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의 함정 벗어난 中, 중등소득국가함정 극복할까

빈곤의 함정 벗어난 中, 중등소득국가함정 극복할까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2011.07.25 10:11

[차이나 워치]인민일보 “중등소득함정” 정식으로 거론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40조위안(6800조원)을 넘어 세계 2대 경제대국의 자리를 확실히 굳힌 중국. 1인당 GDP도 4600달러에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이미 중등소득국가에 진입했다.

하지만 높은 성장 뒤에는 소득불평등의 심화, 갈등 고조, 지속성장 가능성에 대한 우려 등이 함께 하고 있다. ‘빈곤의 함정’에서 벗어난 중국 앞에는 이제 ‘중등소득의 함정’의 함정이란 도전이 놓여 있다.

중등소득의 함정이란 1인당 GDP가 3000~1만달러에 도달한 국가가 경제성장 속도의 하락, 사회질서의 붕괴, 심리균형의 상실 등에 빠져 다시 발전도상국으로 후퇴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중국은 과연 12차5개년경제발전계획(2011~2015년)을 통해 남미 국가들이 빠졌던 중등소득의 함정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중국의 인민일보는 25일 “중국은 중등소득의 함정을 극복할 수 있는가”라는 장편의 논평을 통해 이례적으로 중등소득의 함정에 빠질 위험을 정면으로 거론해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이 직면한 경제적 위험요소

중국은 현재 임금을 비롯한 요소비용의 상승과 투자효율의 하락 등에 따른 비교우위가 약화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어 지금까지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경제발전모델을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중국은 1978년 이후 개혁개방정책을 통해 국제분업 구조에 편입함으로써 고도성장을 구가했다. 싸고 풍부한 노동력과 광활한 토지 등을 이점을 내세워 외국자본을 적극 유치해 국제시장을 겨냥한 가공수출산업을 육성한 덕분이었다. 하지만 30년 이상 지속된 고도성장 과정에서 이런 비교우위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불릴 정도로 제조업이 크지만 경쟁력은 여전히 강하지 않은 실정이다. 미국 포브스지가 발표한 2001년 세계 500대 기업에 중국 기업이 61개나 포함됐지만, 대부분 제조업이다. 공장이 크고 근로자도 많지만, 연구개발 기술 특허 브랜드 고부가가치 서비스 등은 여전히 취약하다.

이런 상황에서 무한정으로 공급될 것 같던 근로자도 ‘루이스 변곡점’을 지나면서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작년부터 ‘용꽁황(用工荒)’이라는 말이 유행어가 될 정도로 근로자 구하기가 쉽지 않게 됐으며, 최저임금은 해마다 15~20%씩 상승하고 있다.

또 환경관련 제약도 많아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세계 GDP의 9.5%를 차지했지만 석탄과 원유 등 1차에너지 소비량은 32억5000만t으로 미국의 3배, 일본의 5배나 됐다. 전기 철강 비철금속 등 8개 산업의 단위당 평균 소비효율은 선진국 평균의 47%에 불과하다. 환경을 보호하면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선 그만큼 많은 비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소비비중이 낮다는 것은 치명적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중국의 투자율은 36.5%에서 48.6%로 높아진 반면 소비율은 61.4%에서 47.4%로 낮아졌다. 특히 민간소비율은 45.3%에서 33.8%로 떨어져 선진국의 70%는 물론 브라질이나 인도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중국은 12차5개년 계획 중에 내수를 확대하겠다는 정책을 확실히 하고 있으나, 내수를 확대하려면 근로자 임금이 상승돼야 하는데, 그것은 경쟁력을 낮추는 요인이어서 쉽지 않은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사회적 위험 요소도 만만치 않아

중등소득의 함정에 빠지는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는 사회발전이 경제발전에 미치지 못해 사회의 조화와 균형이 깨지는 것이다. 중등소득국가에 진입한 뒤 취업 주택 사회보장 등의 문제가 불거지고 불만이 싸이면서 점차 함정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이중 가장 시급한 게 소득분배의 개선이다. 중등소득의 함정에 빠졌던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은 1990년대에 지니계수가 0.6까지 올랐고(지니계수는 숫자가 적을수록 소득분배가 좋은 것임) 상위 1%가 전체 부의 50%를 차지한 반면 하위 20%의 부는 고작 2.5%에 불과했다.

중국의 지니계수도 2000년에 0.4로 위험수준을 넘어선 뒤 2006년에 0.49까지 올랐다. 그 뒤부터 지니계수 자체를 발표하지 않고 있는데, 0.5를 넘어선 것이 거의 확실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계층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물론 지역간 격차도 심해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일부 대도시는 주택값 급등, 취업난, 교육 양로 건강보험난, 실품안전 등 이른바 ‘도시병’을 심하게 앓고 있다. 반면 지방의 농촌 지역은 여전히 저소득에 시달리는 양극화의 고통이 심해지고 있다.

서유럽과 북유럽 등에선 정부 재정의 50% 정도를 사회보장 및 복지에 지출하고 미국도 30%를 지출한다. 하지만 중국은 고작 15%만 사회보장에 쓸 뿐이다.

중국엔 중산층이 23%에 불과하다. 선진국의 70%의 절반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사회 안정 역할을 하는 중산층이 형성돼 있지 못하다 보니 사회불안 요인이 발생했을 때 흡수할 완충계층이 없어 곧바로 사회불안으로 연결될 위험이 높다.

인민일보는 중국이 중등소득의 함정을 극복하려면 이같은 함정의 위험을 직시하고, 위험을 회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대응해서 중국의 경제발전 모델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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