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1만5000·S&P500 1600 붕괴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와 중단 발언이 이틀째 글로벌 증시를 강타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20일(현지시간)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로 인해 2% 이상 급락했다. 올들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353.87포인트, 2.34% 내린 1만4758.32로 거래를 마쳐 1만5000선이 붕괴됐다.
S&P500지수도 전날대비 40.74포인트, 2.50% 하락한 1588.19로 마감돼 1600선이 무너졌다.
나스닥지수 역시 전날보다 78.57포인트, 2.28% 떨어진 3364.63으로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만에, S&P500지수는 지난 2011년11월 이후 18개월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뉴욕 증시는 이날도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와 중단 발언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버냉키 의장은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뒤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연준 전망대로 간다면 하반기중에 양적완화 규모를 줄인 뒤 내년 중반쯤 이를 중단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연준의 막대한 유동성이 조만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가 대체로 긍정적인 결과를 나타낸 것도 양적완화 축소 임박으로 해석돼 낙폭을 키웠다.
중국 제조업 지표 부진도 투심을 위축시켰다. HSBC와 마킷이코노믹스가 집계한 중국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속보치는 48.3로 전월 49.2와 전망치 49.1을 모두 밑돌며 9개월 내 최저를 나타냈다.
루즈벨트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증시 매니저 제이슨 베노위츠는 "경제 회복세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에 연준의 양적완화 유지가 멀어지고 있다"고 "이것은 미국 증시에 악재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 회복세는 그 자체로는 시장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양적완화가 축소되면 장기 국채 금리는 상승하고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게 된다"며 "두가지 효과 모두 고정 수익 및 신흥시장에 잠재적으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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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체방크의 전략가 짐 레이드는 "연준은 시장으로 하여금 지표에 대해 이전보다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도록 만들었다. 지표 발표를 둘러싼 변동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위험자산은 앞으로 수주 동안 어려운 시기를 보낼 것 같다"며 "특히 지표가 전망보다 호조를 보이면 그럴 것이다"고 지적했다.
◇주택지표 등 개선세..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시장 전망 상회
이날 발표된 주요 지표는 경제 상황이 개선됐음을 보여줬다. 미국의 지난달 기존주택 매매건수가 시장 전망치를 넘어 2009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주거용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존주택 매매건수가 연율기준으로 이전치 487만건보다 4.2% 많은 518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500만건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매매된 기존주택 가격 중간값은 전년동기 대비 15.4% 오른 20만800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7월 최고다.
제조업도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발표된 필라델피아 연준지수는 12.5로 시장 전망치(-2.0%)와 이전치(-5.2)를 모두 크게 상회했다. 연준지수는 수치가 0보다 높으면 제조업이 확장국면에, 낮으면 위축 국면에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번 수치는 앞서 지난 17일 발표된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와도 부합한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이달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는가 7.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해외 시장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15일까지)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이전치보다 1만8000건 많은 35만4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 34만건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전치는 33만4000건에서 33만6000건으로 수정됐다. 변동성이 적은 4주간의 청구건수는 이전치 34만5750건에서 34만8250건으로 소폭 늘어났다.
4캐스트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션 인트레모나는 "최근 실업수당 청구건수 수준은 노동시장 개선에 부합한다. 하지만 확연한 축소 추세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경제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고 조만간 속도를 낼 것이란 확신을 좀더 받길 원하고 있다. 또 정책적 불확실성도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의 향후 3개월에서 6개월의 경기를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도 시장 전망치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컨퍼런스보드가 집계한 5월 경기선행지수는 0.1% 증가에 그쳤다. 이는 시장 전망치 0.2% 상승을 밑도는 결과이다. 4월 수치는 0.6%에서 0.8% 상승으로 상향 조정됐다.
◇ 유럽증시, 3%내외 급락 마감
전날 버냉키 의장의 기자회견 전에 장을 마감한 유럽증시는 이날 3%내외 급락했다.
이날 영국 FTSE100지수는 전일대비 189.31(2.98%) 하락한 6159.51을, 프랑스 CAC40지수는 140.41(3.66%) 떨어진 3698.93을, 독일 DAC지수는 268.60(3.28%) 급락한 7928.48을 나타냈다. 이날 영국 증시는 2011년 9월 이후 최대의 낙폭을 나타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3% 급락한 283.68을 나타냈다. 이날 낙폭은 2011년 11월 21일 이후 최대이다. 지수는 버냉키 의장이 경제가 추가로 개선되면 자산매입 축소에 나설 수 있다고 시사했던 지난달 22일 이후 8.7% 급락했다.
종목별로는 중국의 지표 부진 소식에 광산주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리오틴토는 4.5%, BNP 빌리턴은 4.6% 밀렸다. 아울러 은행주도 약세를 나타냈다. 바클래이스는 4.4%,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는 5% 하락했다.
◇달러 강세...금값 급락
한편 버냉키의 양적완화 축소와 중단 발언 이후 달러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 상승(엔화가치 하락)해 97.42엔에 거래됐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날보다 2.84달러 하락한 배럴당 95.40달러에 체결됐다.
8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87.80달러, 6.39% 내린 온스당 1286.20달러에 체결됐다. 이는 지난 2010년 9월 이후 2년9개월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