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기업공개(IPO)에 나선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는 암울한 수준이다. 증시 입성 후 주가가 초기 반짝 상승했다 서서히 가라앉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바이오 섹터에 대한 시장의 경계가 고조됐다는 해석과, 바이오가 아닌 섹터에도 동일한 흐름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과도한 공모가 산정, 인공지능(AI) 광풍, 중동전쟁 등에 따른 증시 한파 등이 복합 작용했다는 해석이 공존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바이오 기업은 총 11곳이다. 이 중에서 9일 종가 기준 코스모로보틱스(12,280원 ▼60 -0.49%)(6000원→1만2280원), 인제니아테라퓨틱스(Reg.S)(16,000원 ▼140 -0.87%)(1만2000원→1만6000원), 스카이랩스(30,300원 ▲550 +1.85%)(1만원→3만300원) 등 3곳의 주가만 공모가를 상회했다.
인벤테라(8,980원 ▲150 +1.7%)(1만6600원→8980원), 레몬헬스케어(4,775원 ▼235 -4.69%)(1만원→4775원), 에이치엘지노믹스(9,070원 ▼120 -1.31%)(2만1500원→9070원)는 공모가 대비 주가가 반토막났다. 카나프테라퓨틱스(13,980원 ▲320 +2.34%)(2만원→1만3980원), 아이엠바이오로직스(15,280원 ▼120 -0.78%)(2만6000원→1만5280원), 메쥬(12,750원 ▲70 +0.55%)(2만1600원→1만2750원), 리센스메디컬(9,350원 ▼200 -2.09%)(1만1000원→9350원), 레메디(17,550원 ▼60 -0.34%)(2만700원→1만7550원) 등도 하락 폭만 차이날 뿐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올해 바이오 기업 대부분은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 흥행에 성공하며 상장 당일 압도적인 주가 퍼포먼스를 보였다. 상반기 상장한 17개사 중 수요예측(리센스메디컬, 인벤테라)과 일반 청약(메쥬) 경쟁률 상위 5개 사에 이름을 올렸고,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2배·4배가 오르는 이른바 '따블'(인벤테라)·'따따블'(아이엠바이오로직스)도 터져나왔다.
하지만 시장의 높은 관심은 시간이 지나며 희석됐고 주가 희비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단지 공모주만이 아닌 바이오 섹터 전체가 투자자의 관심에서 멀어지며 충격을 받고 있다는 하소연도 들린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주로 대박을 노리던 투자자들이 실적이 탄탄하면서도 상승 기대를 한 몸에 받는 AI(인공지능)·반도체주로 옮겨갔다"며 "조(兆)단위 기술수출과 임상 성공 등의 호재가 주가에 어떻게 반영되는지에 대한 경험이 쌓이며 바이오에 대한 상승 기대감은 제한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동 전쟁 등 불안정한 국제 상황과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성향도 짙어졌다"며 "반복적인 구설에 시달리며 바이오 산업 전반에 대한 신뢰가 하락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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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올해 IPO 기업의 주가 하락 흐름은 다른 섹터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바이오 투자는 도박'과 같은 과잉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올해 들어 신규 상장한 28곳 중 24곳이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고, 이 중에는 낙폭이 70%가 넘는 기업도 존재한다. 이를 두고 무리한 기업가치 산정이 주가 충격의 원인이 됐다며 상장 주관사의 책임론마저 대두되는 상황이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바이오 기업이 본질을 지키며 후기 임상 진행, 글로벌 제약사와 대형 계약 성사 등의 성과로 실력을 입증하고 있다"며 "시장의 신뢰를 얻는 기업은 흥하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더욱 엄격히 평가되는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이라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