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美 정치권, 두 번째 치킨게임 시작하나

[기자수첩]美 정치권, 두 번째 치킨게임 시작하나

권다희 기자
2013.01.02 14:40

지난해 연말엔 신문지상에 유달리 경제 전망이 없었다.

연말이 되면 으레 전 세계 경제·금융 전문지들이 증시·채권·원자재 등 시장 별로 내놓던 2013년 전망이 '불확실성'으로 인해 희귀해 진 것.

불확실성을 가중 시킨 가장 큰 요인은 아무래도 12월 31일을 데드라인으로 진행되던 미국 재정절벽 협상이 새해 직전까지 결론 나지 않았던 때문일 것이다.

재정절벽 협상이 어떤 형태로든 언젠가는 타결될 것이라 대부분의 시장참가자들이 믿어 왔지만, 어떤 모양일지, 타결시점이 언제일지는 여전히 단언하기 어려운 형국이었다.

그러던 재정협상안이 1일 오전 2시 상원을 통과한 데 이어 같은 날 밤 11시경 하원을 통과했다.

상원을 통과한 재정절벽 협상안이 하원을 통과할 수 있을 지 여부에 대한 불안감이 잠시 감돌았으나 하원은 상원에서 넘겨받은 재정절벽 합의안을 원안대로 표결에 부쳐 찬성 257대 167로 승인했다.

당장 미 의회 재정안 통과 소식이 전해지며 2일 아시아 시장에서는 안전자산 매도세와 위험자산 랠리가 이어졌다.

엔화 환율이 달러당 87엔대까지 상승(엔화 가치 하락)했고, 아시아 증시도 일본과 중국 증시가 휴장하긴 했지만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주요 증시가 일제히 급등했다. 유가와 구리 등 산업금속 가격도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날 통과된 안에는 정부의 자동 재정지출 삭감을 2개월 연장하는 안이 포함 돼 있다. 사실상 재정절벽을 2개월 미루었을 뿐인 셈이다.

불확실성을 그토록 싫어하는 시장은 일단은 환영의 신호를 보냈지만 2월까지 또 한 차례의 변동성에 마주할 가능성이 높다.

여러 면에서 한 발 '물러서 준' 공화당은 이번엔 오바마 정부에 메디케어 등 사회보장 프로그램 예산을 줄이라는 압박을 강화할 전망이다.

미 정치권은 이제 두 번째 '치킨게임'을 시작할 것이다. 16조4000억 달러인 미국 정부 부채 한도를 늘려 미 정부의 디폴트를 막으려면 의회는 2월 중순까지는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2011년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빚었던 상황과 유사한 시나리오가 올해 또 반복될 수 있다. 시장이 이번에도 2년 전처럼 미국의 '사정'에 자비로운 모습(당시 신용등급 강등에도 미 국채 가격이 얼마 후 상승함)을 보일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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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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