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버냉키 차례다..재정이어 다시 통화정책

이젠 버냉키 차례다..재정이어 다시 통화정책

송선옥 기자
2011.09.0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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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 21일 9월 FOMC를 지켜보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달 26일 연준의 잭슨홀 연례 심포지엄에서 "장기적으로 견고한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정책 대부분은 연준의 권한 밖에 있다"며 의회와 백악관이 재정정책에 나설 것을 에둘러 촉구했다.

이에 화답하듯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급여세 감면과 인프라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골자로 하는 447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일자리 법안(American Jobs Act)`을 발표했다.

공화당의 협조를 얻어 원안이 손상되지 않고 의회를 통과할지는 미지수이지만, 이제 시장의 관심은 연준에 쏠리고 있다. `경기부양의 수레`가 잘 굴러가기 위해선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잘 맞물려야 하기 때문이다.

마침 버냉키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9월 하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기간이 하루에서 이틀로 늘어날 것이라고 언급, 연준이 뭔가를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하루 전 미네소타 경제클럽에서 연단에 올랐지만, 잭슨홀 때와 마찬가지로 추가적인 지원책에 대한 힌트를 내놓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고용 증대 방안`에 쏠리는 관심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려는 배려일 수 있다.

그러나 오바마의 연설 직후 뉴욕증시의 지수 선물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시장은 오바마 보다는 버냉키의 입에 더 주목하고 있다. 사실 오바마의 `고용방안`은 예상보다 금액이 커졌다 뿐이지, 대부분의 내용은 충분이 예측됐다.

버냉키는 미네소타 경제클럽 연설에서 추가 지원책에 대한 단서를 철저히 감췄지만, 미국 경제 현황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견해를 피력했다. 특히 버냉키는 미국경제가 `과도기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종전 입장에서 벗어나, 미국 경제의 문제가 일시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피력했다.

버냉키는 "리세션 회복세가 당초 희망했던 것보다 훨씬 강하지 않다"며 "입수된 데이터를 보면 (일시적 요인도 있지만) 다른 좀 더 지속적인 변수들도 경제회복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9월 FOMC에서 경제전망을 더 낮출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이에 앞서 연준은 지난 8월 FOMC에서 제로수준(0~0.25%)인 기준금리를 2013년 중반까지 고수하기로 결정해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금리정책의 유연성을 연준 스스로 묶어버린, 극히 예외적인 조치였기 때문이다.

연준은 원래 오는 20일 하루로 예정되었던 9월 FOMC 회의 기간을 20~21일 이틀간으로 늘렸다. 이는 연준이 가용한 수단을 충분히 논의하겠다는 의미이지만, 8월 FOMC에 버금가는 무언가를 내놓기 위한 준비로 볼 수도 있다. 버냉키가 최근 말을 아끼고 있는 것도 9월 FOMC를 염두에 뒀기 때문인지 모른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9월 FOMC 정례회의에서는 3차 양적완화와 더불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 `초과 지준금 이자율` 인하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중 양적완화는 연준이 돈을 찍어 장기 국채를 사들이는 조치를 의미한다. 장기 국채 매입을 통해 시중의 장기 금리를 하향 안정화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그러나 양적완화는 통화량을 늘린다. 이미 2차례의 양적완화로 연준의 자산이 2조8000억 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연준 내부에서는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추가 조치에 나선다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우선일 것으로 점친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장기 채권을 사들여 시중 장기 금리의 하향 안정화를 꾀한다는 점에서 양적완화와 목표는 같지만, 장기채를 사는 동시에 단기채를 팔기 때문에, 통화량이나 연준 자산규모를 늘리지 않는다.

즉, 연준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선택한다면, 현재 대차대조표상 2조8000억 달러에 달하는 연준 자산 규모에는 변화가 없는 대신, 연준 보유 채권의 만기만 늘어나게 된다.

마침 연준이 지난 8월 FOMC에서 향후 최소 2년간 제로금리 수준의 저금리를 약속한 까닭에, 연준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통해 단기 채권을 쏟아내더라도 단기금리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반면, 장기채 매입으로 시중 금리의 하향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연준 자산의 포트폴리오상 위험을 늘리게 된다. 연준의 바람대로 미국 경제가 나중에 개선되면, 국채 수익률은 필연적으로 상승(국채 가격 하락)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연준이 자산을 매각하면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연준이 `양적완화`는 물론이고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쉽게 결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의 4470억 달러의 재정정책이 제시된 만큼, 연준은 어떤 방식으로든 경기 부양적 통화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연준은 이외에도 시중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초과 지준금에 붙는 이자율을 낮추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 초과 지준금은 쉽게 말해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맡긴 예금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자율이 떨어지면, 은행은 여윳돈을 중앙은행에 맡기지 않고 어떻게든 시장에서 굴릴 수밖에 없게 된다.

연준 내부 매파의 저항이 그 어느 때보다 심한 가운데 버냉키가 어떠한 대응책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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