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올 초부터 시작된 민주화 바람은 이집트와 리비아를 거쳐 예멘으로 옮겨 붙으며 금방이라도 중동 전역을 뒤흔들 태세였다.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권력이양 계획안에 공식 서명하면서 33년 장기집권의 종지부를 찍었다.
하지만 진정한 아랍의 봄은 아직도 요원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집트는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의 빈 자리를 노리는 군부의 득세로 인한 유혈 충돌로 오는 28일로 예정된 총선마저 연기될 우려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리아 정부 역시 제재를 검토 중인 아랍연맹(AL) 회의를 하루 앞두고 대규모 시위대와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무고한 희생자가 속출했다.
◇군부 퇴진 이집트 시위 닷새째...28일 총선 미뤄지나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 또 다시 시위대 수 만명이 운집해 무바라크 정권의 뒤이어 등장한 군부의 조속한 퇴진을 촉구했다.
지난 19일 시작된 대규모 시위는 닷새째 접어들면서 더욱 격화됐다. 전투 경찰은 시위대 해산을 위해 최루탄을 발포했고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집트 보건 당국은 이번 시위로 최소 32명이 사망했고 20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재 과도정부의 핵심 권력기관인 내무부 건물 인근에서도 총소리가 들렸고 타흐리르 광장 인근에 마련된 임시병동에는 4명의시민이 총상과 질식으로 사망했다. 한 시민에 따르면 경찰이 최루탄을 발포한 직후 타흐리르 광장 인근건물 옥상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다.
통신에 따르면 타흐리르 광장에 총성이 반복적으로 들렸으며 화염병이 여기 저기서 날아 다녔고 전경이 발포한 최루탄으로 시위대는 기침을 하며 도로 가장자리로 물러났다.
이집트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와 수에즈 운하 인근 항구도시 포트사이드에서도 수 천명 시위대가 군부의 과잉진압을 규탄하며 거리로 뛰쳐 나왔다. 이들은 군부가 폭력배를 고용해 시민들을 억압하고 있으며 정치적 시위를 무지에 의해 공공시설을 훼손하거나 약탈하는 일종의 '반달리즘'으로 비하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아랍권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이날 만소르 엘-에사위 내무 장관은 시위가 날로 격화하면서 28일로 예정된 총선을 연기할 것을 최고군사위원회에 요청했다.
◇시리아 유혈진압 지속...탱크까지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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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랍연맹(AL)마저 등을 돌린 시리아에서도 유혈 진압이 지속되면서 4명의 무고한 시민이 죽음을 맞이했다고 AFP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시리아 인권감시단에 따르면 중부 하마에서 발생한 시위대와 정부군 간 충돌로 2명이 사망했고 인근 도시 홈스에서도 2명이 숨을 거뒀다. 전날 시리아 정부군이 시위 진압에 탱크까지 동원하면서 어린이 6명을 포함해 최소 34명이 사망했다.
유엔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8개월 동안 이어진 시리아 정부군의 유혈 진압으로 지금까지 4000명에 가까운 민간인이 희생됐다.
사망자 수가 급증하면서 지난 2000년 집권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물론 이웃 국가의 모임인 아랍연맹도 시리아의 유혈 진압을 비난하며 회원자격을 정지시켰다.
프랑스의 알랭 쥐페 외무장관은 이날 "시리아를 떠나려는 시민의 탈출경로를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며 개입 가능성을 제기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30년간 집권한 아버지로부터 권력을 승계받아 11년째 집권하고 있다. 아사드 대통령은 지난 19일 영국 선데이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시위대와의 충돌은 계속될 것"이라며 "시리아는 민주화 시위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강경 진압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