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미 '동병상련'

[기자수첩]한미 '동병상련'

송선옥 기자
2010.12.08 15:03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공화당과 타협한 감세 연장안에 대해 설명을 마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통상적인 인삿말로 서둘러 기자회견을 마쳤다. 어떤 감정이나 수사라고는 실리지 않은 무미건조함만이 흘렀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부시 감세안’으로 불리는 공화당의 부유층 감세안을 받아들인 일은 차기 대선 출마를 위협할 정도의 도박이기 때문이다.

 당장 민주당 안팎에서 재정적자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맹비난이 터져나왔다. 충실한 지원군이던 진보단체 무브온도 '절대적 재앙'이라며 등을 돌렸다.

 부자감세는 미국을 둘로 나눴다. 앞서 세계적 갑부인 워런 버핏도 "부자의 세금 인하로 소비가 늘어나면 나머지 계층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낙수효과'가 지난 10년간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부자감세 폐지를 지지할 정도로 부유층 내부에서도 부자감세 폐지는 받아 들일만한 사안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부자의 지갑을 열어야 경제가 산다는 논리도 만만치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는 "후보시절부터 중산층에 대해서만 감세를 연장해야 된다고 생각했다"면서도 "미국인 근로가정이 정쟁의 희생양이 돼서는 안된다고 판단해 결심했다"고 둘러댔다.

그의 뒤에는 1조달러가 넘는 재정적자가 버티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끊임없는 돈 펌프질에도 불구하고 경기 윗목은 아직 냉랭하다.

 앞에는 내년 1월1일 시작되는 여소야대정국이 버티고 있다. 야당과의 타협 없이는 미 경제가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다. 그나마 장기 실업자에 대한 실업수당 연장을 관철시킨 것이 작은 성과다. 하지만 민주당내 반발로 오바마 대통령의 앞날도 불투명하다.

 한국은 부자감세 논쟁 끝에 결국 내년으로 결론을 미뤘다. 감세시점이 2012년이라는 배경도 있지만 4대강 예산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 등과 함께 경제문제가 정치 쟁점화된 탓이다.

 새벽 출근길에 집어든 신문에 국회사진이 또 실렸다. 어김없이 답답한 풍경이다. 정치적 이익 아닌 경제적 이익을 기대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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