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시앱텍, 상반기 매출 첫 론자 추월…연간 CDMO 매출 1위 가능성도
펩타이드·올리고 CDMO 수요 급증…삼성바이오도 펩타이드 경쟁 합류

미국의 대중국 바이오 견제에도 중국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우시앱텍이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글로벌 1위 론자의 매출을 넘어섰다. 미국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기존 사업과 펩타이드 등 신규 모달리티(치료접근법) 사업을 동시에 키우는 데 성공한 결과다. 삼성바이오로직스(1,556,000원 ▲42,000 +2.77%)도 최근 인수를 통해 펩타이드 생산 역량을 확보한 가운데 글로벌 CDMO 경쟁 축이 신규 모달리티로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우시앱텍은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38.9% 증가한 약 289억위안(약 6조93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론자의 매출을 앞질렀다. 지난해 연매출 기준 글로벌 CDMO 1위였던 론자의 올 상반기 매출은 33억7400만프랑(약 5조8908억원)이다.
우시앱텍은 이번 실적 발표와 함께 올해 매출 전망치도 기존 수치에서 약 14% 높인 585억~605억위안(약 12조3031억~12조7237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론자가 올해 매출 성장률(고정 환율 기준)을 11~12%로 제시한 만큼 올 하반기 실적에 따라 우시앱텍이 론자를 밀어내고 글로벌 CDMO 1위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주요 글로벌 CDMO 기업들의 매출은 △론자 65억프랑(약 11조3783억원) △우시앱텍 454억6000만위안(약 9조5856억원) △우시바이오로직스 218억위안(4조5967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 4조4470억원 △후지필름 2532억엔(약 2조2659억원)이다. 주요 기업 중 하나인 써모피셔는 CDMO 사업 매출을 별도로 발표하지 않고 있으며, 카탈란트는 노보 홀딩스로 인수된 후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우시 앱텍의 사업 분야가 합성의약품 중심인 것과 달리 론자는 합성의약품부터 바이오의약품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어 매출만으로 양사의 사업 성과를 직접 비교하는 건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이번 우시 앱텍 실적은 미국의 대중국 바이오 견제가 아직 중국 CDMO 기업의 성장세를 꺾지 못했음과 동시에 중국이 신규 모달리티 CDMO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키워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업계에선 미국 생물보안법과 다양한 규제가 우시 앱텍 등 중국 CDMO 기업들의 수주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특히 지난 6월 미국 국방부가 우시 앱텍을 '1260H 목록'에 편입시키며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 부각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우시 앱텍이 호실적을 낸 건 기존 합성의약품 CDMO 사업에서 후기 단계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과 상업화 프로젝트가 증가해 성장세가 강하게 유지된 데다 'TIDES' CDMO 사업이 급성장한 결과로 풀이된다. TIDES 사업은 펩타이드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관련 합성 접합체에 대한 우시 앱텍의 위탁연구개발생산(CRDMO) 플랫폼이다.
독자들의 PICK!
올 상반기 TIDES CDMO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3% 증가한 약 72억6000만위안(약 1조5286억원)을 기록했다. TIDES 위탁개발생산(CDMO) 부문의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9%, 프로젝트 수는 68%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최근 각각 비만 치료제와 짧은 간섭 리보핵산(siRNA) 치료제를 중심으로 펩타이드와 올리고뉴클레오 CDMO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특히 펩타이드의 경우 현재 상업 물량 수요가 많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치료제 외에도 개발 단계에 있는 차세대 펩타이드 치료제 파이프라인의 임상 시료 생산 수요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에 앞단의 위탁연구개발(CRDO) 서비스를 통해 전임상 프로젝트를 확보할 경우 향후 대규모 위탁생산(CMO) 수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론자와 후지필름도 현재 바이오의약품 생산 비중이 높지만 수요에 맞춰 펩타이드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펩타이드 생산 시설은 CDMO뿐 아니라 대형 제약사(빅파마)도 직접 확보에 나설 만큼 전략적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지주사 노보 홀딩스는 2024년 미국 CDMO 기업 카탈란트를 인수해 사실상 인하우스 공장의 개념으로 운영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기존 항체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글로벌 수요에 발맞춰 펩타이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 약 2조7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스위스 폴리 펩타이드 그룹(이하 폴리 펩타이드)의 시설이 핵심 생산기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폴리 펩타이드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6% 증가한 2억3660만유로(약 3868억원)로 잠정 집계됐다. 폴리 펩타이드는 지난 3월 "2028년까지 매출을 2023년(약 3억2000만유로) 대비 2배로 늘리겠다는 중기 전망을 달성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폴리 펩타이드는 지난해 1월 스웨덴 말뫼에 위치한 제조 시설 증설 계획을 발표하며 2028년 이후에도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매출의 15~20%를 자본 투자에 투입할 것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향후 인수를 마무리한 후 이와 같은 기존 캐파(생산 능력) 확장 계획 등을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현재 폴리 펩타이드 그룹에 대한 인수 계획을 발표한 단계이므로 인수 이후 추가 설비 투자 규모는 현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확정해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이미 상업 생산이 가능한 생산 거점을 갖추고 있어 즉각적인 대규모 신규 증설이 요구되는 상황은 아니며, 향후 수요 성장과 사업 계획에 따라 필요한 투자 규모를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