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상건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인터뷰]이상건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사진= 박미주 기자](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8/2026082614080930866_1.jpg)
"한국이 개발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는 현재 전 세계에 출시된 뇌전증 약 중 가장 좋은 약입니다. 약물로 조절이 안 되는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발작이 없도록 획기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2019년 허가돼 판매되고 유럽에서도 쓰는데 정작 한국은 못 씁니다. 하루 빨리 출시돼 환자들의 삶의 질이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엑스코프리 연구개발에 참여한 이상건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가 26일 머니투데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91,700원 ▲7,300 +8.65%)이 개발해 미국, 캐나다, 유럽 등지에서 판매되는 약이다. 국내에서는 동아에스티(38,150원 ▲500 +1.33%)가 허가와 판매를 담당한다. 미국에서 2020년 처음 출시됐지만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국에선 구하기 어렵다.
엑스코프리는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혁신 신약이다. 이 교수는 "전체 뇌전증 환자의 20~30%는 현재까지 나온 약물로 조절이 안 되는 난치성 뇌전증 환자"라며 "난치성 환자에 기존 약을 썼을 때 발작이 완전히 없어지는 확률이 30~40%인데, 엑스코프리는 70%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처음 뇌전증을 진단받은 환자의 경우 다른 약을 썼을 때 발작이 완전히 없어질 가능성은 60%인데 엑스코프리는 80~90%일 정도로 효과가 좋다"고 부연했다.
그는 "엑스코프리 임상시험에 참여해 약물 투여 결과를 해석할 때 '이건 기가 막힌 결과다, 진정한 게임체인저다'라고 했다"면서 "효과가 너무 좋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원래 임상 3상 이후 신약을 허가해주는데 임상 2상 결과만 보고 허가해줬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뇌전증 환자 수는 15만7000여명이다. 잠재적 환자나 사회적 시선으로 치료받지 않는 숨은 환자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30만~4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교수는 엑스코프리가 출시되면 이 환자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고 사회적 비용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뇌전증 환자들은 언제 발작이 시작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받는다"면서 "엑스코프리가 나오면 어떤 약으로도 조절이 안 되던 환자까지 발작이 완전 없어질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우울증 같은 정신적 부작용도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뇌전증 환자들은 갑작스러운 발작 탓에 사고사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고, 발작이 계속돼 '뇌가 타는' 뇌전증 지속 상태로 응급실에 방문하고 입원하기도 한다"며 "뇌전증 지속 상태에서는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엑스코프리는 이런 상황을 없애 의료비 비용을 줄이고 환자들이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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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엑스코프리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다. 이 교수는 "약을 써야 할 뇌전증 환자들도 많고, 이분들 중 일을 못하고 저소득층인 경우가 상당수여서 급여가 안 되면 약을 쓸 수 없다"며 "약에 급여를 적용하더라도 중증치료 비율이 줄어 전체 의료비는 오히려 절감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발작이 잘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뇌전증 환자가 잘 조절되는 환자 대비 4~5배 이상의 의료비를 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소아도 난치성 뇌전증 환자가 있는데 엑스코프리가 나오면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까지 온 가족에 큰 도움이 되고 삶의 질도 오를 것"이라며 "엑스코프리의 국내 출시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엑스코프리는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고,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 협상에 돌입했다. 이르면 오는 10월 급여와 동시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