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銀 '불편한 진실'..주가휘청, 금·엔은 신기록

유럽銀 '불편한 진실'..주가휘청, 금·엔은 신기록

뉴욕=강호병특파원, 김성휘기자
2010.09.08 04:49

(상보)금값 사상최고, 엔화 달러대비 15년 최고치 경신

91개 유럽은행을 대상으로 이뤄진 스트레스 테스트가 '부실' 테스트였다는 '불편한 진실'이 드러나며 7일(현지시간)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유럽증시에 이어 뉴욕증시가 휘청거렸고 금·달러·엔·美국채 등 안전자산이 일제히 랠리했다. 금값 사상최고치를 경신했고,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15년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시작할 때 부터 부실하다는 지적이 있었을 정도로 통과의례로 치부된 이슈였으나 다시 진실이 거론되면서 시장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날 금값은 사상최고치로 올랐다. 12월물 금선물가격은 온스당 8달러2센트, 0.7%오른 1259.3달러로 정규거래를 마쳤다. 이는 6월18일 종가 온스당 1258.3달러를 경신한 것이다.

외환시장에선 유럽통화가 죽을 쒔다. 유로/달러환율은 오후 2시44분 현재 유로당 0.0172달러, 1.34% 떨어진 1.2703에, 파운드/달러환율은 파운드당 0.0049달러, 0.32% 내린 1.5348에 머물고 있다.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서도 15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엔/달러환율은 장중 달러당 83.49엔까지 내려갔다. 오후 3시14분 현재 소폭 조정을 받아 엔/달러환율은 83.81엔에 머물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해 평균적 달러화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0.79포인트, 0.96% 오른 82.85를 기록중이다.

미국 국채값도 랠리했다. 이날 미국 10년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전거래일 대비 0.1%포인트 내린 연 2.61%를 나타냈다.

이에 비해 위험자산인 주가와 유가는 맥을 못췄다. 영국 FTSE 100지수는 0.58%, 독일 DAX지수는 0.60%, 프랑스 CAC40는 1.11% 내렸다. 이어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오후 2시32분 현재 0.74%, 76.9포인트 밀린 1만370.96에 머물고 있다. 아침부터 하락출발 한뒤 장중 상승전환 시도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0.77%, S&P500지수는 0.80% 하락중이다.

이날 금융주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JP모간 체이스는 1.94%, 영국 바클레이즈는 5.50%,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26%, KBW뱅크지수는 2.83% 하락중이다.

WTI경질유 10월물 선물값은 배럴당 전날대비 1.17달러, 1.2% 내린 73.3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기사를 통해 스트레스 테스트에 참여한 은행들이 일부 자산을 숨기거나 숏(매도) 포지션의 국채를 같이 계산해 리스크 규모를 의도적으로 축소시켰다고 보도했다.

고객과의 환매조건부 매매에 쓰이는 국채를 제외한 은행이 있는가 하면 또 다른 그룹은 보험사 등 다른 자회사가 보유한 국채규모를 제외한 곳도 있다.

가령 영국 바클레이즈의 경우 기업 및 정부고객과의 단기거래 목적(환매조건부 채권매매 등) 으로 보유한 국채를 보고에서 제외했다. 일상적 거래 때문에 보유잔액이 매일매일 바뀐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이유로 바클레이즈는 이탈리아 국채보유에서 47억 유로어치를 제외, 신고한 이탈리아 국채 보유액은 7억8700만 유로에 그쳤다. 같은 이유로 스페인 국채 보유액도 실제보다 16억 유로 적은 44억 유로라고 보고했다. 바클레이즈가 공시한 상반기 대차대조표에는 스트레스 테스트 당시 유럽금융당국에 보고한 것보다 훨씬 많은 유럽국가 채권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바클레이즈는 유럽은행감독위윈회(CEBS)가 제시한 공시기준에 충실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처음부터 CEBS가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느슨하고 엉성한 것이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또 어떤 은행은 숏포지션을 포함시키면서도 노출 총량이 아닌 '순(net)' 익스포저임을 분명히 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위험을 축소보고 했다. 가령 1억 달러 어치의 그리스 국채와 매도포지션 25만 달러를 같이 갖고 있으면 양자를 차감한 '순' 익스포저는 75만달러다. 문제는 마치 75만달러가 총 위험인 것처럼 보고됐다는 것이다.

이 자체는 잘못된 것이 아니지만 은행들이 그같이 계산했다는 것을 공시하지 않았다. 이는 전체 노출 계산이 잘못되거나 노출 규모가 작은 것으로 착각토록 하는 것이다.

아울러 프랑스 그룹 크레디트 아그리콜은 국채 보유량을 신고하면서도 보험 자회사가 보유한 부분은 제외했다. 크레디트 아그리콜 역시 감독당국의 지도에 따랐다고 답했다.

한편 영국 로열뱅크오브 스코틀랜드(RBS) 한 이코노미스트 추산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기준 프랑스 은행들은 스페인 국채를 총 347억유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돼 있으나 스트레스 테스트때 보고된 것은 66억유로에 불과하다.

마찬가지로 프랑스 은행들이 보유한 BIS 기준 그리스 국채와 포르투갈 국채는 각각 200억유로, 151억유로이나 스트레스 테스트때 보고된 것은 116억유로, 49억유로다.

앨러스태어 라이언 UBS 애널리스트는 "대부분의 은행들이 통과한 스트레스 테스트는 (은행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만 달성한 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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