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다 살아난 공포 못 잊어"...심장 쇼크 생존자 괴롭힌 '이 병'

"죽었다 살아난 공포 못 잊어"...심장 쇼크 생존자 괴롭힌 '이 병'

박정렬 기자
2026.03.12 12:00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심인성 쇼크 환자 분석

심인성(심장성) 쇼크로 생사의 고비를 넘긴 환자 10명 중 1명은 퇴원 후 우울증,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는 물론 정신 건강까지 환자와 가족 등 보호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2012~2022년 심인성 쇼크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퇴원한 성인 환자 11만2297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분석 결과를 12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생존자 중 약 10%인 1만1166명은 퇴원 후 우울증, 불면증, 불안장애, 정신 분열 스펙트럼 장애 등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다. 새롭게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사망률과 급성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 위험이 8% 높았다.

다만, 정신질환을 진단받아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건강에 문제가 없고 오히려 더 좋아지는 양상이 관찰됐다. 이번 연구 결과 항우울제, 항불안제, 수면제 등 정신과 약물 치료를 받은 경우 비 치료군에 비해 주요 심혈관질환은 44%, 전체 사망 위험은 4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질병관리청
/사진=질병관리청

심인성 쇼크는 심장 기능이 떨어져 주요 장기에 혈액 공급이 차질을 빚어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를 말한다. 병원에 이송돼도 사망률이 약 40~50% 이르는 치명적인 병이다.

치료 후 생존하더라도 심혈관 합병증뿐 아니라 정신 건강 문제를 겪을 수 있는데, 이는 심인성 쇼크 환자가 중환자실에 집중 치료를 받은 뒤 겪는 증후군의 일부로도 보고되고 있다. 최근에는 급성심근경색으로 인한 자해 위험이 심근경색이 없는 경우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연구진은 "심인성 쇼크 생존자는 극심한 생리적·심리적 스트레스를 겪는 고위험군임에도 그동안 정신건강 문제는 치료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었다"며 "퇴원 이후 정기적인 정신건강 평가 등 '마음의 회복'을 함께 관리하는 의료체계 정착과 중환자 생존자 관리 정책과 진료 지침에 정신건강 관리가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심인성 쇼크 환자의 진단·치료·모니터링에 대한 표준화된 진료지침과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해 27개 병원이 참여하는 다기관 연구 자료(RESCUE-NIH)를 구축·운영하고 있다. 연구원 관계자는 "국내 심인성 쇼크 환자의 예후 예측과 관리지표 발굴, 치료현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계획"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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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의학 제약 바이오 분야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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