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통보안' 블랙베리, 판도라의 상자 열리나

'철통보안' 블랙베리, 판도라의 상자 열리나

송선옥 기자
2010.08.11 16:11

사우디와 '감시목적' 암호공유… "UAE 등 공유요구 거세질 듯"

리서치인모션(RIM)이 사우디 아라비아 당국에 블랙베리 메신저를 감시할 수 있는 사용자 코드를 제공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의 서비스 금지를 막기 위한 조치이지만 소비자 신뢰 면에서는 한발 후퇴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중동, 아시아 일부 국가들의 사용자 코드 공유 논란도 불거질 전망이다.

1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RIM이 개별 블랙베리가 등록한 핀(PIN) 번호와 코드를 사우디 아라비아와 공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핀 번호와 코드를 알면 메신저나 문자가 암호화됐을 지라도 이를 읽을 수 있다.

이 관계자는 “RIM이 메신저의 주 서버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사우디 아라비아에 주는데 합의했다”며 “하지만 이는 사우디의 블랙베리 사용자에 대해서만 한정된다”고 말했다.

RIM은 고객의 사생활 보호 요청에도 불구하고 사우디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의 블랙베리 사용 인구는 70만명으로 사우디는 중동 지역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판도라의 상자 열리나=블랙베리는 ‘엔드 투 엔드(End to end)’라는 보안기능을 사용하는 데 이것이 아랍 에미레이트(UAE) 쿠웨이트 인도 등에서 문제시 됐다. 블랙베리의 라이벌사인 노키아 애플은 각국의 이동 통신회사 서버를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하지만 RIM은 캐나다와 영국에 자체 서버를 두고 여기에서 데이터를 암호화해 재전송하기 때문이다.

중동 국가들은 국가나 기업의 비밀이 이같이 암호화, 전송돼 국가보안을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 왔다. 더군다나 젊은이들이 블랙베리의 암호화를 이용해 성적 정치적 사회적 농담을 주고 받는다며 “악마와 거리의 바람둥이를 양산했다”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가 RIM의 사용자 코드를 공유한다면 다른 나라의 요구 움직임도 무시하지 못할 전망이다. 서비스 중단 등을 빌미로 RIM을 압박한다면 애플로부터 치열한 추격을 받고 있는 RIM으로서는 수세에 몰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우디의 코드 공유 합의를 언급했던 CIBC월드 마켓의 토드 커플랜드는 “무슨 일이 발생하든지간에 다른 국가들도 비슷한 방법으로 이 같은 합의를 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獨도 공무원 사용금지령=RIM이 사우디의 대형 통신사 3곳에 서버를 세우는데 합의했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데이터 전송 서버 자체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사우디텔레콤 등 3사와 사우디 정보통신위원회는 이와 관련한 언급을 거절한 상태다.

RIM도 중동에서 서비스 차단 움직임이 시작된 이후 묵묵부답이다.

마이클 라자리디스 RIM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블랙베리의 메시지를 제한하는 것은 회사와 고객의 관계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타협하지 않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한편 독일 정부는 지난 9일 사이버 공격이 급증하고 공직사회에서 스마트폰의 보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공무원들의 블랙베리 아이폰 사용을 금지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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