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12% 하락...마이크론 13%↓·퀄컴 8%↓
"레버리지 ETF 매도세 겹치며 글로벌 폭풍으로...나비효과"

삼성전자(340,500원 ▲30,500 +9.84%), SK하이닉스(2,580,000원 ▲25,000 +0.98%) 등 코스피 대장주 하락을 계기로 세계 주식시장에서 반도체·기술주가 일제히 급락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 주요 외신들은 올해 초부터 급등했던 코스피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구조와 겹쳐 매도세가 증폭됐고 인공지능(AI) 버블 공포감을 자극한 게 도화선이 됐다고 분석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의 AI발 급락장이 2900억달러 규모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대한 우려를 되살렸다"며 한국 증시 조정이 미국과 유럽, 일본 기술주 매도세로 확산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모두 하락하며 7.6% 떨어졌다. 특히 마이크론은 연초부터 주가가 4.2배 상승했으나 이날 13%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퀄컴(-8.0%), 인텔(-6.1%), AMD(-6.0%)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도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엔비디아(-3.6%)와 테슬라(-5.7%) 등 대형 기술주에서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이에 따라 나스닥 지수는 2.21%, S&P 500 지수는 1.44% 하락했다.
일본과 유럽도 예외가 아니었다. 닛케이225지수는 전날 대비 2565엔(4%) 하락했고,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ASML은 6% 떨어졌다. 금융정보제공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주의 시가총액은 23일 전일 대비 1조500억달러 가량 감소했다.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한국 증시를 발단으로 지목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나란히 12% 이상 급락하며 AI 거품 우려를 자극하자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 언론이 AI 성장 둔화를 시사하는 보도를 내면서 하락세를 촉발했다"며 SK하이닉스가 범용 메모리에서 최첨단 메모리 'HBM4'로의 생산 라인 전환을 일부 늦추고 있다는 보도를 언급했다.
한국의 반도체 레버리지 ETF 구조가 하락폭을 증폭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노무라시큐리티즈인터내셔널의 찰리 맥엘리곳 크로스에셋 전략 총괄은 "레버리지 ETF라는 시장 구조가 결합되면서 작은 충격이 글로벌 폭풍으로 확대됐다"며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서 허리케인이 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기술주가 AI 기대감에 단기간 급등한 상황에서 'FOMO(소외 공포)' 심리까지 겹쳐 있었던 만큼 작은 변수에도 큰 변동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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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코스피를 작은 블록을 쌓아올리는 '젠가'에 빗대며 "올해 들어 90% 이상 상승한 만큼,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바람이 불면 투자자는 물론 거래 알고리즘까지 매도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제임스 라일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변동성은 과도한 거품의 증거이며, 상승세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다만 뉴욕 증시 조정이 일시적인 숨고르기에 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존스트레이딩 인스티튜셔널 서비스의 마이클 오루크 수석 시장 전략가는 "나스닥 100 지수가 3월 말 이후 30% 이상 상승한 데다, 과거 조정 이후 매수세가 유입된 사례를 고려하면 이번 하락은 단기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닛케이도 이날 급락이 AI 수요 둔화 우려와 차익 실현 매물이 겹친 결과라면서도 반도체 업종 전반의 성장 기대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