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야후 스토리' 그리고 네이버

[기자수첩]'야후 스토리' 그리고 네이버

조철희 기자
2011.02.17 06:58

'쇠락하는 제국'. 한때 세계 최고의 인터넷 기업이었던 야후를 뉴욕타임스는 지금 이렇게 부른다. 국내에 인터넷이 들어왔을 때 세상으로 향하는 문은 야후를 통해 열렸다. '포털' 하면 야후였다. 그러나 10여 년 후. '야후' 하면 혁신에 실패한 기업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IT 붐을 이끌었던 야후는 이제 성장이 다한 닷컴기업, 네티즌들의 방문이 줄어드는 사이트, 주가가 오르지 않는 종목이 돼 버렸다. 한때 혁신을 주도했지만 이젠 경쟁기업들의 혁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너무 오랫동안 과거의 명성에만 기대 살았다.

야후의 쇠퇴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스포츠 웹사이트 '야후스포츠'는 아직 동종 사이트 중 최대 방문객을 보유하고 있지만 성장세는 멈췄다. 야후는 명성과 규모를 믿었다. 그래서 기존 내용과 방식을 재탕했다. 그러나 결국 혁신 없이는 성공할 수 없었다. 구글에 뒤처진 지는 이미 오래, 선도적 블로그 허핑턴포스트를 인수한 아메리칸온라인(AOL)에도 밀리고 있다는 평이다.

이런 야후의 '스토리'는 한국의 대표적 인터넷 기업엔에이치엔(214,000원 ▼3,500 -1.61%)(NHN) 앞에 파노라마처럼 비치는 전사(前史)일 수 있다. 과거 국내에서 야후의 자리를 빼앗은 것도 네이버를 만든 NHN. 야후처럼 10여 년 간 고속질주하던 NHN이 최근 성장세가 멈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행성 게임 매출 감소와 해외진출 부진이 요인이라지만 무엇보다 혁신이 없다는 게 문제다.

'지식인' 같은 창의적 콘텐츠를 내놓은 것도 오래 전 일이다. 글로벌 시장에선 이미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모바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발도 못붙이고 있다. 게다가 이제는 대기업 '답게' 벤처 정신도 잃어버렸다는 지적이다. 여러 면에서 야후와 닮았다.

최근 야후는 마지막 승부수로 이용자 맞춤형 콘텐츠 서비스 '데드아이'의 출시 계획을 밝혔다. 이용자들이 뉴스나 소셜미디어 등 콘텐츠를 직접 편집해 이용하는 애플리케이션 형태의 모바일 뉴스 서비스란다. 그러나 이미 인터넷 뉴스사이트에서 하던 것의 재탕이다. 그나마 다른 업체들보다도 늦은 진출이다.

NYT는 야후가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 '밴드웨건'(편승)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망도 계속 회의적이라고 했다. 투자자들도 같은 생각인 듯하다. 야후 주가는 계속 바닥이다. 주가 흐름마저 야후와 비슷한 NHN이 아무쪼록 야후를 '밴드웨건'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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