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인터뷰
"ABL301, 사노피의 임상 전략 관련 준비로 인한 우선순위 조정일 뿐"

"대부분의 미국 메이저 투자자들이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에선 에이비엘바이오와 네옥 바이오가 선두주자란 반응을 보였습니다. 일부는 네옥 바이오가 임상 단계에서 이중항체 ADC를 개발하는 첫 번째 미국 회사란 점에서 더 큰 기대감을 표했습니다. 미국 투자자들이 원하는 '뉴코'(NewCo)를 에이비엘바이오가 만든 것입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165,900원 ▼5,700 -3.32%) 대표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에이비엘바이오 본사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44회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이하 JPMHC) 기간 중 에이비엘바이오의 파트너링 미팅뿐 아니라 미국 자회사 네옥 바이오 관련 미팅에도 참석했다.
네옥 바이오는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ADC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ABL206'과 'ABL209'를 기반으로 설립된 미국 자회사다. 마얀크 간디 네옥 바이오 최고경영자(CEO)의 지분을 제외하면 현재 에이비엘바이오가 모든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와 이재천 에이비엘바이오 부사장 등이 이사회(BOD)에 참여 중이다.
이 대표는 "네옥 바이오는 미국 시장에서 투자를 받아서 가능하면 임상 2상까지 가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졌다"며 "지금은 에이비엘바이오가 대주주지만 시리즈 B부터는 미국 투자자들의 지분율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변이 넓은 마얀크 CEO가 이미 많은 투자자, 빅파마들과 접촉했고 새롭게 추가될 BOD 멤버들도 훌륭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JPMHC에서 ABL206과 ABL209에 대한 빅파마들의 관심이 지난해보다 커진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최근 1년간 네옥바이오의 파이프라인이 타깃으로 하는 두 개의 표적 중 하나만 타깃하는 단일항체 ADC의 임상에서 기대보다 낮은 효능이나 높은 독성 문제가 불거졌다. ABL206과 ABL209는 비임상 데이터에서 그 한계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남은 건 임상 데이터로 이를 재차 증명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ABL206은 몇 년 전부터 1세대 ROR1 타깃 ADC의 한계를 극복하는 차세대 ADC가 필요해질 것이란 생각에서 개발한 물질"이라며 "이중항체를 통해 ROR1 타깃의 낮은 카피넘버(세포 표면에 특정 단백질이 얼마나 있는지를 의미함)와 B7H3 타깃의 독성 문제를 모두 극복해 높은 효능을 보이면서도 독성은 줄어든다는 점이 차별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BL209의 EGFR 항체는 세툭시맙보다 친화도를 50배 낮춰 피부 독성을 줄인 데 따라 용량 확보가 넓어져 안전성이 높다"며 "MUC1 항체는 다이이찌 산쿄의 MUC1 항체와 결합 부위(바인딩 사이트)가 달라 항체가 하수구에 빠지듯 없어져버리는 '싱크'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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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옥 바이오의 ADC 파이프라인은 항체뿐 아니라 페이로드(암 세포를 사멸시키는 독성물질) 측면에서도 시나픽스의 페이로드를 활용해 차별성을 확보했다. 현재 시판 중인 대다수의 ADC가 토포아이소머라제-1(토포-1) 저해제 페이로드를 사용 중이고, 해당 페이로드에 대한 내성의 핵심 기전이 드럭(약물) 펌프란 점에 주목하면서다. 시나픽스의 토포-1 저해제 페이로드는 드럭 펌프에 결합하지 않는다.
이 대표는 이번 JPMHC 미팅에서 빅파마들이 이중항체 ADC와 듀얼(이중) 페이로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확인했다. 이를 통해 향후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ADC와 이중 페이로드 연구개발과 사업개발 방향성도 보다 명확해졌다. 특히 듀얼 페이로드는 아직 독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란 게 빅파마들의 공통적인 인식이라고 전했다.
그는 "글로벌 빅파마들은 현재 이중항체 ADC와 듀얼 페이로드를 나란히 놓고 보면 이중항체 ADC에 더 관심을 갖고 본다는 입장"이라며 "그럼에도 신규 페이로드가 필요한 타깃에 대해선 빅파마들도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 답을 찾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에이비엘바이오도 듀얼 페이로드 등 여러가지 페이로드를 테스트하고 있고, 동물 데이터가 오는 3월 말~4월 초에 나오면 후속 타자를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ABL206, ABL209만 토포1 저해제 페이로드를 쓰고 현재 진행 중인 초기 디스커버리(발굴)는 토포1이 아닌 이중 페이로드나 다른 페이로드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29일 사노피가 발표한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의 개발 우선순위 조정과 관련해선 개발 중단이 아니란 점을 명확히 했다. 회사는 현재 시점에서 후속 임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을 뿐, 전체 개발 일정으로 보면 사노피가 수립 중인 임상 전략을 통해 시간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사노피에서 다양한 임상 전략을 고려 중이고, 아직 이와 관련된 준비가 끝나지 않아 포트폴리오 우선순위가 조정된 것으로 분명히 확인했다"며 "시장에서 오해할 수 있으나 개발이 중단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로슈 제넨텍도 교과서에 나오는 대로 임상을 순차 진행해 온 것이 아니라 임상 전략을 수정해 가며 전략에 맞춰 임상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