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에 이어 "김 용 총장, 경제분야 전문성 결여" 비판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된 김 용(미국명 짐 용 킴·52) 다트머스대 총장이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유력 경제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김 총장의 자질을 두고 비판적인 기사를 게재하면서다.
버락 오바마 정부가 김 총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내 유수 언론이 김 총장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WSJ는 8일(현지시간) "연간 수백 억 달러를 굴리는 세계은행(WB)의 총재 후보에 오른 김 총장은 불과 3년 전 다트머스대 총장이 되기 전까진 '헤지펀드가 뭔지도' 몰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김 총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학교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틀간 금융 관련 '특별과외'를 받았다.
WSJ는 김 총장이 세계은행 총재가 될 경우 지난 전임자들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최근 20년 간 김 총장의 논문을 직접 살펴본 결과 "그는 빈곤 국가들에게 선진국들이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강조해왔지만 정작 글로벌 은행들의 금융 및 경제 관련 우려에 대해선 거의 경험이 없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의학자 출신인 김 총장의 지금까지 업적은 대부분 보건복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WSJ는 "김 총장은 개발 관련 이슈에 대해서도 늘 헬스케어의 맥락에서 '부자인 정부들이 빈곤 국가에 충분한 돈을 토해내지 않는다'고 불만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김 총장이 지난 달 후보로 지명된 뒤부터 '일종의 반란'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전 세계 개발주의자들과 정부 관료, 언론 단체들의 가운데 많은 이들이 "다른 두 후보인 응고지 오콘조-르웨알라 나이지리아 재무장관과 조세 안토니오 오캄포 전 콜롬비아 재무장관이 세계은행 총재가 되기에 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WSJ는 김 총장과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미 정부 측에서 "김 총장이 '경청 투어'(listening tour)를 마쳐야 한다"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지난 달 27일부터 이달 9일까지 11일 간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 등 11개국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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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이사회는 9일부터 세 명의 후보자들과 면접을 시작했다. 김 총장을 수요일에 면접이 예정돼 있다. 오는 4월 21일 국제통화기금(IMF)과 연례 반기 회의 때 최종 총재를 결정한다.
이 같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는 김 총장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 관례적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럽이, 세계은행은 미국 정부가 지명한 후보가 총재로 임명돼 왔다.
앞서 지난 달 26일에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김 총장의 지난 2000년 저서 '성장 지상주의'(Dying for Growth)의 내용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이 책은 신자유주의와 기업 위주의 성장으로 빈곤 국가들이 더 힘들어졌다고 주장을 담고 있다"며 "보건 정책에만 과도하게 치우친 김 총장의 세계은행 총재로서의 자질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