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증 난청 환자는 보청기를 껴도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청력이 떨어져 있다. 이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인공와우'(이식형 의료기기)다. 난청을 방치하면 단순히 청력 저하를 넘어, 우리 돈 약 1300조원이 넘는 사회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3일 글로벌 청각 임플란트 전문기업 코클리어(Cochlear)가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스튜 세이어스(Stu Sayers) 코클리어 아시아태평양 사장은 "난청은 의사소통의 어려움뿐 아니라 인지기능 저하, 치매 위험, 낙상, 우울증 등과 관련 깊다는 연구결과가 이어진다"며 "난청은 사회활동에도 지장을 줘 생산성 저하, 조기 은퇴 등 사회경제적 손실을 불러온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4억3000만명이 청각재활이 필요한 수준의 난청을 겪고 있다. 스튜 세이어스 사장은 "난청 환자가 치료받지 않아 발생한 사회경제적 부담금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9800억달러(한화 약 1300조원)를 넘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있다"며 "중증 난청환자가 치매를 막기 위해서라도 인공와우 이식슬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국내 인공와우 도입률은 저조하다. 우리나라에선 인공와우 이식술을 꼭 받아야 하는 중증 난청(귀 양측 청력역치가 80dB 이상) 환자의 17.6%만 인공와우를 이식했다. 인공와우에 대한 인지 부족이 큰 이유로 꼽힌다. 인공와우 수술 대상자의 82.4%가 방치된 셈인데, 이는 보청기를 꼭 착용해야 하는 환자 중 보청기를 실제 착용한 비율(34.4%)보다도 낮다.

청력 손실이 10데시벨(dB)씩 높아질 때마다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1.2배씩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중년기에 치매를 유발하는 위험인자로는 난청(7%)과 고지혈증(7%)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우울(3%), 두부 외상(3%), 당뇨병·흡연·고혈압(각 2%)보다 높다.
중중 난청의 치료법인 인공와우 이식술은 고도 이상의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에게 와우(달팽이관)의 나선신경절세포나 말초 청각신경을 전기적으로 자극하는 와우이식기를 이식해 대뇌 청각중추에서 이를 소리로 인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수술이다. 그는 "난청이 삶의 질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할 때 보청기 착용, 인공와우 이식술 등 적절한 치료는 개인의 청력 개선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선 코클리어의 인공와우가 최근 출시한 '뉴클리어스 넥사 시스템'의 기술력이 소개됐다. 키스 월시(Keith Walsh) 코클리어 스마트 임플란트 시스템 글로벌 R&D 부사장은 "'뉴클리어스 넥사 시스템'은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펌웨어, 내장 메모리를 탑재해 향후 청각 기술력이 업그레이드할 때마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기존 인공와우 사용자는 새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외부 어음처리기를 교체해야 했는데, 이번 신제품은 임플란트 자체의 펌웨어 업데이트 기능을 통해 교체의 번거로움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독자들의 PICK
지금 1,688명 읽는 중
사용자의 청취 설정값을 임플란트 내부 메모리에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기능도 이 제품의 특징이다. 어음처리기를 잃어버렸거나 어음처리기가 망가져도 새로운 기기에 기존 설정을 빠르게 탑재해 복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더해진 것이다.
코클리어는 소리의 전달·처리 기술을 발전시켜왔다. 특히 외부 어음처리기에 듀얼 마이크와 자동 소리 환경 분석 기술(SCAN)을 적용해 주변 청취 환경에 따라 소리 처리 설정을 자동 조정하도록 설계했다. 또 공공장소에서 대화할 때 배경소음을 줄여 앞사람의 말소리를 또렷하게 들려주는 소리 처리 기술을 적용했다.
브렌던 머레이(Brendan Murray) 아시아태평양 커머셜 운영·전략 부사장은 "뉴클리어스 넥사 임플란트는 자체 펌웨어를 탑재한 최초의 인공와우 시스템"이라며 "스마트폰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새 기능을 제공하듯, 사용자들도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연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