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의 내몸읽기]
'탈모의 계절' 가을이다. 매년 가을만 되면 유독 휑해진 머리 때문에 우울해하거나 스트레스받는 사람이 적잖다. 문제는 탈모를 막겠다고 한 행동이 되려 탈모를 부를 수 있다는 것. 가을에 탈모가 심해지는 이유와 대처법을 알아본다.

사람의 머리카락은 연중 봄철에 풍성해졌다가 가을에 접어들면서 줄어든다. 왜 가을만 되면 머리카락이 잘 빠질까.
이는 '일조량'과 관련 깊다. 가을이 되면 여름보다 햇빛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일조량도 감소한다. 일조량이 줄어들면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늘어난다. 테스토스테론은 인체 내 효소를 만나면 다이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바뀌는데, 이게 머리카락의 성장·발육을 억제한다. 명지병원 모발센터 황성주 교수는 "모발의 성장·발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모근이 약해져 머리카락이 더 쉽게 빠진다"며 "특히 남성은 앞머리·정수리의 모발이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정상적인 모발은 성장기(3~5년), 퇴행기(1개월), 휴지기(3개월)를 반복한다. 탈모 환자의 경우, 성장기가 점점 짧아져 모발이 길고 두껍게 자라나기 어려워진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는 "이 같은 생장주기로 인해 사람도 계절에 따라 '털갈이'하는 모습이 나타난다'며 "동물은 추위에 대응하기 위해 겨울철에 털이 가장 많지만, 사람 모발은 강한 자외선을 막아내기 위해 봄철에 많아지고, 가을부터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을에 머리카락이 잘 빠지는 또 다른 이유는 갑작스러운 일교차 변화에 두피가 적응하지 못해서다. 두피가 여름철 강한 햇빛을 받으면 두피의 유분과 수분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두피에선 땀·피지·각질 등의 분비물 배출이 활발해진다. 이런 분비물은 머리카락의 성장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두피의 휴지기도 앞당긴다.

가을 탈모는 계절성 질환인 만큼 예방법만 알아도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습한 여름과 달리, 가을은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두피에 각질이 쌓이기 쉽다. 미지근한 물로 머리를 감아, 두피에서 나온 각질 등 분비물을 씻어내야 탈모를 막을 수 있다.
'머리를 자주 감으면 그만큼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고 여겨 머리 감기를 망설이는 사람이 적잖다. 하지만 머리를 감지 않으면 두피에 쌓인 노폐물이 모근을 막아 탈모 증상이 더 심해진다. 가을 탈모를 막기 위해서라도 머리를 매일 감아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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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머리를 감고 나서 말릴 때 주의할 점이 있다. 헤어드라이어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모발이 손상당해 탈모를 악화할 수 있다는 것. 또 머리가 젖은 상태에서 빗질을 세게 하거나, 염색·파마·탈색을 너무 자주 하면 두피·머리카락에 손상을 줘 탈모를 촉진할 수 있다.

모자를 자주 쓰면 탈모를 부른다는 속설도 있다. 사실일까. 권 교수는 "모자를 자주 쓰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다만 꽉 끼는 모자나 가발을 장시간 착용하면 두피에 염증이 생기거나 모낭염이 발생하는 등 두피 상태가 악화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머리카락을 세게 묶거나 땋으면 견인성 탈모를 부른다. 금주, 금연, 규칙적 운동, 충분한 휴식과 수면, 신선한 과일·채소 섭취, 스트레스 관리 등은 탈모 예방에 도움 된다.
병원에서는 두피 상태와 머리카락의 △밀도 △굵기 △탈모반(흔히 '땜빵'이라고 표현하는, 머리카락이 나지 않은 매끈한 부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탈모를 진단한다. 50~60가닥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당겼을 때 5개(10%) 이상 빠지는지 살펴본다. 모발 확대경, 모발 화상분석을 사용해 머리카락의 밀도, 굵기, 성장 속도를 확인한다. 두피 조직검사를 통해 모낭의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