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치료 제4의 물결"…오스코텍, '항내성 항암제'로 다음 획 긋는다

"항암 치료 제4의 물결"…오스코텍, '항내성 항암제'로 다음 획 긋는다

김선아 기자
2025.12.29 17:54

[김선아의 바이오 오디세이 인 판교]
'항내성 항암제', 암세포의 '비상구' 막는 접근법…글로벌에서도 전례 드문 '퍼스트 인 컨셉트' 전략
임상 전 단계서도 글로벌 파트너링 가능성…기반 기술 기반으로 사이언스 플랫폼 딜로 확장

[편집자주] 대한민국 대표 바이오 클러스터 중 하나인 판교에는 다양한 혁신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모여 있습니다. 다양한 모달리티의 신약과 의료 AI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기술로 글로벌 무대를 두드리는 이들의 연구 현장을 머니투데이가 직접 찾아갑니다. 각 기업의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을 만나 성과뿐 아니라 실패와 도전,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을 함께 담아내는 이 시리즈는 한국 바이오 산업이 향하고 있는 미래의 좌표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오른쪽)와 곽영신 오스코텍 연구소장 부사장(왼쪽)이 지난 2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오스코텍 본사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오스코텍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오른쪽)와 곽영신 오스코텍 연구소장 부사장(왼쪽)이 지난 2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오스코텍 본사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오스코텍

"항내성 항암제는 항암 치료의 '제4의 물결'이 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오스코텍은 거기서 선구자가 되겠단 생각입니다. 계열 내 최초(퍼스트 인 클래스)면 임상 전에도 라이센싱을 포함한 여러 형태의 파트너링이 가능해 2030년까지 많게는 서너 개의 기술이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봅니다."

오스코텍은 존슨앤존슨(J&J)과 유한양행의 폐암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미국 제품명 라즈클루즈)의 원개발사로 국내 바이오텍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단 평가를 받는다. 그만큼 후속 성과에 대한 높은 기대감도 한 몸에 받아왔다. 기술이전 성과의 부재가 길어지면서 다음 획에 대한 무게감은 더 커졌다. 일견 그 무게감에 눌려 있는 것처럼 보였던 오스코텍은 수면 아래에서 무언가 쌓아 올리고 있었다.

그러한 축적은 아델과의 'ADEL-Y01' 공동개발 성과가 사노피와의 '빅딜'로,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가 '제로 베이스'부터 쌓아 올린 '항내성 항암제'가 임상 진입으로 이어지면서 수면 위로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머니투데이는 지난 2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오스코텍 본사에서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와 곽영신 연구소장 부사장을 만나 앞으로의 연구개발(R&D) 청사진을 들어봤다.

가시적인 성과를 낸 첫 타자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사노피로 기술이전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DEL-Y01'이다. 타우 단백질을 타깃하는 ADEL-Y01은 경쟁 타우 항체와 비교했을 때 월등하게 높은 효능을 보인 '계열 내 최고'(베스트 인 클래스) 파이프라인이다. 현재 임상 1b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기술이전 계약이 체결된 시점부터 사노피가 임상을 주도하고 있다.

윤 대표는 "ADEL-Y01은 단순히 기술이전된 데 그치지 않고 효능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타우 항체로서 허가까지 가서 실제로 환자한테 도움이 될 확률이 가장 높은 항체라고 생각한다"며 "사노피에선 ADEL-Y01이 잡는 에피톱을 다른 회사들이 쓰지 못하도록 하는 방어 차원에서 굉장히 범위가 넓은 지식재산권(IP)을 가져가길 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노피가 굉장히 빠르게 개발하고 싶어 한다는 걸 느꼈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개발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스코텍은 ADEL-Y01을 시작으로 앞으로 반년간 기존 파이프라인들에 대한 기술이전을 성사해 연구개발(R&D) 포트폴리오 재정비 작업을 매듭지을 계획이다.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향후 회사의 연구개발(R&D)은 항내성 항암제와 섬유화 치료제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곽 부사장은 이러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연구소의 성장을 구체적인 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적임자로 지난 2월 오스코텍에 합류했다.

