업종, 위험물 시설 등 일부 제한업종을 제외하고 모든 업종의 입주를 허용하기로 했다.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앱 개발, 도심형 소형 물류창고(MFC), 드론 촬영서비스 등 다양한 신산업 업종도 입주 가능할 전망이다.
산단 내 지산센터는 설립초기 활용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공장설립 완료신고 또는 사업개시 신고 전에도 임대가 가능하도록 한다. 산단 밖 지산센터는 입주신고 절차를 신설해 필요 최소한의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모집공고 승인 전에는 분양홍보관 설치를 금지해 허위·과장 광고를 방지한다. 사용승인 전 2명 이상에 대한 전매를 금지하고 부적합 용도 활용을 위한 양도·임대 알선·중개도 금지한다.
지산센터 명칭도 AI·디지털화 등 산업환경 변화를 반영해 변경할 예정이다. 새 명칭은 대국민 공모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다.
정부는 지산센터 공실 완화를 위한 관련 규제를 조속히 추진하는 한편 시장 과열 등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완화 조치를 재검토하는 등 보완 대책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산센터가 공급과잉과 공실 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수급 조절 체계를 갖추는 동시에 AI·디지털 전환 등 산업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입주규제를 과감히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강남3구와 외곽·중저가 지역의 온도 차가 커지고 있다. 강남·서초에 이어 송파까지 하락 전환한 반면 서울 외곽과 중저가 지역은 0.4%대 상승률을 이어가면서다. 전문가들은 세제개편안에 따른 고가주택 보유 부담과 대출 규제가 강남권 수요를 누르는 사이 상대적으로 가격 접근성이 좋은 곳으로 실수요가 이동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첫째 주(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0% 올랐다. 강남구(-0.35%), 서초구(-0.30%), 송파구(-0.02%) 등 강남3구는 모두 하락했다. 반면 강북구(0.46%), 도봉구(0.43%), 서대문구(0.43%) 등 중저가 지역은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강남권 약세는 세제개편안 영향이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장기보유특별공제율 축소와 장기거주소득공제 한도 신설 등 고가주택 양도세 부담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 매도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실거주가 쉽지 않은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나타나면서 강남구는 압구정·대치동, 서초구는 잠원·반포동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송파구의 하락 전환도 강남권 약세가 주변으로 번지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송파구는 지난주 0.01% 상승에서 이번 주 -0.02%로 돌아섰다. 강남2구 한강벨트의 국지적인 가격 조정이 주변으로 확산되면서 강남2구로 갈아타려던 송파구 보유자 일부가 매도 호가를 조정한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세제개편안의 추가 완화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강남권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향후 입법과정에서 세제개편안의 추가적인 완화 여부를 지켜봐야 하는 만큼 정책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거래 둔화 및 가격 약세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중저가 지역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인다. 역세권과 대단지를 중심으로 실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15억원 이하 등 가격 접근성이 좋은 아파트가 많은 곳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모습이다. 대출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매매·전월세 매물이 부족해 매도 호가가 크게 낮아지지 않는 점도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키 맞추기' 또는 순환매 장세로 보고 있다.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강남권으로 갈아타려던 수요가 서울 외곽이나 경기 비규제지역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대출총량관리 확대와 보금자리론 소득요건 완화 등이 예정된 만큼 10억원 이하 서울 외곽과 경기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경기에서도 서울과 가까운 지역과 반도체 배후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졌다. 수원 영통구(0.47%), 수원 권선구(0.48%), 하남시(0.47%), 성남 분당구(0.41%) 등이 올랐다. 하남·분당 등은 교통·교육 등 생활 인프라가 양호한 데다 서울 역세권 구축 아파트 가격으로 경기권 신축을 살 수 있다는 상대적인 가격 메리트가 실수요를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편 전세시장에서도 지역별 차이가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9% 상승한 가운데 노원구(0.38%), 중랑구(0.37%), 강북구(0.31%) 등 중저가 지역의 상승 폭이 컸다. 반면 서초구(-0.21%), 강남구(-0.03%)는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