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도 다 같지 않다…"생존율 15%" 극악의 '이 암' 피하려면

폐암도 다 같지 않다…"생존율 15%" 극악의 '이 암' 피하려면

박정렬 기자
2026.03.09 16:51

[인터뷰] 김진영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김진영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소세포폐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진영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소세포폐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 암 사망 원인 1위는 폐암이다. 암 사망자 5명 중 1명이 폐암 환자로 발병률(3위)에 비해 사망률이 눈에 띄게 높다. 폐암 중에서도 암 세포의 크기가 작은 소(小)세포폐암은 비(非)소세포폐암보다 더욱더 치명적이라 주의해야 한다. 전체 폐암의 15~20%를 차지하지만 5년 생존율은 15~30%에 불과하다.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데다 빠른 증식, 조기 전이, 높은 재발률 등 치료 장벽이 견고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암은 1~4기로 분류하지만 소세포암은 예외다. 병의 진행 범위와 치료 전략에 따라 △암이 한쪽 흉부(폐)에 국한한 '제한병기' △암이 흉부를 넘어 뼈, 간, 뇌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 '확장병기'로 분류한다. 공격성이 강한 암 특성상 전체 환자 10명 중 3명(약 30%)만이 항암·방사선 치료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제한병기'에서 암을 발견한다.

지난달 머니투데이와 만난 김진영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소세포폐암은 'TP53'(종양 억제 유전자)과 'RB1'(세포 주기 조절 유전자) 두 유전자가 동시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안전장치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게 되고, 암이 통제되지 않은 상태로 빠르게 진행된다"고 경고했다.

소세포폐암의 치료법은 30년여간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제한병기 환자는 방사선 치료와 세포독성 항암제를 동시 적용하는 '동시항암방사선치료'(CCRT)가 1990년대 이후 지금까지 표준치료로 쓰인다. 항암제는 신장독성 위험을 고려해 주로 에토포사이드·카보플라틴(EC) 요법을 적용하는데, 3주를 1사이클로 총 4사이클이 진행된다. 이 기간 방사선 치료를 약 6주간 병행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치료를 완료해도 환자의 불안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수술처럼 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소세포폐암은 통계적으로 약 70%의 환자에서 암이 재발하며 2년 이내 재발률이 특히 높다"며 "CCRT 치료 후 3개월마다 CT 검사를 시행하는 데 환자의 불안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다행히 제한병기 소세포암은 지난해 4월 면역항암제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획득하면서 치료의 전기를 맞고 있다. 임상시험(ADRIATIC 연구)에서 CCRT를 최소 4사이클 진행한 후 질병이 진행하지 않은 환자에게 이 약을 투여한 결과 전체 생존기간(OS) 55개월을 기록, 위약군(33개월)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CCRT 단독 치료의 평균생존기간(약 25개월)과 비교해도 크게 개선된 결과다.

김 교수는 "더발루맙은 (암세포를 면역세포로부터 숨기는) PD-L1 발현을 차단해 면역 감시 기능을 회복시키고 이에 따라 장기 생존 효과, 이른바 '롱테일 효과'를 가능하게 만든다"며 "면역 체계를 재활성화해 이후 치료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의 전환점을 마련한 약제"라고 호평했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진영 교수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진영 교수

다른 암처럼 조기 진단은 소세포폐암의 치료 성적을 높이는 '키 포인트'다. 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90%는 흡연자로, 특히 발병률이 높은 60~70대는 폐암 조기 발견을 위해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충실히 받을 필요가 있다. 정부가 54~74세에 흡연력이 있는 고위험군에 무료 암 검사를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 검진 제도가 낯설고, 흉부 X선 촬영만 받는 경우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김 교수는 "흉부 X선은 병변이 최소 5㎜ 이상으로 커야 확인할 수 있는 한계가 있지만 저선량 CT는 방사선량이 낮으면서도 2~3㎜ 크기의 작은 병변까지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며 "단순히 건강검진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암의 예방·관리의 또 다른 황금률은 금연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소세포폐암 발병 위험이 약 10~17배 높고, 비흡연자도 흡연자와 함께 생활하면 발병 위험이 3배가량 증가한다. 김 교수는 "연초와 전자담배 모두 폐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폐암 발병 위험은 금연 직후부터 뚜렷하게 감소하는 만큼 담배 종류와 무관하게 가능한 한 빨리 금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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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의학 제약 바이오 분야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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