곽 부사장은 "레거시 파이프라인에 대해선 꼬리 자르기식의 기술이전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술이전을 하려고 한다"며 "윤 대표님이 바닥부터 시작해 여러 가지 시도를 많이 하셨고, 저는 회사가 빠르게 결실을 내야 하는 시점에서 과제 정리나 성과 관리 등의 측면에서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스코텍이 향하는 미래는 '항내성 항암제'다. 항내성 항암제는 말 그대로 내성을 막기 위한 항암제다. 현재 대다수의 항암신약이 이미 항암제로 발생한 내성을 타깃으로 개발되고 있으나, 오스코텍의 항내성 항암제는 표준요법인 항암제와 병용투여하면서 내성이 생기는 것 자체를 유의미하게 늦추는 방식이다. 암세포들이 생존하기 위해 활용하는 '비상구'를 같이 봉쇄해버리는 식이다.

윤 대표는 "기존에 항암제 내성을 타깃하는 접근법은 암세포에 약을 투약하면서 생긴 내성을 또 어떤 약으로 잡을 것인가 하는 방식, 즉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는 것"이라며 "저희의 접근법은 아예 암을 기존 표준요법으로 치료할 때 암세포들이 살아남기 위해 하는 행동들을 막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암이 그냥 증식하는 세포 덩어리가 아니라 생명체라고 생각하면 증식을 아무리 막아봐야 그 약에 저항하는 새로운 생명체가 생기는 걸 막을 수 없다"며 "항내성 항암제는 비상구를 같이 봉쇄하는 방식으로 기존 치료제와 같이 병용했을 때 내성이 생기는 걸 훨씬 늦추겠단 접근법"이라고 덧붙였다.

'항내성 항암제'는 전 세계적으로도 이러한 개념을 갖고 신약을 개발 중인 회사가 없어 다소 생소한 영역이지만 오스코텍의 비전은 뚜렷하다. 앞으로 항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도 있다고 본다. 기반 기술을 플랫폼화해 일종의 '진입장벽'을 구축하는 데 힘쓰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회사는 항내성 항암제와 관련해 사이언스 기반 플랫폼을 기반으로 여러 과제를 한 번에 기술이전하는 '플랫폼 딜'도 추진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조금 과장하자면 항암제라는 게 1세대 화학항암제, 2세대 표적항암제, 3세대 면역항암제 이후에 '브레이크 쓰루'(획기적인 진전)가 없다"며 "항암 치료에서 항내성 항암제가 제4의 물결이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스코텍은 거기서 선구자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항내성 항암제를 '퍼스트 인 컨셉트'로 만들었으며, 현재 준비하고 있는 파이프라인들은 다 굉장히 새로운 타깃들"이라고 덧붙였다.

오스코텍은 지난 18일 첫 환자 투약이 이뤄진 EP2/4 이중저해제 'OCT-598'을 통해 항내성 항암제 임상 개발의 첫발을 뗐다. 단독 투여로 이뤄지는 해당 임상에선 물질의 안전성을 평가한다. 그 이후엔 화학항암제 '도세탁셀'과의 병용요법 임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을 택한 경쟁 약물과 달리 화학항암제를 선택한 건 앞서 여러 치료로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서 항내성 항암제로서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윤 대표는 "OCT-598 임상을 통해 내성을 막겠다는 의도로 임상을 할 때 어떤 것들을 조심해야 하는지 등을 확인하며 그 길을 개척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OCT-598의 경우 PFS가 확 올라가는 임상 데이터가 나오면 기술이전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고, 그 뒤로 따라붙을 항내성 항암제 파이프라인들은 다 계열 내 최초(퍼스트 인 클래스)여서 훨씬 더 빨리 기술이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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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김선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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