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부터 시작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첫 중국 방문은 여러 가지 의미를 지녔다.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달라진 중국이 오바마의 방중을 통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G2 위상을 굳힐 것인지가 우선적인 관심사다.
중국의 G2 자격을 놓고는 아직 이견이 분분하다. 미국의 위상 약화를 공공연히 펼쳐온 폴 크루그먼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비록 중국이 조만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번째 경제대국으로 올라서더라도 국내총생산(GDP) 규모면에서 미국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1인당 국민소득도 아직 3300달러로 강대국 지위와는 한참 거리가 멀다고 일축한다.
하지만 이들도 한 분야에 이르러서는 말문을 닫는다. 바로 돈 문제다. 이번 오바마 방중 역시 최대 현안은 환율 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높은 실업과 내수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은 수출 강화와 대중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위안화 절상이 절실한 상황이다. 위안화 가치를 올려야 미국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대미 수출이 줄어 미 중간 ‘불균형’이 해소될 수 있다는 게 미국의 주장이다. 더 나아가 미국은 금융위기의 발발도 위안화를 비롯한 아시아국 통화의 저평가로 인한 글로벌 임밸런스에 의해 초래돼 이의 시정(리밸런싱)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이 내세우는 당위도 현실 앞에서는 무력해 보이기만 한다. 어쨌든 지금 빚더미에 올라 앉아 있는 건 미국이기 때문이다. 12일 발표된 미국 10월 재정적자는 1763억6000만 달러를 기록, 역대 월 적자 중 5번째로 심각한 재정적자 규모를 보였다. 중국이 미국 국채의 최대 구매자란 점도 엄연한 현실이다. 경기부양을 위해 막대한 양의 국채를 발행한 미국 입장에선 국채를 소화해 줄 대상이 필요하다. 중국이 보유한 미 국채 규모는 지난 7월 기준 8000억 달러다.
미국과 국제사회가 가하는 압박 여론에 중국은 되려 달러가치 관리나 잘하라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빚진 쪽은 미국이고, 채권자는 중국이다. 오바마의 방중을 앞두고 다시 한 번 불거진 위안화 절상가능성에 대한 논쟁은 논리보다 강력한 현실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