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는 21일(현지시간) 키프로스에 대한 우려 등 유럽발 악재로 반등 하루만에 다시 하락했다.
미국 경제지표는 호조세를 보였지만 키프로스를 둘러싼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또 다시 증시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90.24포인트, 0.62% 내린 1만4421.49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도 전날대비 12.91포인트, 0.83% 하락한 1545.80으로 마감됐다.
나스닥지수 역시 전날보다 31.59포인트, 0.97% 하락한 3222.60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양적완화 유지와 벤 버냉키 의장의 경기 부양 발언에 힘입어 상승했던 뉴욕 증시는 이날 키프로스 악재를 넘지 못하고 다시 주저앉았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25일까지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안에 합의하지 않으면 은행권에 대한 긴급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게 악재로 작용했다.
키프로스 구제금융 사태와 더불어 유럽에서 나온 지표 부진 소식도 매도세를 자극했다.
이날 발표된 경기 선행지수와 주택매매 등의 지표는 호조세를 나타냈으나 증시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주요 종목 가운데는 기술주가 약세를 주도했다. 오라클은 실적 부진으로 전날보다 9.69% 급락했고, 시스코시스템스는 투자전망 하향조정 여파로 3.83% 내렸다.
이에 반해 야후는 오펜하이머가 투자전망을 상향조정한 덕분에 3.46% 올랐다.
◇ ECB, 키프로스에 25일까지 '최후통첩'
유럽중앙은행(ECB)이 키프로스가 오는 25일(현지시간)까지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안에 합의하지 않으면 은행권에 대한 지원을 끊겠다는 최후통첩을 했다.
키프로스 은행권은 ECB의 긴급 유동성 지원(ELA)으로 간신히 연명하고 있다. 지원 중단은 곧 사형선고를 의미하며, 은행시스템 붕괴는 키프로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이탈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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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는 이날 낸 성명에서 "정책위원회가 키프로스 은행권에 대해 오는 25일까지만 ELA를 유지하기로 했다"며 "25일 이후에는 EU와 IMF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으로 키프로스 은행들의 지불능력이 담보돼야 ELA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키프로스 양대 은행인 키프로스 은행과 라이키 은행은 키프로스 중앙은행을 통해 ECB의 ELA를 제공받고 있는데, 이들 은행이 더 이상 지불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ECB가 ELA를 중단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는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지원 중단으로 키프로스 은행권이 붕괴하면 결국 키프로스가 유로존을 이탈해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키프로스는 170억유로(약 24조4600억원)가량의 구제금융을 필요로 하고 있다. EU와 IMF는 키프로스에 100억유로를 지원하는 대신 은행 예금에 세금을 물려 58억유로를 분담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키프로스 의회가 지난 19일 구제금융안을 끝내 거부, 키프로스 정부는 예금 과세분 58억유로를 마련하기 위한 '플랜B'를 마련했다.
◇ 미국 경제 지표는 '호조'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는 비교적 괜찮았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33만6000건으로 전주에 비해 2000건 늘었지만, 시장 전망치(34만건)보다는 적었다. 특히 추세를 반영하는 4주 이동 평균치는 2008년 2월 이후 5년여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주택 관련 지표도 호전됐다. 2월 기존주택 매매는 498만채(연율 기준)로 전월에 비해 0.8% 늘었다. 월가에서 예상한 500만채에는 못 미쳤지만, 2009년 11월 이후 3년여 만에 최대치다.
2월 경기선행지수는 0.5% 상승하며 기대를 웃돌았고, 3월 제조업 PMI 잠정치 역시 경기 확장세에 더 힘이 붙었음을 확인해줬다.
유럽 주요 증시, 하락 마감
유럽 주요 증시는 이날 키프로스 사태와 유로존 경제 지표 악화 여파로 하락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0.69% 하락한 6388.55를 기록했고, 프랑스 CAC40지수는 3774.85로 1.43% 내렸다. 독일 DAX30지수는 전날보다 0.87% 밀린 7932.51로 거래를 마쳤다.
주요 종목 가운데는 독일 화학업체 랑세스가 1분기 실적 전망 악화로 17개월래 최대인 6% 하락했다. 독일 소프트웨어업체 SAP는 오라클의 실적 부진 소식에 덩달아 2% 넘게 떨어졌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제조업지표가 뜻밖에 위축세로 돌아선 것도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마킷이코노믹스가 이날 발표한 독일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9로 전월의 50.3에서 1.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50.5를 밑도는 것이다. 지수가 50 아래이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유로존의 서비스 PMI는 2월 43.7에서 3월 41.9로 떨어졌고, 제조업 PMI는 2·3월 모두 43.9에 그쳤다. 이는 블룸버그가 취합한 전문가 전망치 44.0과 44.2를 모두 밑도는 것이다.
위톨드 바르케 PFA펜션 선임 투자전략가는 "유럽은 성장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오늘 나온 지표는 성장 전망이 더 나빠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로화는 이날 키프로스 우려와 유럽 경제 지표 부진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 전자거래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1.05달러 내린 배럴당 92.45달러에 체결됐다.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6.3달러, 0.4% 오른 온스당 1613.80달러로 체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