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구조조정 새판 짜자/②-1 생존의 해법]국적선사 이용비율↑ → 선박수요↑ → 신규건조

정부가 ‘해운-조선 상생협의체’를 꾸리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 국내 수출입기업의 국적선사 이용비율을 10~20%포인트 이상으로 끌어 올리고 운송물량 증가로 발생하는 선박 발주수요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1일 “구조조정 중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정상화되는 때를 대비해 해운업과 조선업이 상생할 수 있는 협의체 구성 등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중장기적으로 국내기업의 컨테이너선 국적선사 이용비율을 현행 20%에서 40%이상으로 끌어올리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벌크선을 이용하는 제철소, 에너지공기업 등의 국적선사 이용비율도 10~20%포인트 높이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철강분야의 국적선사 이용비율은 70%, 에너지공기업이 이용하는 벌크선, LNG선의 국적선사 이용비율은 80% 수준이다. 국적선사 이용비율이 올라가면 선박수요가 높아지고 결국 신규건조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대형화주와 선사간의 협의의 장을 마련해 대형화주는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국적선사를 이용하는 대신 해운사에게 장기계약을 맺어주는 방식으로 양측이 적절한 타협점을 찾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가 직접 개입할 경우 통상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직접 지원금을 주거나 인센티브를 제공하지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남동발전 등 5개 발전자회사 등의 에너지공기업(화주)이 직접 선박 발주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에너지공기업이 해운사와 함께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신조선을 발주하는 식이다.
화주가 15~20년 장기계약을 맺고 운임료 등을 보장해주면 해운사는 이를 담보로 배를 새로 건조, 운영하게 된다.
과거에도 이같은 방식으로 운영된 사례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운임단가를 낮추기위해 대다수의 화주가 경쟁입찰방식으로 운송계약을 맺어왔다.
단기대책으로는 해운사의 채무비율이 400% 이하로 떨어지면 12억달러 규모의 선박펀드를 통해 대형 컨테이너선 10척을 발주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시장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면 선박펀드의 규모는 더 늘릴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독자들의 PICK!
중소형 조선소를 위한 대책으로는 재정을 투입해 관공선, 군함 등의 발주시기를 앞당기는 방안도 들여다 보고 있다.
일차적인 관건은 세계경기 회복이다. 무엇보다도 세계적으로 경기가 침체 돼 있어 컨테이너선의 국적선사 이용비율을 끌어 올려도 세계 경기의 회복이 없다면 배가 남아돌기 때문에 신규발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에너지공기업이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발주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도 공기업 부채가 높아지는 등 리스크가 있어 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당장 해운과 조선이 시너지를 내도록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 관점에서 해운과 조선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