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관리정책 '복붙'
요양재정 등 핵심 근거… 환자 수 전망 1년새 3만명 ↓
복지부 "자료출처 오기… 5차계획 시작 내년 백서반영 "
초고령화 사회에 갈수록 중요해지는 치매 정책은 정부의 공식 기록물인 '보건복지백서'만 봤을 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7일 머니투데이가 '2024년 보건복지백서'와 '2025년 보건복지백서'에 실린 '치매관리체계구축' 파트를 분석한 결과 양쪽 내용은 35자만 다르고 나머지 내용은 똑같다. 2025년 백서는 2024년 백서와 비교해 치매노인 환자 추정치와 치매안심마을수 등 현황을 업데이트한 수준에 불과했다.

같은 파트에 포함된 '치매노인 현황 및 전망'(추계) 표는 2040년과 2050년의 치매노인수, 치매 유병률(%)의 전망치가 각각 다르다. 2024년과 비교해 2025년엔 각각 3만명씩(180만명→177만명, 226만명→223만명) 줄었다. 치매 유병률도 같은 해 10.41%와 11.89%에서 10.34%와 11.81%로 달라졌다.
치매노인 추정치는 인구전망이나 치매 유병률 추계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최신 데이터를 반영해 매년 추정치를 보정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문제는 보건복지부가 이를 계산할 때 쓴 출처가 동일하다고 표기했다는 점이다. 복지부는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와 △전국 치매역학조사 결과를 적용해 환자를 추계했다고 설명했는데 모두 2024년 발표자료가 기준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제시하는 치매노인 추정치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 요양시설, 간병인력, 장기요양보험 재정 등 사회적 자원투입을 결정하는 주요 근거이자 이를 토대로 연구·제품을 개발하는 학계·산업계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성일 대한치매학회 정책이사(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장기추계는 여러 자료를 반영하는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고 다양한 노인·돌봄정책을 함께 추진해야 하는 복지부의 현실적인 어려움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추계가 달라졌다면 산출과정이나 변경된 배경을 보다 명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치매관리 현장에서 보면 현 정부가 치매 정책에 충분한 관심과 우선순위를 뒀는지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며 "특히 복지부 내 치매 관련 부서의 인력과 예산지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는 수년 전부터 제기됐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치매노인 추정치가 달라진 이유는 2024년과 2025년 백서에 인용한 장래인구추계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지난해 발간한 2024년 백서는 2024년 최신 발표 데이터가 아닌 2022년 데이터를 썼는데 출처를 오기했다는 것이다. 모집단(65세 이상 인구수)이 달라져 이를 토대로 산출한 치매노인수, 유병률 전망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백서의 내용이 거의 같은 것에 대해서는 "근간이 되는 5년 단위 종합계획이 모두 4차로 동일해 이 틀에서 조금씩 업데이트한 것"이라며 "5차 종합계획이 시작되는 2026년 백서는 신설·추가된 정책을 반영해 완전히 새로운 내용이 실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