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의 내몸읽기]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외출이 줄어든 사람이 많다. 실내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유독 다리가 퉁퉁해지고, 평소 잘 맞던 바지인데도 종아리·허벅지 부위가 꽉 조인다면 흔히 '다리에 살이 쪘다'고 여긴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단순히 살찐 게 아닌 부종 또는 중증 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어 감별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퉁퉁해진 다리가 알리는 건강 이상 신호와 감별법을 알아본다.

저녁에만 퉁퉁하면 부종일 가능성 커
하루 중 아침보다 저녁에 다리가 붓고, 발목·종아리에 양말 자국이 깊게, 오래 남아있다면 부종일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다리의 혈액순환과 관련 깊다. 부종은 혈관 속 체액(물)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 신체의 세포와 세포 사이에 비정상적으로 쌓이는 현상이다. 혈액 속 압력이 높거나 혈액 내부의 삼투압이 떨어져 있을 때, 혈액 속의 수분이 세포 사이 공간인 간질로 이동하면서 부종이 생긴다
이대목동병원 외과 김향경 교수는 "오래 앉아 있을 때 종아리가 천근만근 무겁게 느껴지고, 다리를 올리고 쉬었을 때 편해지는 양상이 반복된다면 다리 정맥의 순환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 보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다리 속 정맥은 심장에서 뿜어져 나온 혈액을 다시 심장으로 올려보내는 통로다. 정맥이 심장으로 혈액을 보내려면 펌프처럼 혈액을 위로 밀어 올리는 종아리 근육, 올라간 피가 다시 아래로 내려가지 않게 막아주는 판막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런 기능이 떨어진 대표적인 질환이 하지정맥류다. 다리 정맥의 판막 기능이 떨어지거나 약해진 하지정맥류는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혈액이 다리 쪽으로 역류하는 질환이다.
반면 온종일 다리의 군살이 유지된다면 피하지방이 쌓였을 가능성이 크다. 안재현 글로벌365mc인천병원 대표원장은" 칼로리 섭취량은 그대로이면서 활동량이 줄어들면 체지방이 늘기 마련인데, 유전적 특성과 호르몬 등 여러 요인의 영향으로 지방이 특정 부위에 더 쌓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쪽 다리만 갑자기 붓는다면 림프부종·정맥부전증 같은 심각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림프부종은 림프계가 손상돼 단백질이 풍부한 체액이 국소적으로 과다하게 쌓인 경우다. 주로 암에 걸렸거나 암 치료 후에 림프절의 손상으로 림프액 이동 경로에 문제가 생겨 주로 한쪽 팔다리에 부종이 생긴다.
림프부종 환자는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위치하도록 하는 게 권장된다. 림프부종이 있는 사지를 120도(℃)의 전기가온장치로 체온보다 6~7도 높이기를 하루 1시간씩 20일간 하고, 이러한 치료법을 3~5회 반복하는 국소사지온열요법도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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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부전증은 정맥 기능이 떨어지면서 생기는 부종이다. 심부정맥혈전 같이 정맥이 막힐 때 모세혈관 압력이 증가해 혈관에서 간질 내로 수분이 이동하면서 부종이 생긴다. 갑작스럽게 한쪽 다리에 생기는 부종은 정맥부전증이 원인일 수 있다. 정맥부전증 환자는 원인 질환(심부정맥혈전증·정맥류)부터 교정해야 한다. 이뇨제는 경우에 따라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부종이 있는 다리는 심장보다 올리고 스타킹을 착용하면 정맥 고혈압과 부종을 줄이고 정맥부전증을 개선할 수 있다.
'다리 부종'인지 '다리 지방 축적'인지 쉽게 감별하는 자가진단법이 있다. 손가락 끝으로 다리를 5~10초간 눌렀다가 뗐을 때 움푹 파인 상태가 유지된다면 부종을 의심할 수 있다.

1시간마다 일어나 10분씩 걷기 도움
'다리 부종'과 '다리 지방 축적' 모두를 막는 첫걸음은 '앉아있는 시간을 자주 끊는 것'이다. 운동할 시간을 따로 확보하되, 업무 중 움직임을 늘리는 습관을 들이는 게 권고된다. 예컨대 1시간마다 알람을 설정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몇 분간 걷는 식이다. 안 대표원장은 "물을 뜨러 가거나 복도를 오가는 정도부터 시작해도 좋다. 통화할 때 잠깐 일어서고, 가까운 층은 계단을 이용하는 식으로 움직일 기회를 늘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앉아 있는 동안에는 발목을 천천히 굽혔다 펴거나 발뒤꿈치를 들었다 내리는 동작으로 다리를 움직이면 정맥 판막의 여닫는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 의자 높이는 발바닥이 바닥에 닿도록 조절하고, 허벅지 뒤쪽이 의자 끝에 강하게 눌리지 않도록 한다. 점심을 먹고 곧바로 자리에 앉는 대신 10~15분 걷는 것도 실천하기 좋은 방법이다.
생활습관을 관리해도 바지가 꽉 끼거나 허리둘레가 늘어나는 등 체형 변화가 있다면 식습관과 활동량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식간에 배고프면 단백질·식이섬유가 풍부한 간식을 섭취하는 게 좋다. 식사 땐 식이섬유→ 단백질→ 탄수화물 순으로 먹는 순서를 정하면 과식을 막는 데 도움 된다. 식사 후 걷거나 러닝을 하고, 여건이 된다면 근력운동을 병행해 근육량을 늘리는 것도 도움 된다.
식습관과 운동으로 체중을 줄여도 허벅지·엉덩이 주변의 피하지방이 남아 하체 라인 개선이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지방흡입이나 지방추출주사인 람스(LAMS) 등 체형교정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안 대표원장은 "지방흡입을 고려한다면 허벅지 안쪽과 바깥쪽, 엉덩이 아래쪽의 연결을 비롯해 종아리의 근육 발달 정도와 피하지방, 부종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개인에게 적합한 시술 범위와 방법을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