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키프로스 '여진'에 '하락'

[뉴욕마감]키프로스 '여진'에 '하락'

뉴욕=채원배 특파원, 유현정 기자
2013.03.26 05:06

미국 뉴욕증시는 25일(현지시간) 키프로스 여진으로 인해 하락했다.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인 유로그룹 의장이 "키프로스 구제금융안이 유로존 은행권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견본이 될 것"이라며 다른 국가들의 은행 구조조정 필요성을 언급한 데 따른 것이다.

개장 초반 키프로스 새 구제금융안 합의 소식으로 다우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1565.15)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유로그룹 의장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우지수는 결국 전 거래일보다 64.28포인트, 0.44% 내린 1만4447.75으로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도 전날보다 5.20포인트, 0.33% 하락한 1551.69로 마감됐다.

나스닥지수 역시 전날보다 9.70포인트, 0.30% 내린 3235.30으로 장을 마쳤다.

키프로스 구제금융안 승인 이후 은행 예금 과세가 유로존의 다른 은행들로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 게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앨런 게일 릿지워쓰캐피털매니지먼트 선임 투자전략가는 "간밤 키프로스 뉴스는 분명 호재였지만 시장의 상승 제한 벽에 부딪혔다"며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어마어마한 장벽이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인 리치몬드는 "증시가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뚜렷한 호재가 더 필요한데, 키프로스 위기 해소는 그럴 만한 동력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 키프로스 호재서 악재로.."키프로스, 은행 문제 해결의 새로운 견본"

키프로스 구제금융안 합의 소식은 호재에서 순식간에 악재로 바뀌었다. 유로그룹의 의장의 발언 때문이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의 의장인 예룬 데이셀블룸 네덜란드 재무장관은 이날 키프로스의 구제금융안은 유로존 은행권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견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유로존 다른 국가들도 은행 부문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데이셀블룸 의장은 유로그룹이 키프로스 구제금융안을 승인한 후 로이터와 파이낸셜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밤 우리가 해낸 일(키프로스 새 구제금융안 합의)은 단지 위기를 미룬 것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만일 어떤 은행에 위험이 있다고 하면 첫번째로 은행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지, 그리고 다음에는 은행 스스로 자본을 재조정할 수 있는지를 물을 것이다"며 "하지만 은행이 이를 할 수 없다고 한다면 우리는 주주와 채권자들, 필요하다면 예금보장이 안되는 예금주들에게까지 은행의 자본 조정의 필요성에 대해 설득하고 이에 기여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셀블룸 의장은 또 "건전한 금융 시스템을 갖길 원한다면 유일한 하나의 길은 그들과 (자본 조정에 대한) 딜을 하는 것이며 그게 싫다면 이를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기에 빠지기 전에 문제를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은행권을 강화하고 대차대조표를 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키프로스와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는 이날 간밤 릴레이 협상 끝에 100억유로의 구제금융 지원을 위한 조건에 합의했다.

키프로스 제2의 은행인 라이키를 청산하고, 라이키와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키프로스(키프로스 은행)의 10만유로(약 1억4440만원) 이상 예금주들에게 손실부담을 안기는 게 골자다.

라이키 은행 예금 10만유로미만 계좌는 모두 뱅크오브키프로스로 넘어가지만, 두 은행의 10만유로 이상 계좌는 동결돼 부채 상환 및 자본 확충에 쓰이게 된다. 예금주가 뱅크오브키프로스의 주식을 받는 대신 손실참여(bail-in)를 통해 예금의 일부를 포기하는 식이다.

10만 유로 이상 예금주들이 입어야 할 손실률은 최대 4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크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종목별로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비롯해 금융주들이 약세를 나타냈다.

반면 세계 최대 사모펀드 그룹인 블랙스톤과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이 공격적인 조건의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델은 2.62% 상승했다.

델 이사회는 이날 블랙스톤과 아이칸이 델의 추가 인수 의향자 모집(고숍) 기간 마감일인 22일에 인수제안서를 냈으며 그들이 제시한 조건이 마이클 델 델 최고경영자(CEO)의 인수조건보다 우세하다고 발표했다.

델 지분 14%를 보유 중인 델 CEO는 나머지 일반 주주들의 지분을 주당 13.65달러를 적용한 총 244억달러에 매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유럽 주요 증시, 하락 마감

유럽 주요 증시도 이날 하락 마감했다.

키프로스와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이 새 구제금융 합의안 타결했다는 소식에 장 초반 상승했지만 오후 들어 유럽 다른지역의 은행에도 은행 자본조정이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감돌면서 분위기가 하락세로 반전됐다.

이날 영국 FTSE100지수는 전일대비 0.22% 하락한 6378.38로 마감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1.12% 밀린 3727.98을, 독일 DAX지수는 0.51% 떨어진 7870.90으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영국 최대 통신사인 보다폰이 미국 통신업체 버라이즌과 조인트벤처인 버라이즌와이어리스의 지분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영국 선데이타임스 보도에 2.4% 상승했다.

프랑스 주류 제조업체 레미 코인트로는 2.4% 하락했다. 노무라 홀딩스가 중국 수요 감소를 이유로 투자등급을 강등했기 때문이다.

노르만 빌라민 코우츠&코 유럽지역 수석 투자책임자는 "키프로스 합의안으로 유로존 붕괴를 겨우 피했지만 아직 경제성장률이 저조하고 광범위한 은행 자본 조정 필요성이 추가로 대두되면서 유로존을 흔들 수 있는 주요 이슈들이 남았다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로화는 이날 유로그룹 의장의 발언으로 인해 약세를 나타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 거래일보다 1.15달러, 1.2% 상승한 배럴당 94.86달러에 체결됐다.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6달러, 0.1% 내린 온스당 1604.50달러로 체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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