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기업들이 최근 멈출줄 모르는 엔고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는 엔고 외에도 일본 기업들은 40%에 달하는 법인세율 인하가 무기한 연기돼 또 다른 좌절에 빠졌다. 대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부흥재원 마련이 일본 정부의 급선무로 등장하면서 법인세율을 낮추려던 계획은 전면 중지된 상태다.
자유무역협정(FTA) 지연도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일본 무역총액에서 차지하는 FTA 대상국의 비율은 16% 수준으로 한국의 36%, 미국 30%, 유럽연합(EU) 30%, 중국 22%보다 낮다.
전력 부족도 일본 기업들의 고민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일부 원전 가동이 중지되면서 도쿄전력과 토호쿠전력은 관할 지역 내에서 전력 수요를 15% 줄일 것을 의무화했다. 원전을 화력발전으로 대체하면서 기업들의 연료비용도 3조엔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엔고와 높은 법인세율, 지지부진한 FTA, 전력난 등 4가지 부담 외에도 일본 기업들은 탄소배출량 규제, 노동규제 완화 논의 연기, 고질적인 정치적 교착 상태 등으로 총 7가지의 일본내 문제를 짊어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까지 커지면서 일본 기업들은 안팎으로 '8중고'를 겪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일본의 신용조사업체인 뱅크가 1만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달초 발표한 조사결과도 일본 기업들이 직면한 암담한 현실을 보여준다. 조사 대상 기업 중 75.6%에 달하는 8421개사는 지금 이 상태로 가다가는 일본내 산업공동화가 우려된다고 답했다. 기업의 해외 유출 이유로는 엔고(49.2%), 고임금(39.5%), 전력문제(37.95%) 등을 지적했다.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는 일본 경제는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강하기로 이름난 일본 기업마저 '8중고'로 신음하자 더욱 회생의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일본이 경험하고 있는 현재의 위기는 국가경쟁력과 기업경쟁력이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는 사례다. 이웃나라 일본을 반면교사 삼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