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FDA 리제네론 '오타르메니' 승인…AAV 기반 첫 상업화 품목
알지노믹스-美 릴리 공동개발 협업 분야…"선점 아닌 후발 주자 탄력 요인"
"RNA 기전·타깃 유전자 상이…릴리 파트너십 이상 無, 연내 후보물질 도출"

알지노믹스(196,800원 ▲11,600 +6.26%)와 일라이 릴리의 난청 유전자치료제 개발 협업에 '선제 허가 품목' 등장이란 변수가 발생했다. 일각에선 '속도전에서 뒤쳐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알지노믹스는 핵심 기전 및 타깃 유전자가 상이한만큼, 유전자치료제의 난청 질환 경쟁력 입증을 기회 삼아 협업을 통한 차별화 성과 도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달 23일(현지시간) 리제네론이 개발한 '오타르메니'를 유전성 난청 치료를 위한 최초의 유전자치료제로 승인했다. 생물학적제제 허가신청(BLA) 이후 61일 만에 이뤄진 허가로,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다.
오타르메니 허가는 단순 허가 속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희귀질환으로 분류되는 유전성 난청은 현재 마땅한 근본적 치료제가 없는 상황으로, 인공와우(달팽이관) 수술이나 보청기 등 보조적 요법이 주를 이뤘다. 반면 이번 승인을 받은 오타르메니는 OTOF 유전자 변이로 인한 난청 소아 및 성인 환자를 타깃으로 한 근본적 치료제다.
OTOF 유전자 변이는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꾸는 과정에서 신경 전달을 가능하게 하는 '오토펄린' 단백질 생성이 안되는 것이 원인이다. 오타르메니는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기반 유전자치료제로 오토펄린 생성이 가능한 정상 유전자를 세포 안으로 전달해 단백질을 생성하는 기전이다.
사상 첫 난청 유전자치료제 허가에 국내 업계의 관심은 알지노믹스가 일라이 릴리와 진행 중인 개발 협력에 쏠린다. 2017년 설립된 알지노믹스는 지난해 5월 릴리와 약 2조원 규모의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회사가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하는 핵심 동력이기도 했다.
이 계약은 알지노믹스의 독자 플랫폼인 '트랜스-스플라이싱 라이보자임'(TSR) 기술을 활용해 릴리가 유전성 난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TSR은 RNA 레벨에서 유전 정보를 교정해 질병의 원인이 되는 변이 RNA를 정상 RNA로 치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안전성과 다중교정 및 정밀한 유전자 발현조절 측면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난청을 시작으로 협업 확대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려왔다.
유전자치료제의 서로 다른 줄기인 AAV와 RNA 중 AAV가 우선 성과를 내면서 다수의 유전자치료제 파트너를 보유한 릴리 역시 AAV 분야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릴리는 2022년 AAV 기반 유전성 난청 유전자 치료제 개발사인 '아쿠오스'(Akouos)를 인수해 관련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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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노믹스는 오타르메니 허가를 악재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현재까지 유전성 난청을 일으키는 원인 유전자는 120개 이상 발견됐다. 이 가운데 OTOF 변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이다. 다른 원인 유전자를 타깃으로 한 영역은 여전히 공략지로 남아있는 만큼, 오히려 선두 품목 등장은 난청 유전자치료제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알지노믹스가 현재 발굴 중인 난청 분야 첫 후보 물질은 OTOF가 아닌 다른 유전자(비공개)를 타깃으로 한다.
알지노믹스 고유의 RNA 편집 기술의 강점도 자신감의 배경이다. RNA 치료제는 면역 반응 탓에 반복 투여가 거의 불가능한 AAV 대비 반복 투여가 가능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또 AAV가 유전자를 직접 주입하는 '대체' 개념으로 계속적인 발현을 조절하기 어려운 것과 달리, RNA 특정 변이만 교정 가능한 '조절' 개념이라는 점에서 보다 능동적 대응이 가능하다.
특히 알지노믹스와 릴리의 계약은 특정 파이프라인이 아닌 플랫폼이 주축이다. 이에 계약상 릴리가 난청 질환을 넘어 특정 타깃에 대해 복수 옵션을 보유하고 있어 다른 적응증으로 협업 확장이 가능하다.
알지노믹스 관계자는 "다양한 원인 유전자가 존재하는 유전성 난청의 경우 선도 품목 허가가 시장 선점권을 장악했다기 보다는 시장성 입증을 통해 후속 품목 개발에 탄력을 주는 개념"이라며 "릴리가 알지노믹스가 아닌 다른 유전자 치료제 개발사를 인수하거나 기술도입하며 관련 역량을 강화한 것 역시 양사 파트너십 성과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는 지난해 첫 타깃 지정 이후 릴리와 정기적으로 미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초 연구개발 진행에 따라 계약금과 별도로 지급된 연구비를 수령한 상태"라며 "연내 후보물질을 도출해 릴리에 넘기고 추가 마일스톤(기술료)를 수령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