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맞는데 병원에선 아니라고"…'0.1' 오차가 가르는 진단 결과

"당뇨병 맞는데 병원에선 아니라고"…'0.1' 오차가 가르는 진단 결과

성남(경기)=홍효진 기자
2026.10.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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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만성질환 진단검사 표준화 사업' 성과 발표
2011년부터 국가 진단검사 표준화 체계 구축
신장 기능확인 정확도, 2015년 52%→2022년 78%
만성질환 조기진단 강화·의료비 부담 방지

오진희 질병관리청 만성질환관리국장이 지난 20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대상 '만성질환 진단검사 표준화 사업 아카데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질병관리청
오진희 질병관리청 만성질환관리국장이 지난 20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대상 '만성질환 진단검사 표준화 사업 아카데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질병관리청

인구 고령화로 만성질환 발병 부담이 높아지면서 어떤 병원에 가도 같은 검사 결과를 보장하는 '진단검사 표준화' 체계가 주목받고 있다.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조기에 정확히 진단해, 환자가 치료 기회를 놓치거나 불필요한 치료를 해야 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오진희 질병관리청 만성질환관리국장은 지난 20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만성질환 국가 진단검사 표준화 사업 아카데미'에서 "진단검사 결과의 정확성과 신뢰성 향상을 위해 2011년부터 '국가 진단검사 표준화 체계'를 구축·관리 중"이라며 "신장 기능확인을 위한 크레아티닌 검사의 국내 의료기관 정확도가 2015년 52.5%에서 2022년 77.6%로 상향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만성질환 진단검사 표준화 사업은 어느 병원에서 검사받아도 정확하고 동일한 진단이 나올 수 있는 표준검사법을 구축하기 위해 시작됐다. 현재까지 총 4개 질환(당뇨병·신장질환·이상지질혈증·간질환) 관련 7개 항목의 표준검사법(당화혈색소·크레아티닌 등) 구축을 완료한 상태다. 검사 표준물질 생산은 건국대·분당서울대병원 등 의료기관 5곳에서 이뤄진다.

이연경 질병관리청 만성질환예방과장이 지난 20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대상 '만성질환 진단검사 표준화 사업 아카데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질병관리청
이연경 질병관리청 만성질환예방과장이 지난 20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대상 '만성질환 진단검사 표준화 사업 아카데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질병관리청

검사기관에선 같은 제품을 사용해도 검사 장비 관리 상태와 검사자의 숙련도 등에 따라 환자의 진단값이 다를 수 있다. 이에 질병청은 사업에 참여하는 진단검사기관 79곳과 체외 진단제품 회사의 진단 시약·장비 등 진단 검사기구 434개를 대상으로 제품 품질 평가를 매년 2회씩 실시하고 있다.

이연경 질병청 만성질환예방과장은 "실제 질환이 있음에도 검사에서 이상소견을 놓치는 위음성, 이와 반대인 위양성 사례를 최소화하는 게 사업의 목적"이라며 "치료 기회를 잃거나 불필요한 추가 검사·치료 등에 따른 의료비 부담을 방지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진단검사정도관리협회에선 민간 의료기관 796곳을 대상으로 숙련도 등 전반적인 질 평가를 외부정도관리를 기반으로 수행 중이다. 외부정도관리는 동일한 검체를 여러 검사 기관이 측정해 장비나 측정 방법에 따라 발생하는 측정값의 치우침을 바로잡기 위해 실시한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표준화 사업 과제 수행 지원과 자문 등을 맡고 있다.

지난 20일 분당서울대병원 지하 1층에 위치한 진단검사의학과 자동화 검사실 모습. 검체 검사가 끝난 뒤 검체를 보관하고 있다. 검체는 마지막 검사를 완료하면 내부 냉장 시설에 보관되며 일주일 뒤 폐기한다. /사진=홍효진 기자
지난 20일 분당서울대병원 지하 1층에 위치한 진단검사의학과 자동화 검사실 모습. 검체 검사가 끝난 뒤 검체를 보관하고 있다. 검체는 마지막 검사를 완료하면 내부 냉장 시설에 보관되며 일주일 뒤 폐기한다. /사진=홍효진 기자

진단검사 표준화는 장기적으로 국가 의료비 부담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분석에 따르면 당뇨병 검진 표준화에 연간 최대 9억1000만원 투자 시 위양성 감소로 약 1억원, 위음성 감소로 약 46억원이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준화 체계를 통해 검사 측정 오류를 교정한 사례도 있다. 대한임상화학회에 따르면 국내 한 병원은 원내에서 진행한 당화혈색소 검사 결과 측정값이 참값(국제적으로 정해진 기준값) 대비 최대 0.5% 이상 높단 점을 인지했다. 이후 외부정도관리 과정을 거쳐 같은 기기를 쓰는 전국 48곳 기관의 평균 수치도 유사한 오류가 있단 점을 확인했다. 해당 병원은 기기와 함께 쓰는 보정물질(정확도 조정에 사용되는 물질)을 교체했고 진료과엔 환자 결과가 이전보다 0.1~0.2%p 낮아질 수 있다고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여민 대한임상화학회장(건국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은 "당뇨병 진단 기준선이 '당화혈색소 수치 6.5%'인데, 이보다 0.1~0.2%p(포인트)만 낮아도 당뇨병 전단계로 분류한다"며 "측정값의 치우침을 찾아 원인을 바로잡고 진료과에 알리는 것까지가 진단검사 표준화"라고 말했다.

윤여민 대한임상화학회장(건국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이 지난 20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대상 '만성질환 진단검사 표준화 사업 아카데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질병관리청
윤여민 대한임상화학회장(건국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이 지난 20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대상 '만성질환 진단검사 표준화 사업 아카데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질병관리청

다만 사업이 의료기관의 자발적 참여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참여 확대를 위한 유인책과 보상안 강화가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검사실 정도관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기관에 대해선 제재가 필요하단 의견도 있다. 실제 미국은 관련 법(CLIA '88)을 통해 검사실이 매년 정도관리 평가를 받아야 하고, 연속해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운영을 중단하도록 하고 있다.

오 국장은 "미국·독일·일본·호주 등 진단검사 표준화 관리체계가 선진적으로 구축된 해외 사례를 파악하고 국내 제도에 반영하기 위해 관련 연구 용역을 내년 실시할 계획"이라며 "참여 기관에 대한 보상·유인책과 주요 검사 관련 표준지침 마련 등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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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머니투데이 홍효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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